편하게 음슴체로 가겠음..
나이는 22, 남자, 입대를 2주 앞둔 근실한 청년임..
이라 하고싶지만 사실은 입대를 기다리는 백수일 뿐..
그나마 여름방학땐 과외 해가며 학원에서 부선생으로 부업까지 뛰며 한달 300은 벌엇지만.. (물론 돈은 증발) 근래엔 부모님께 손벌렸다는 창피한 현실..
입대까지 정규직을 다닐만한 남은 시간은 없고 돈은 필요했기에 평상시 알바헤븐에서 봐왔던 택배 알바 해보기로함.. 키는 보통이지만 떡대가 있어서 평상시 체력으로 뭐 상자 몇개 못나르겟나 생각으로 감.
야간조 뛰엇는데 옥천 물류센터까지 한시간 가량 45인승 버스에 타고 이동. 버스는 풀로 찼고 인원구성은 50% 오토바이 살라고 돈모으는 양아치 학생들, 20프로 표정이 어두우시고 담배만 피워대시는 아자씨들, 20프로 나이가 꽤 어려보이는 여성분들, 10프로 나같이 혼자 뻘줌히 온 대학휴학생들... 쯤으로 보엿슴.
여기서 군대가는데 미친고생 왜하냐 하는 분들 잇을지 모르지만 부모님께 손벌리는게 싫어 어짜피 새벽에 잠도 없는거 돈이나 벌..... 는 개뿔 걍 "얼마나 어렵겟나" 하는 심정에 꿀돈 벌어보자 해서 가봣슴..
차에서 내리니 삼삼오오 모여 줄담배 피우는 사람들 뒤로 거대한 물류센터가 눈에 들어옴.. 대형 트레일러 30대가량 파킹 박혀잇고 정말 바쁘게 돌아가고잇음.. 혼자 쭈뼛대는데 눈앞에서 18살 학생 두명 욕먹고 버려짐;; 속으로 양아치 시키들... 불쌍허네.. 하는데 인상 빡세보이는 형한분 오시더니 지문등록 해주고 바로 3번 하차라인에 나 떨굼...
하차라인이란 트레일러트럭이 물품 하차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와 함께 잇는곳.. 1번부터 14번 까지 잇는데 3번걸림.. 갓는데 바로 박스하차시작.
첫인상: 물류센터 바쁘고 일상적이어보임. 착취라던가이런생각은 안듬.. 같이 일하게 될 형이라는 작자는 인사도 없이 분류하는 곳으로 쏙 빠짐. (하차와 분류 두가지 역할 잇는데 분류가 개꿀. 1초라도 정신줄 놓으면 욕개먹지만 힘은 별로안씀) 깡마른 체격에 안경쓰고 잇길래 뭐야 저자슥 오자마자 텃세부리나 햇음..
첫차는 걍 가벼운 화장품 택배 및 전자제품.. 가볍지만 세게 못내려놓기에 집중을 요함..
두번째차부턴 체격좋은 형님하나가 날 돕기시작.. 과일박스차임... 이거 개됨.. 갑자기 30키로 박스 난무하기 시작. 그래도 일한지 60분밖에 안됫길래 입싸물고 할일함.
세번째 녀석은 예스2x 택배로 가득!! 알다시피 종이. 책.. 개무거움. 그래도 던지기에 용이한 물품들이고 벨트에 떨어질때 소리가 찰져 할만함... 하아 근데 허리가저려옴.
여기서 잠깐 난 택배일에대한 디테일 하나도모르고 걍 광고에 꿀이에여 가벼워여 글맘 읽고 왓기에 쉬는시간 없다는 것도 모르고 계속 기다림. 개헛기대엿음... 초짜라 분류일도 안시켜주고 (형들 둘이만 번갈아가며 분류... 난 계속 하차... ) 속은 끓엇지만 군대가면 이런거겟지.. 하며 졸라 참음..
과일박스 트럭 몇대쯤 더오고 내허리는 아파오기ㅜ시작함. 몸에는 땀 아지랑이? 올라옴.. 참고로 작업장 온도는 영하 3도엿음. 다들 말 없어지기 시작한 1시.. 하이라이트 도착.
해산물 트럭... 이거 개미침. 문 뜯자마자 이건머여!? 까나리 액잣 통 하나가 터져서 냄새가 코를 찌름. 형한분왈 "얌마 저거 빨리 안줏어?!?!?!?" 속으로 욕 몇마디 하고 바로처리. 옷과 장갑은 가족김장해도 충분할 양의 액잣으로 젓음. 하...... 여기에 굴박스 족히 500개는 나른듯...
생각한게 누가 어디서 왜 이런 양의 해산물을 쳐먹을까 하며 묵묵히 나름..
새벽세시... 허리는 아작날 삘이고 오른팔은 저려오기 시작. 계단내려가다 무릎 저림.. 이때 찌바리차 등장... 짜바리차는 자그만한 물건들로 가득찬 트럭으로 앉앗다 일어섯다 숙엿다 폇다를 족히 2000번은 반복해야 트럭하나 비움.
와 근데 같이 일하는 형님들... 인간이 아님. 짐승들임.. 피곤하지도 않나 박스 하차하는 페이스가 은행원 돈세는 페이스...
다섯시쯤 과일박스와 짜바리 석인 차 등장.. 아나 ㅈ 됬다.. 하면서 울며겨자먹기로 일하는데 들리는 소리는 오직 내 거친 숨소리와 컨베이어 벨트소리.. 드는 생각은 오직 하나... 언제끝나나·........ 하는데 옆에 9시간동안 말없던 형님이 막차니까 천천이 해~ 라고 하심.
순간 핫식스 10개빤 것처럼 온몸이 찌릿찌릿 하더니 과일박스가 가벼워짐.. 뒷정리에 마무리 분류작업 끝내니 시간은 벌써 7시... 밝아오는 옥천 산등성이 너머로 부모님 얼굴이 보임... 원래 먹을거ㅜ정말 좋아하고 배고픔 못참는데 드는 생각은 딱 두개.. 집과 뜨끈한 온탕...
집에도착해서 꼬깃함7만원 던져두고 침대에 몸을 던지면서 마지막 생각정리 하겟음..
1. 돈의 소중함을 알고싶으면 물류센터 추천. 평상시 평균보다 약하시거나 멘탈 약한분들 가지 마세요. 거기 분들께 민폐입니다.
2. 한달안에 10키로 빼고 허리 아작나는 방법은 택배.
3. 지식으로 버는돈은 몸으로 버는 돈보다 쉽다. (과정말고 일하는 자체를 말하는 것이니 오해 ㄴ )
4. 택배 물류 하지 마세요. 몸고생 정말 많이 합니다.
5. 까나리액젓 시켜먹지 마세요. 누군가 죽어납니다.
이상 노잼글 읽어주셔서 ㄱㅅ... 다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