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판은 구경만 해 왔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이야ㅠㅠ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려 정신이 없으므로 음슴체
...
점심 뭐먹을까 하며 나가서 샌드위치를 포장해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밴드를 하나 샀음.
토요일 정오 무렵이라, 병원에 들렀다 오는 가족단위 감기환자들이 많았고
그 중엔 6~7세 무렵의 여자애 하나랑 함께 오신 남자분도 계셨음.
그 여자애는 입구 유리문 주위에서 알짱대며 놀고 있었음
내가 계산을 치르고 나오려는데
얘가 나와 눈을 마주치려 노력하며
이렇게 무거운 유리문 틈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는거임!!!!!!!!!!!!!!
-상황 이해를 돕기 위한 확대컷-
아무것도 몰라서 호기심에 손가락을 틈 사이에 넣는거면
자기 손가락을 바라보며 넣어야 하는데
얘의 시선은 계속 나에게 꽂혀있었음
아마도. 모르는 사람(나)의 관심을 받고싶어서 장난치는듯
어른이면 몰라도 어린애 손가락은
유리문 무게 때문에 닫히면 그냥 짤림.
더구나 손가락 하나도 아니고 세개임 오른손임
보통 사람들이 유리문 열 때는
바로 뒤는 확인하지만
코너에 뭐가 있는지까지 보는 사람은 잘 없음.
내가 그 여자애의 이상한 시선을 느끼고 문닫기 직전에 손가락을 발견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걔 오른손가락들은 그냥 쎄굿빠
진짜 엄청나게 깜짝 놀라서
당장 손 빼라고, 그러지 말라고 소릴 질렀음
걔는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문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채로 나를 바라보다가(...관심끌기 성공...)
웬 여자가 자기 딸에게 소리지르는 걸 발견한 애 아버지가 등장하자
살며시 손가락을 빼고 아무 일 없었던 듯 수줍은 척 했음(...)
애 아버지는 나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내가 이러이러했다고 설명하자.
...그 아버지는 여자앨 바라보며
"에유~♡"
라는 거임!!!!!
엄청나게 사랑스럽다는 듯이!!!!!!!!!
아저씨 방금 아저씨 딸 손가락 나갈 뻔 했어요(...)
좀 꾸짖어야지;;;;;;;;; 되려 귀여워하다니;;;;;;;;;;;;;;;;;;;;;;;;;;;;
...난 멘붕하며 그 자리를 벗어났음
만약 내가 그 쬐끄만 손가락들을 발견 못하고 그냥 유리문을 닫았다면
그래서 어린애 오른손가락 세개가 나갔다면
아마도 내가 그 치료비며 손해보상을 하도록 강요받았겠지
이런 경우의 보험은 든 적도 없는데
애 손가락 하나당 얼마일까 내 인생은 이 빚을 갚다가 끝나나 이럼서
심장이 벌렁벌렁벌렁거리며 집으로 걸어왔음 ㅠㅠ
정작 걔 부모는 상황파악도 못 하고
웬 여자가 별일도 아닌 걸로 딸한테 소리질렀다고 생각하겠지 ㅠㅠ
그리고 걔는 어딘가에서 계속 유리문 손가락 장난을 치다가
언젠가는 된통 당하고 아파서 울부짖고
걔의 부모는
아무것도 모른 채 걔 손가락을 날려먹은 어떤 사람에게 물어내라 난리치겠지ㅜㅜㅜㅜㅜ
아 이렇게 글이라도 적고 나면 좀 진정되려나 했는데
그 쬐끄만 손가락들이 눈에서 떠나질 않음ㅜㅜ
진짜 저 나이대의 애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부모님들 애 간수 잘 하셔야 함 ㅠㅠ
제발 부탁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