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들 잘 지내셨나요?
저는 항상 시부모님 모시고 가서 큰 시댁에서 명절을 보내고 와요.
추석 전날에 시부모님이 가자시니 전날 아침 일찍 출발한답니다. 명절비용은 시부모님께 드리고, 시부모님이 알아서 큰댁에 드리고 계시구요. 저희는 따로 과일 한박스 이렇게 사가지고 가요.
이번 추석엔 제가 임신 11주차이고, 입덧도 심한데다가 유산끼도 있구요. 그래서 그런지 몸무게도 한달사이에 5킬로 그램이 빠졌어요. 밥이라고는 물말아서 겨우 먹는 정도구요.
그래도 당연히 가는걸로 생각하고 큰댁에 갔어요. (차로 2시간 거리) 저희 시어머니가 제 생각 별로 안하시는 분인데 제 얼굴 보더니 가서도 일 많이 하면 안되겠구나 하시더라구요.
큰댁에 도착했는데, 집에 들어서자 마자 전부치는 기름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구요.
그래서 속이 계속 울렁거리고, 토할것만 같은데 명절 음식 앞에두고 그럴수 없으니 좀 왔다갔다 하면서 솔직히 가까이는 못갔어요. 시어머니가 제가 잠깐 나간 사이에 저희 형님한테 제가 입덧이 좀 심하다고 말씀을 하셨나봐요. 당신께서도 아마 제가 제대로 못도와드리니 미안해서 하신 말씀이시겠지요.
제가 진정하고 들어와서 그나마 전을 좀 부치려고 앉는데 형님이 저를 째려보시면서..
"전 못 부친다면서? 축하해"
하시는 거에요. 처음엔 무슨말인가 했는데 나중에 알아듣고선 정말 속상하더라구요.
저희 남편이 그때 저 때문에 옆에 있었는데 제가 속상해하니깐 형수님때문에 자기가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해요. 남편때문에 좀 풀어졌어요.
저희는 손님도 없고, 식구도 별로 없어서 전을 많이 부치지 않아요. 그래서 전부치기 끝난 다음엔 그냥 놀 수 없으니까 밤도 까고, 식사 준비도 도와드리고, 설겆이는 제가 다 했어요.
그런데 저희 형님, 제가 전 안부친것 때문에 화가 나신건지.. 저랑 한마디도 안했어요.
제가 말 붙여도 쌩~ 하기만 하고.
더 슬픈건 제가 밥도 못먹고, 음식 냄새 때문에 괴로워하고, 배도 아프고, 전만 안부쳤지 계속 서있어서 너무 힘든데 저희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앉아 쉬어라 소리 단 한번도 안하시는 모습. - 뭐 이건 기대 안했으니 그러려니 하겠는데요.
저희 시누이는 시어머니가 오지 말랬다고 시댁에 안가고 음식만 해서 보내는데 너무 안스러워 하시면서 수시로 전화하시는 모습에 정말 친정 엄마 아빠 생각 간절히 나는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