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금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퇴근하고 주말의 시작이라며 남자친구랑 만나서 뭐 먹으러 갈까 신나게 고민하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2호선 라인의 꽤 번화하고 유동인구 많은 동네고 저와 남자친구는 그 동네 토박이라서 늘 여기서 데이트를 합니다.
그렇게 둘이 만나 횡단보도에서 같이 길을 건너는데 갑자기 오른쪽 발에 무언가 물컹하고 밟히는 거예요.
너무 깜짝 놀라서 순간적으로 꺅 하고 소리지르고 발밑을 돌아보니 작은 강아지 한마리가 목줄이 길게 늘어선채로 저한테 뛰어왔다가 제 뒷발에 손이 밟힌거였어요.
그 강아지 주인은 저희 커플보다는 좀 어려보이는 커플이었구요.
놀란 강아지가 깨갱하며 뛰어가자 주인이 목줄을 놓쳐서 도망가는데 다행히 지나가는 행인이 잡아주셔서 강아지주인이 받아 안았구요.
순간 너무 놀랐지만 저도 강아지를 3마리나 키우는 입장이라 밟힌 강아지가 안됐어서 괜찮냐고 아프겠다며 죄송하다며 강아지한테도 미안하다며 남자친구랑 같이 서서 어쩔 줄 몰라했죠.
솔직히 강아지 산책 시키면서 목줄 관리는 주인의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그 사람많은 곳에서, 더군다나 횡단보도에서 목줄관리 안하고 개가 마음껏 뛰어가게 둔 주인이 이해가 안갔지만 일단은 아픈 강아지 걱정이 먼저 되어서 옆에서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여자분은 아예 바닥에 앉아 말 없이 다친 강아지의 손을 만지작 하고있고 시간이 좀 지나자 남자분이 저희한테 괜찮다고 그냥 가시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저희는 그냥 그렇게 떠나는건 아닌것 같아서 옆에 서있는데 여자분이 남자분을 툭 치면서 넌 가만히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계속 말없이 다친 강아지 손을 만졌어요.
그때마다 개가 깨갱거렸구요.
그래서 제가 지켜보다가 "애가 아파하는데 그만 만지시고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시는게 좋지 않아요?" 하니까 그 여자분이 저한테 "제가 얘 아프라고 이래요? 뼈 이상있나 체크하는거잖아요" 이러더라구요. 근데 좀 계속 행동도 그렇고 말투도 그렇고 아 이거 나한테 지금 병원비를 받으려고 이러는거구나 싶었어요.
저도 강아지를 키우면서 집에서 실수로 애들 손을 몇번 밟은적이 있었지만 그게 그렇게 뼈가 부러지고 그럴 정도는 절대 아니거든요;; 그래도 혹시 모르는거긴 하지만요.
냅두면 애가 안 울고 가만히 있는데 여자분이 다친곳을 만지니까 그때마다 애가 깨갱거리는거예요.
그게 일부러 저랑 제 남자친구 들으라고 그렇게 행동하는거 같더군요.
그래서 제가 사람이 살짝 손이 베이기만 해도 거기 계속 만지면 아픈건데 개는 다르겠냐고. 그만 만지시고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시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여자분이 일어나셔서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연락처 좀 주시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내 예상이 맞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그건 좀 아닌것 같다고. 강아지 산책시키면서 목줄관리 왜 제대로 안하시냐고 했죠.
지금 저는 제 갈길 가다 느닷없이 뒤에서 강아지가 뛰어와서 저한테 밟힌건데 저한테 치료비를 요구하다뇨. 이건 좀 아니잖아요?
그랬더니 여자분이 저한테 "사람이 아무리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도 그게 어디 100% 사람 탓인가요?" 하면서 어디 어울리지도 않는 예를 들며 따지고 들더군요.
지금 상황이 목줄관리 안한 개주인 하나 때문에 강아지도 다치고 저도 놀라는 상황이 생긴건데 저한테는 사과 한마디 없이 저를 피의자로 만들려고 하는게 너무 웃긴거예요.
그렇게 거의 20분? 정도를 그 여자분과 제가 언쟁을 벌였어요.
남자분은 가만히 있다가 가끔씩 여자분한테 그만해.. 그만해.. 하면서 말리는 시늉만 하고 여자분은 놓으라고 하면서 저랑 계속 그렇게 언쟁을 하고 있었죠.
제가 남자분한테 남자분도 가만히 있지말고 말씀을 좀 해보시라고.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거냐고 했는데 암말도 못하고 그냥 강아지만 안고 우물쭈물 서있더군요.
근데 제가 말싸움을 할때 침착하게 흥분하지 않고 따박따박 할 말 다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여자분은 많이 흥분해서 목소리도 커지고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상황이었구요.
진짜 우리 동네에서 그러고 있는게 너무 창피하고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떡하나 했는데 일단 그렇게 적반하장으로 나오니 저도 제 할 말 하면서 방어를 했죠.
제 남자친구도 많이 화나있는 상태였지만 제가 일 크게 만들기 싫어서 자기는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지켜보며 한마디씩 거들고만 있었구요.
그랬더니 여자분이 그러더군요. "이런 뭔 개같은년이"
순간 어이가 없어서 저는 "뭐?!" 이랬고, 제 남자친구가 화가나서 "와- 욕을해?! 이 XX년이" 라고 했어요. 저는 순간적으로 남자친구한테 자기는 암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구요.
그랬더니 저보고 경찰을 불러야 정신을 차리겠냐며 경찰을 부르겠다더군요.
