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제가 겪은일 제가 느꼈던,느끼는 감정들을 두서없이 휘갈긴거라 얘기가 안 이어질수도 있지만
그냥 어디 얘기할데도 없고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여기 적어볼께요
우선 제가 태어났을때 우리집은 그냥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어요
단독주택에 살았고 아버지는 회사다니시고 어머니는 집에서 살림하시 그냥 윤택한 삶
그땐 어릴때라 그런지 몰라도 참 하루하루가 즐거웠던것 같아요
그렇게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때쯤?? 아버지가 사업을 하신다고 강릉으로 가셨는데
어떻게 잘됬나봐요 아얘 그쪽으로 이사를 가게된거죠
보니까 사업이란게 펜션이더라고요
장사가 잘되서 아버지가 금고에서 돈다발을 꺼내서 이게 아빠돈이다!!! 하고 막 돈으로 부채질 하시던것도 생각나고
항상 아버지 지갑에 수표랑 만원짜리로 가득 채워져 있었던 것도 기억나고요
차도 차종은 기억 안나지만 꽤나 값나가는 외제차로 바꿨던걸로 기억해요
아무도 모르는 생판 타지로 가는거라 전 엄청 가기 싫다고 때썼지만 막상 가니까 친구도 생기고 항상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살았던것 같아요 한 4년정도는
장사가 잘되니까 처음엔 한곳밖에 없었는데 옆에 4~6개씩 훨씬 좋은 시설을 갖춘 펜션이랑 모텔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점점 망해간거죠 거기에 펜션에서 어떤 여자가 농약을 먹고 자살을 했어요
그렇게 소문이 퍼지고 여차저차하다가 결국엔 적자라 날려먹은거죠 처분을 12억에
그때까진 괜찮았어요 먹고살만 했거든요 물론 이제 집이 좀 어려워져서 맞벌이를 하게 됬지만
중학생때 까진 가족끼리 영화도 보러가고 외식도 하고 괜찮았던것 같아요
이제 고등학생이 됬는데 아버지께서 또 괜찮은 아이템이 있다고 식품사업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저도 자세히 들은건 없고 그냥 식품사업이라고만 들었어요
근데 뭐 어떻게된건지 뭐때문인지도 모르게 그냥 홀랑 까먹은거죠 전제산을
땅있던거,예전에 살던 아파트 등등 전부 날려먹은거예요 거기에 사업한다고 대출한거까지 얹어져서
집안꼴이 엉망이었죠 하루는 학교 끝나고 집에오는데 탁자위에 종이가 한장이 올려져 있더라고요
채무액을 납부하지 않으면 재산을 압류하겠다 뭐 동산압류죠
빨간딱지 하면 드라마에서 처럼 집안 가전제품이나 가구에 덕지덕지 붙어있는줄 알았더만
압류품목을 싸악 적어서 한군데에 붙여놓더라고요 빨간색도 아니고
중학교때나 고등학교 막 들어갔을때는 성적이 상위권은 아니어도 중상쯤은 유지하고 있었어요
근데 일 터지고 나서 매일 집에가보면 아버지는 거실에서 술에 잔뜩 취해서 누워계시고
어머니 퇴근하시면 매일 두분이 싸우고
핑계라고 생각하실수 있지만 집안 꼴이 돌아가는거 보니까 정말 공부에 신경쓸수가 없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어긋난것 같기도 해요 완전 샌님 범생이 스타일이였는데
담배도 한번 피워보고 부모님한테 친구집 놀러간다고 한다음에 자취하는 친구집 가서 여자애들 불러가지고 같이 술도 먹고
당연히 성적은 곤두박질 쳤죠 대학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어요 매일매일 두분이 싸우는거 보면
돈 돈 돈 돈 다 돈때문이니까 대학가면 돈드니까 난 졸업하고 돈을 벌어야겠다
이생각을 했어요
근데 어머니께서 대학은 가야된다 요즘세상에 지방에 4년제라도 못가면 사람취급 못받는다
하다못해 공장을 들어가도 대졸자랑 고졸자 월급이 다르다 하면서 대학은 꼭 가야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뭔가 마음다잡고 다시 공부를 했던것 같아요
안하던놈이 다시 하려니 잘 되진 않았지만 제 나름 열심히 했던것 같아요
근데 고2말쯤 집이 넘어갔어요 어머니도 모르시던 사실인데 아버지께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셨던것 같아요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갈라서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매일매일 부모님께서 싸우셨죠
그땐 정말 매일매일 싸우니 차라리 이혼을 하는게 낫겠다 생각까지 했는데
두분이 정말 이혼을 했어요 그때가 이제 막 고3 새학기 시작했던 때였죠
원체 전부터 워낙 싸우셔서 어느정도 예상을 했던지라 그렇게 큰 마음에 상처를 입고 그러진 않았던것 같아요
오히려 두분 싸우는걸 안보니까 오히려 맘이 편해졌었거든요
여차저차 해서 나름 생각하고 있던 대학 수시로 합격을 하고
집안 사정 어려운거 아니까 겨울방학때등록금을 벌러 물류센터를 들어갔어요
물류센터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힘들어요 한겨울에도 입에선 입김이 나는데 등에선 땀이났거든요
몆번이나 때려치고 싶었지만 그냥 했죠 해야지 뭘 어쩌겠어요
그렇게 거기서 일하고 모은돈이 400정도 됬는데 등록금 내고 나니까 손에 쥐어진건 푼돈밖에 없더라고요
이제 대학도 가고 친구들도 사귀고 공부도 하면서 연애도 한번 해보고
그때 아버지가 부르시더라고요 아들 이제 성인됬는데 아버지랑 술 한잔 하자면서
아버지랑 술자리를 같이 하는데 그때 당시 전 아버지가 정말 밉고 정말 싫었는데
아버지 말씀을 들어보니까 정말 차라리 나쁜사람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아버지 심정이 너무 이해가되고 너무 아버지가 초라해보이는거예요
항상 저한테 기둥같았던 아버지가 어디가서 절때 꿇리지 않았던 아버지가
제 앞에 초라한 행색으로 앉아서 말씀을 하시는데 되게 막 여러가지 감정이 들면서 맘속이 복잡해지더라고요
계산을 하는데 항상 빵빵해서 닫히지도 않던 아버지 지갑에서 꼬깃한 지폐가 나오는걸 보니까 되게 울컥하는데 또 거기서 저보고 용돈쓰라고 5만원짜리 두장을 주시더라고요 본인은 8년전에 샀던 낡은 구두 신고 다 해진 양복바지 기워서 입고 계시는데 그때 사람들 다 지나다니는데서 아버지 붙들고 소리없이 눈물만 흘렸어요
아버지는 미안하단 말씀만 하시고요
얼마 안되서 아버지는 또 회사가 어려워서 회사도 그만두시고 지금 일용직으로 일하고 계세요
어머니도 공장 생산직 들어가셔서 쉬는날도 없이 주야간으로 일하고 계시고
전 이제 군대간다고 휴학내고 알바하고 있고요
동생은 이제 저 군대가면 내년에 대학들어가야되는데 어머니는 벌써부터 대학등록금때문에
한숨쉬고 계시고 군대갔다오고 나서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해야될것 같아요
전 지금 딱히 이루고 싶은 꿈도 없고 정말 뭘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고
아버지 어머니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 나 처럼 살지 말라 인데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가 막막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