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남자친구는 사귄지 이제 거의 300일 다 되가요.
그동안 많이도 싸웠고, 헤어질 고비같은 것도 많이 겪었지만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장거리연애임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왔다고 생각합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어리고, 가정형편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바람에 이제 휴학을 하고 공장같은 곳에서 종일 일하게 됐어요. 정말 한푼도 없는 상황에서 핸드폰까지 정지되고 갚아야할 카드빚도 있고 솔직히 정말 철없는 행동으로 절 실망시켰습니다.
나이도 어리고 생각하는 것도 어리고, 무엇보다 잘해주지도 않고.. 모든 것이 지쳐서 헤어지고 싶을 때 남자친구가 울면서 붙잡더군요.. 저도 힘들 때 사람 버리는 거 아니라는 생각으로 남자친구를 한번 더 믿어줬고, 절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라고 생각해서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빚도 다 갚고,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저는 보채지 않을 생각이었고, 제가 좀 더 희생하더라도 보러가고 신경써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핸드폰 정지되는 순간부터.. 지금 이제 거의 보름이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연락이 잘 되질 않아요. 열흘 전부턴 연인사이같은 이야기는 전혀 나누고 있지 않습니다. 멀리서 하루 12시간씩 고생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일끝나고 쓰러져 잔다지만 솔직히 일하는 곳에 와이파이도 터진다고하고, 하루에 카톡한개, 아니면 공중전화라던지 빌려서라던지 전화한통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꾹 참고 참고.. 그동안 10번도 넘게 헤어지자고 했던 저 자신도 걔한테 미안해서 참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터져서 사실대로 털어놓았어요 너무힘들다고.. 좋아하는 거 맞냐고. 우리 사귀는 사이 맞냐고. 정말 자신없고 힘들면 헤어지고 싶다고 말하라고. 그랬더니 헤어질 맘도 없거니와 절 좋아한다고 마지못해 대답을 하더군요.. 정말 힘없는 소리로 일하고 온 피곤한 사람한테 뭔 소리냐라는 식이었어요.
얘 말은 핸드폰 정지라서 연락을 못하는건데 자기가 이런 식의 우는 소리.. 저의 투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겁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니 투정을 20분씩 듣고 있어야겠냐는 거에요. 연락을 못하는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폰이 정지가 되있고, 자신은 당당하다는 겁니다. 2, 3일만의 연락이었고 제가 낯선 곳에 혼자 와있는 상황이었는데.. 정말 서운했고 정신도 들었습니다.
얘가 너무 힘들고 지쳐서 지금은 연애에 생각이 없고, 하지만 제가 딱히 있어서 싫진 않고 절 그정도로 생각한다고 단정지었어요. 그래서 알겠다고 하루에 한번이라도 이야기하자고 대강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이틀.. 삼일째 연락이 없어요. 전화하면 핸드폰은 늘 켜져있고.. 전 학생인 남자친구가 잘못될까봐 이렇게 저렇게 돈도 빌려준 상태라서 그거라도 받고 헤어져야지 하고 독한 마음을 먹으려 노력중입니다. 더이상 신뢰가 없어요.
그런데 자꾸 얘가 절 좋아해줬던 모습, 저희가 사랑했던 순수했던 그 때가 떠올라서 힘듭니다. 이렇게 나쁘게 할 애가 아닌데.. 내가 얘한테 있어서 이렇게 잠수타고 내동댕이 쳐질 사람은 아닌데.. 라는 생각에 너무 괴로워요. 얘네 부모님도 찾아뵀었고, 누나도 봤었고 다들 절 예뻐하고 남자친구는 저한테 진심이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사귈 때도 남자친구쪽에서 애걸복걸해서 닫혔던 제 맘이 열린 거였구요.
제 합리화인지.. 헤어지기 싫어서 발악하는건지 아니면 전 눈치도 없이 남자친구의 알아서 떨어져 나가라는 말을 못 받아들이고 있는건지 너무 힘듭니다.. 주말이 돈 받기로 한 약속 날이라서 그 때 돈받고 헤어져야지 하고 지금 일단 생각중인데.. 여태 카톡의 1도 안없어져서 무시당하는 기분에 열받고 미칠것만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