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남자입니다. 오늘 2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랑 헤어졌어요. 헤어지니까 막상 고추놈들은 죄다 군인이라 연락이 잘 안되고.. 학교 여자 동기들한테 전화하려니까 과제며 뭐며 해서 바쁜 것 같아 한 번도 안해본 네이트판에 글 올려봅니다..
우선 저는 군인이에요. 여자친구는 학교 다니고 있구요.. 저흰 새내기 때 만나서 제가 입대하고 8개월째인 오늘까지 사귀다가 헤어졌네요~ 가칭을 쓸게요. 제 여자친구 이름은 "소희"로..
소희가 오늘 그만하자고 말했어요.. 연애하는 것 같지가 않대요.. 오빠가 좋긴 좋은데 연애하는 것 같지 않고 필요하고 보고싶을 때 옆에 없으니까 너무 외로웠대요. 전 1주일마다 외출을 나오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된 것 같대요. 아예 3~4달간 못보다가 몰아보면 잊고 살다가 반짝 만나는게 더 좋았을 것 같다고 그러더라구요.. 잊을만 하면 또 외출나와서 만나고 잊을만 하면 또 보고 이러니까 뭔가 약올리는 느낌이래요..
전 합법적으로 핸드폰을 써요. 그래서 여자친구랑은 연락을 자주 할 수 있었죠. 원래는 핸드폰을 못쓰는 곳에 있었어요. 근데 핸드폰 쓰는게 오히려 안좋은 것 같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사회인 같은데 실질적으론 만나질 못하니까 가상연애 하는 것 같다고..
제가 계속 붙잡았어요.. 그냥 미안하다고 하고.. 오빠가 노력하겠다고.. 했어요.. 근데 오빠가 왜 미안하녜요.. 그냥 오빠도 변한 것 같고 자기도 변한 것 같대요..소희가 자기는 아직 철이 안들어서 군대 기다리는게 힘들대요.. 어제 통화할 때만 해도 제가 "소희야 너 벌써 8개월이나 오빠 옆에 있어줬어.. 대견하다 참 고마워!" 라고 말하면서 제 머릿속으로 '아직 많이 남았네.. 혹시라도 많이 남은 앞 날 때문에 헤어지자고 하면 어쩌지' 라는 상상을 했는데 그 다음날 바로 이렇게 됐네요..
끝까지 방금 너가 뱉은 말 취소하면 안되냐고 했는데 고개를 살짝 절레절레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소희는 눈물을 엄청 흘리고.. 힘들었대요.. 왜 전 몰랐을까요 바보같이.. 아니 알았지만 무관심 했던 것 같아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진짜 제가 나쁜놈이네요..
자기가 아직 덜 성숙해진 것 같대요. 연애를 잠깐 쉬자고 그러더라구요. 내년에 제대하고 다시 만난다면 인연인거고 아니면 아닌거라고 말하네요.
제가 계속 잡았어요. 비트윈 보여주면서 "소희야 이거 우리가 불과 30분 전에 대화한거야.. 근데 이제 이거 사라져..... 응? 소희야?" 라고 말했어요. 그러더니 눈물을 더 흘리더라구요. 저는 서로 함께 한 게 너무 많다고, 지금 머릿속으로 영화같이 지나간다고 말했어요. 우리가 같이 찍었던 사진들을 오늘 정리해서 자기한테 보내달라고 부탁했었는데 그것도 이제 안해도 되겠냐고 물어봤어요. 너무 슬프네요 ㅋㅋ.. ㅠㅠ ㅋㅋㅋㅋㅋ 근데 소희는 의견이 확고한 것 같았어요.
몇 분 후에 제 속으로도 보내줘야겠다고 결심하고.. 너가 정 그렇다면 오빠가 정말 미안하고.. 그럼 여기서 그만하자고 했어요. 근데 외로우면 언제든지 비트윈하라고 했어요. 오빠가 기다릴테니까 그랬더니 더 울더라고요.. 절 진심으로 좋아한 것 같아서 더 미안해지더라고요.. 저도 물론 소희를 진짜 사랑했어요.
소희가 너무 울길래 너 약속장소 늦겠다면서 역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어요. 마지막으로 손잡고 갔어요. 역안에 도착해서 개찰구 앞에서 "이제 저기 지나가면 우리 절대 못볼 수도 있어" 라고 말했더니 저한테 안기더라고요.. 꼭 안아줬어요 그래서. 외로우면 언제든지 오빠한테 비트윈 하라고했어요. 비트윈 안지우겠다고.. 오빠 여기있겠다고.. 그랬더니 끄덕끄덕 거리더라구요.. 그랬더니 더 꽉 안기더라구요..ㅠㅠ 아 저도 안 울려고 했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려고 하던지.. 그러고선 평소와 같이 손흔들면서 인사했어요. 둘다 눈물은 글썽거린 눈으로..
그렇게 헤어지고 전 복귀하려고 버스를 타러 가는데 너무 울컥 하더라고요.. 순간 폰 열어서 하소연 할 사람 없나 하고 봤더니 죄다 남자는 군바리.. 바쁜 여동기들 ..ㅠ 엄마 생각이 나서 엄마한테 전화했어요. "엄마 나 소희랑 헤어졌어 ㅋㅋ 착잡하네" 라고 말하려다가 "엄마 뭐해?" 가 튀어나왔어요. 내심 말하기 싫었나봐요 ㅋㅋ;; 엄마가 밥먹고 있대요 고기집에서..ㅋㅋ 그래서 걍 "맛있게 먹어~ 맛있겠네~" 하고선 끊었어요..
지금은 복귀해서 씼고 컴퓨터로 글 올려요.. 샤워하다가 울었네요 ㅜㅜ 흐느끼면서..너무 보고싶어요.. 지금이라도 저한테 문자 할 것 만 같아요.. 자기 집 가는 중이라고...너무너무 보고싶네요.. 진짜.... 막상 그만하자는 소리 들었을 땐 띵하고 멍했는데 복귀 후 혼자 골똘히 생각해보니 너무 눈물나고 보고싶어요..ㅋㅋ 시간이 약인 거 저도 잘 알지만 헤어지면 이런 심리적 상태에 빠지는 건 당연한거겠죠..ㅠㅠ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면서도.. 오히려 안돌아오는게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소희가 "오늘이 아니였으면 나중에 언젠간 또 터졌을거야." 라고 했는데 그게 머릿속에 멤돌아요 ㅠㅠ 군인이라 의지 할 사람도 몇 없고 ㅜㅜ 서러워요..
근데 진짜 나쁜 기억 하나도 없고 좋은 추억만 쌓아서 한편으로는 기쁘기도해요..
멘붕이라 주저리 주저리 해봤어요.. ㅋㅋ 근데 진짜 온통 소희가 준 물건 뿐이네요 주변에. 이 사람 뭘 이렇게 깊숙하게 파들어와있었는지 밉기만 하기도 하고... 보고싶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