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오래전일이라 혹시나 하다가 여기에 올리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글을 써보려 합니다.
돌도 지나지 않은 저를 두고 이혼하신 부모님 때문에 저는 할머니 손에서 길러졌습니다.
아빠가 타지에서 일하시며 가끔 오실 때 마다 주시던 생활비로
원룸 한켠에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새벽이면 일을 하러 가셨는데
다 같이 모여서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셔서 밭일 같은걸 하면 일당을 받는 그런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흙이 묻은 가방을 가지고 다니셨고 가끔 빵같은 걸 안드시고 가져오셔서
꼭 저를 주시곤 하셨거든요.
할머니가 늦으시는 날은 항상 마중을 나갔고 그럼 할머니가
왜 나와 있냐며 다그치시기도 하시며 가난하지만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할머니가 몸이 많이 편찮으셨는데 일을 가신건지 집 쪽으로 걸어오시다가
쓰러지셨고 중학생이었던 저는 할머니를 부축하기엔 힘이 부족했고 휴대폰은 있을 리가 없었으며 주위에 사람이 없어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30대 정도의 아저씨가 할머니와 저를 보시고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주시고
병원비까지 계산해주시며 할머니가 깨어나실 때 까지 기다렸다 집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대충 사정을 들은 아저씨는 그 후로도 일주일에 한번정도 장을 봐서 집 앞에 두고 가시고는 했고 할머니 영양제나 옷도 사주시며 고향에 계시는 어머님 같아서 그러니 부담 갖지 마시라고 하면서 월급날이라며 제가 좋아할법한 치킨이나 피자 같은 것도 사다주시곤 했습니다.
3년이 넘게 늘 그렇게 챙겨주시던 분이 재작년 여름쯤 타 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자주 못 찾아 뵐 것 같다며 인사하러 오신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뒤로 추석 때 과일을 두고 가신 후에는 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저도 전주를 떠나
울산에 계시는 아빠에게 오게 되었고 작년 가을에 돌아가신 할머니는 마지막 까지도
그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제가 그분에 대해 알고 있는 건 30대 정도 된 남성분이며 키가 엄청 크고
그 당시 전주 롯데마트 일하고 계셨다는 것 뿐입니다.
2013년 7월인가 8월 쯤 타 지역으로 가셨으며 할머니께 광주가 고향이라고 하셨다고 했습니다.
사춘기 여학생이라 이름도 나이도 물어보기 부끄러워 못 여쭤봐서 겨우 이 정도만 알고 있는데
혹시 비슷한 경험을 들으셨거나 이글을 보신다면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으니 댓글로 라도 꼭 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때 받은 따뜻함으로 저도 사회복지사가 되려고 공부하는 중입니다.
제가 받은 도움을 기억하고 많은 사람에게 베풀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