아니 다친 강아지가 그렇게 걱정이 되면 빨리 일단 병원부터 데리고 가야지 그렇게 몇십분동안 길에 서서 그게 뭐하는 짓입니까;; 개를 그렇게 사랑해서 이렇게 사람많은 곳에서 창피한줄 모르고 목소리까지 높이는 사람이ㅡ ㅡ
그래서 마음대로 하라고 부르라고 했어요. 경찰이 이런걸로 왔다갔다 할만큼 한가한 사람들이 아닌데 경찰한테 참 죄송하지만 그쪽이 그렇게 부르고 싶으면 부르라고 했죠.
전화를 걸고 신고를 하더라구요. 그렇게 한 5분? 을 기다리니 경찰이 오더군요.
도착한 경찰은 차례대로 자초지종을 듣더니 상황 판단을 한 후 그 여자분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지금 이 여자분께 연락처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시라고. 여자분이 일부러 가만히 있는 개한테 와서 개를 뻥 차거나 괴롭힌것도 아니고 지금 고의성이 없지 않냐고.
그랬더니 또 저한테 했던 무단횡단 드립을 치면서 울고불고 경찰한테 따지고 들더군요.
만약에 저한테 밟힌 애가 놀라 뛰어가다가 차에 치여 죽었으면 그래도 저 여자한테 잘못이 없는거냐고 하더군요.
아니 왜 일어나지도 않은 예를 만들면서까지 자꾸 그러는지;;;
경찰분이 그것도 맞는거라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거라고. 이런 말씀 드리긴 죄송하지만 개는 사람과 달라서 재산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일어나고 그렇게 여자분을 처벌하고 싶으시면 민사를 걸어야 한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랬더니 민사를 걸려면 어떻게 해야하냐면서 또 그러더라구요.
제가 경찰분한테 그랬어요. 솔직히 저도 지금 사과받아야 할 상황이지만 저도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다친 강아지가 안됐어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옆에서서 지켜보고 있었던거지 그게 제 잘못이기 때문에 옆에 있었던 건 아니라구요.
제가 스스로 먼저 "그래도 제 발에 밟힌거니 제가 치료비를 조금이나마 부담할께요-" 라고 나서면 오히려 그쪽에서는 고마워해야하는거지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치료비 내놔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냐고.
그랬더니 여자분 울고불고 큰소리 치면서 "뭐? 도의적? 이 미X년, 씨X년, X같은 년" 어쩌고 하면서 욕을 쏟아붓더군요.
옆에 서서 가만히 있기만 했던 남자분은 뜬금없이 저한테 "이 X발년이" 하면서 얼굴앞까지 주먹을 날리더군요.(경찰 오기전에는 암말도 못하고 가만히만 서있다가 갑자기 뭔 용기가 들었는지;;)
제 남자친구 순간 이성잃고 달려들려고 했지만 경찰분들이 말리셨구요.
저도 어이가 없어서 아 그냥 치라고- 아이고 무섭네- 하면서 솔직히 좀 유치하게 나갔죠.
경찰 중 한 분이 저와 제 남자친구를 잠깐 옆으로 데리고 가더니 솔직히 연락처 안 주셔도 저희가 꼭 달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 저 여자분 너무 흥분하셔서 계속 저렇게 하는데 그냥 연락처 주고 빨리 가시는게 좋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니 지금 제가 길거리에서 온갖 쌍욕을 듣고 지금 주먹질 당할뻔 한거 보시지 않았냐고. 이 상황에서 지금 제가 연락처를 주게 생겼냐고. 싫다고 했죠. 그랬더니 저를 달래시는거예요.
계속 이렇게 서서 이럴 순 없는거지 않냐고 하면서 달래시는데 그래서 그냥 지갑에서 제 명함 꺼내서 경찰분을 드렸습니다.
저 여자분 주지말고 경찰분이 가지고 계시다가 후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전달을 하시던지 알아서 하시라고 하면서요. 그랬더니 알겠다고 하면서 명함을 받아챙기시고 그쪽 여자분한테 가서 연락처를 받더군요.
경찰분이 이제 가셔도 된다고 고생하셨다고 해서 저희는 돌아서면서 경찰분한테 이런일로 왔다갔다 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러고 갔어요.
그 여자분은 계속 울고불고 경찰한테 따지고 있었구요.
진짜 똥밟았다고 생각이 들고 저런 사람들 때문에 개 키우는 사람들이 극성이라는 소리 듣는건데 이게 진짜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요.
제가 왜 그런 쌍욕을 들어야 했으며 주먹질을 왜 당할뻔 해야 했으며 경찰을 부르고 그 난리를 쳐야했던건지.
돌아서서 가다보니 그제서야 아까 강아지를 밟고 놀라 발을 잘못 디뎠는지 허리랑 무릎, 발목이 아파오더군요.
이거 제가 화나는 상황인게 맞는거죠?
후에 진짜 민사가 걸리거나 하면 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제가 욕을 진짜 싫어하고, 또 어디가서 그렇게 욕먹고 다니는 사람이 아닌데 거의 1년치 욕을 다 먹은것 같아요.
유치하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그쪽커플 어떻게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싸울땐 침착하게 싸웠고, 나름 할 말 다 하고 그쪽 여자분이 저한테 말로 밀리는 상황이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냥 저도 소리지르고 쌍욕하고 할 껄 그랬나 싶기도 하구요.
진짜 기분좋게 밥먹으러 가다가 이게 뭔 봉변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