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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낚시터에서 겪은 일#2

검정곰 |2015.01.14 23:37
조회 56,605 |추천 144
전편 말미에서 쓴것처럼 퍼뜩 정신을 차리게 됐음.


'이상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좀 무섭기도 하고 물을 계속 보지 말라는게 전혀 틀린 말은 아니었나? 라고 생각하며 낚시대를 걷어보자 역시나 지렁이는 먹혔는지 없었음.

지렁이를 다시 끼우고 일어나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의자에 앉았음.


언제 입질이 오려나.. 오늘은 나도 큰 붕어 한마리 잡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며
물결위에서 빛나는 캐미라이트만 한참 지켜보고 있던 중이었음...


나는 한참을 혼자 속으로 흥얼흥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낚시대를 걷었다 던졌다 하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정말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뒷머리가 바짝바짝 서면서 온 몸에 소름이 다다다닥 돋았음...

글 읽는 님들 중에 그런 경험을 한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거나, 혹은 머리를 감거나, 혹은 밤길을 걸을 때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무서운 느낌.


딱히 무서운 생각을 한것도 아닌데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음.


??
????
'어????? 왜 이러지?......'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그 때.




내 양 옆에 누가 있었음.
정확히 말하면 '누가'가 아닌 '무엇인가'가 있었음....



제대로 본것도 아니고 그냥 느낌이긴 해도 분명히 내 양옆엔 뭔가가 있었음.


더 무서웠던건 그 느낌이 너무나 차가운 느낌이었음.
한여름임에도 냉기가 느껴질정도.


마치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내 바로 양 옆에 있는것 같았음..


일단 그렇게 느끼자마자
심장은 미칠듯이 뛰었고,
온몸이 덜덜덜 떨려왔음.
목구멍이 콱 막힌것처럼 아버지를 부르기는 커녕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었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음.
귀신인가? 내가 아까 물을 본것 때문에 그런가? 동물인가?...


하얘진 머리속에선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이 수십번 수백번 교차했음.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으나 다행히 떨림은 어느정도 진정됐음.

그러나 여전히..
그 차가운 기운과 뭔가가 있다는 느낌은 계속됐음.


어느정도 진정되자 쓸데없는 용기와 호기심이 생겼음.
(대체 어째서, 어떻게 그딴 쓰잘데기 없는 호기심이 생겼는지 난 지금도 이해할 수 없음)

나는 정말 바보같게도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어졌음.
아무것도 아니란걸 내 눈으로 확인한 후 안심하고 싶었음.

나는 시선은 정면에 고정한 채로 더듬더듬 의자밑의 후레시를 짚었음.
후레시의 스위치만 켜면 되는데 또 갑자기 별의 별 생각이 들기 시작했음.

'후레시를 켜서 보는게 나을까?..'
'그냥 슬쩍 뒤에만 볼까?'
'만약 귀신이면 어쩌지....후레시를 안 켜는게 나으려나??'

모르는 문제 몇 번으로 찍을까 고민한것보다 열배는 더 고민을 했음.

...


결국 다시 후레시를 내려놓았음..
그리고 결정했음.
그냥 슬쩍 재빨리 뒤에만 보기로.


일단 마음을 정하자 다시 또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음.

딱 고개만 돌리면 되는데 그랬다가 진짜로 뭔가가 있으면 죽을것 같았음.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없을거라고, 그냥 얼른 잽싸게 확인하고 마음편히 있자는 결심을 하고...
터질듯한 심장을 외면한 채
천천히 몸을 돌렸음....

..

....

내가 본 것은






내 머리 바로 뒤로 수없이 많은 얼굴들이었음.



잘 기억나진 않지만 스크린샷 찍듯이 내 기억에 남은 화면은 눈동자없이 크고 퀭한 눈을 가진 창백하고 무표정인 얼굴 수십개가 내 바로 뒤에서 나를 보고 있던 장면임.



내 기억은 여기까지임.
(누가 보면 아무때나 픽픽 쓰러지고 기절하는 허약한 남자로 알것같음ㅋㅋ)


.
.
.



눈을 떴을 때 나는 관리건물의 2층 방이었음.

처음에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꿈인 줄 알았음.


그런데 아버지께서 내 다리를 주무르시면서 괜찮냐고 정신 좀 드냐고 물어보시는거임.


그랬음.
꿈이 아니었음.



일어나서 보니 내 옷은 온데간데 없고 처음보는 옷을 입고 있고,

온몸은 물인지 땀인지 모를정도로 젖어있었음. 또 아저씨들은 없고 아버지만 계셨음.

(알고보니 옷은 관리인 할아버지 옷이었고, 이미 해가 중천인 시각이었고, 아저씨들은 이미 부평으로 철수하고 한분만 나와 아버지를 태우러 다시 오기로 한거였음)



어느정도 정신이 돌아오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니 갑자기 어제 일이 생각났고, 병신스럽게도 눈물이 막 터져나왔음.(진짜 꺽꺽거리면서 빙구같이 울었음ㅋㅋ)


그러면서 아부지께 나 귀신봤다고~ 봤다고~ 죽을뻔했다고~ 엉엉거리면서 어제 일들을 얘기했음.


어느정도 울음이 그치자 나는 기억하는 그 이후의 상황이 궁금했음.


내가 어떻게 여기있는건지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거임.
그래서 아부지께 여쭤봤음...


그리고... 나는 이날 이후 지금까지 낚시의 'ㄴ'자 조차도 싫어하고 물도 얕은곳 아니면 절대 들어가지 않음.





지금부터는 아버지께 들은 얘기임.


자리를 잡으시고 아버지께서도 낚시를 던졌다 걷었다 무한반복을 하시고 계셨다 함.

그런데 조용한 낚시터에서, 물에 발을 담글 때 나는 소리가 내쪽에서 났다는거임.


아버지께선 그때만해도 내가 낚시대를 건지러 물에 살짝 발을 담그는 줄 아셨다 함
(낚시하다 한눈팔 때 좀 큰 고기가 미끼를 물어 당기면 가끔 낚시대가 뽈대?에서 떨어지는 일이 생기기는 함)

그런데 그 소리가 점점 커지더라는거임.
걱정된 아버지께서 내 쪽으로 오시는데,,
오는 도중 허리정도까지 물에 들어간 나를 발견하셨다 함..


놀란 아버지께서 저거 뭐에 홀렸구나, 라고 생각하시고는 냅다 물에 뛰어들어 나를 끌어내려는데 아버지가 뒤에서 잡든 말든 나는 계속 물로 들어가려 했다고 함.
(내가 어릴때 기가 허했나 봄)


아버지께서 힘으로 끌고 물밖으로 나와 나를 눕히고 보니,
내 눈은 뒤집혀있고,,이상한 소리를 중얼중얼거리면서,
온몸은 나무마냥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함...


그래서 나를 들쳐업고 2층에 와서 옷을 갈아입히고 내가 진정하고 잘 때까지 밤새 팔 다리를 계속 주무르고, 한여름임에도 보일러 풀로 틀어놓은거였음.


아버지를 비롯한 아저씨들은 아저씨들대로 놀라서 낚시고 뭐고 날이 밝자 철수했던거임.
(보통 밤낚시가면 점심까지 먹고 철수함)


그러고 있는데 어제 같이왔던 아저씨 한분이 차를 가지고 도착했고, 우리는 다시 부평으로 돌아갔음.



이게 낚시터 사건의 전말임.

그런데 이쯤되면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이 저수지에는 뭐 매년 누가 빠져죽었더라, 귀신을 본 사람이 많다더라... 라는 얘기가 있을법도 하지 않겠음?


근데 관리인 할아버지께선 절대 그런일이 한번도 없었다고 하셨음..


그래서 지금도 가끔, 내가 본게 진짜 내가 본게 맞나, 아님 내가 만들어낸 환영인가.. 그것도 아님 이미 그 전에 정신을 잃었고 내가 본건 꿈인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함..


끝!ㅋ


쓰고보니 역시나 용두사미.. 욕먹을까 걱정됨ㅋㅋ
봐주신 분들 고마워요~
좋은 밤 보내시길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추가로 몇자 적겠습니다.



우선 쓴지가 좀 된 글이라, 그냥 '묻혔구나'라고 생각하고 다음편을 올리는 시점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집에 티비나 컴퓨터를 포함한 일체의 미디어도 두질 않고, 폰도 하루종일 꺼놓는 경우가 허다해서 메인에 올랐는지, 댓글이 달렸는지 확인하기도, 또 글을 올리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다 여차저차해서 들어와 봤는데 1편이 메인에 떡하니 있길래 기뻐서 댓글들 읽어보니, 그게 아니네요ㅎㅎ

저는 작가도 아니고 취미로라도 글을 쓰길 즐기는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날을 정해놓고 글을 올리는것 또한 아닙니다.

저번에 올렸던 가게이야기 말미에 언급한 것처럼 제가 경험한 일들이 있기에, 이러이러한 일도 있었으니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랐습니다.
그게 목적이기도 했고요.

저도 사람인지라 제가 올린 글들이 메인에 올라오고, 조회수가 높아지고, 댓글들이 달리니 기분이 좋더군요.

그런데 1편의 댓글들을 읽어보니 지금까지와는 전혀다른 반응이 많았습니다.
3개의 베플 모두 부정적인 댓글인걸로 보아, 아마 대부분의 의견이 그런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시간이 아깝다. 괜히봤다. 낚시썰이라더니 낚시하는거냐, 라는 댓글도 있더라고요ㅎㅎ

그 부분에 대해서 변명으로 들릴 해명을 하자면, 글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1편 마지막과 2편의 처음부분이 내용의 전부인 글입니다.

그런지라 아예 앞에서 끊으면 말그대로 서두에서 글이 끝나고, 그 이후에서 끊으면 이미 중요한 부분은 다 쓴것이기에 더 읽을 필요가 없을거라 생각해서 나름 끊는 부분을 정한것입니다.

그게 그렇게 화나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제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반응들을 보니 서른을 넘긴 사람이지만 속상하긴 하네요ㅎㅎ

당분간 글은 더 올리지 않겠습니다.
글을 봐주신 분들, 재밌다고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
추천수144
반대수13
베플빠이|2015.01.15 00:29
검정곰님 악플땜시 소심해지지 말고 후딱 돌아오세요~^^ 기다리는 사람이 더많을 꺼에요. 저처럼~
베플국산딸기쨈|2015.01.15 01:33
저도 댓글단사람인데요 전 가게썰부터 재밋게 보았던지라 낚시썰 메인가기 전부터 본사람인데요 솔직히 애매한부분이 있었음 스토리가 서론에 막설명하다 이야기가 시작할찰나 끊어버리고 2탄도 올라오지않고 솔직히 저도 고시생활하는지라 글쓴이 심정은 이해하는데 전후사정 모른다면 낚시이야기에서 그럴만 했었음 암튼 이야기는 재밋게 봤네요
베플상처받지말...|2015.01.15 09:24
2편 올리셨단 글에 언능 찾아서 읽었어요. 일부러 찾아서 볼 만큼 글을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쓰시네요. 힘내시고 다음에 또 글 꼭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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