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유치원에서 5년째 근무를 하고있는 교사입니다
제가 평소에 네이트 판에 들어와 글을 보거나 쓰는 사람은 아니에요.
출퇴근 시간에 가끔 페북들어가면 네이트에 이슈되는 글들만 가끔 보던 1인입니다.
이 판에 제가 글을 남기면 유치원교사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실까 하여 올려봐요
늦은새벽에 두서없이 남기는 글이지만 한번만 봐 주세요.
요즘 여기저기서 어린이집 유치원 학대문제로 참 말도많고 탈도많고.. 시끄럽죠?
아이 키우고 계신 분들이 불안해하는 것처럼, 아무 잘못도 없는 교사들도 많이 힘들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학무모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으면 얼마나 힘든지 상상이 되시나요?
아이를 학대한 교사들 물론 처벌받아야 마땅하며 저 또한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언론에서 보여지는 학대 교사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사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 정말 많습니다
사건이 하나하나 터질 때 마다 유아교육과 개나소나 간다느니,
내신이 안되서 갈데 없어서 어쩔수없이 갔다느니...하는 댓글들 보면
화가 나고 억울하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업무량에 비해 박봉이라느니 처우 개선이 안된다느니 그런 소리하면 또 악플이 달리더군요.
누가 억지로 시키냐고 하기싫음 때려치라고.. 제가 직접 듣는건 아니지만 정말 상처받았었어요..
보통 유치원에서 일 안해보신 분들은 쉽게들 얘기하시더라구요
어린애들이랑 놀아주고 수업만 하는데 뭐가힘드냐. 애들 집에가면 퇴근하지않냐?
점심시간에 티타임같은거 없냐고 하는데... 기가차더라구요 ㅎㅎ
말도안되는 소리라 웃음만 나더라구요, 안해보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만..
밥이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만큼 급하게 먹고, 물한모금 마시기도 힘듭니다.
아무튼 거기다 대고 주저리주저리 변명하기도 나중엔 화가났어요..
저는 유치원교사가 걸리는 직업병은 다 걸려 봤네요
축농증, 비염, 성대결절.. 무릎에 연골 연화증까지 오더라구요
스트레스와 과다업무로 목이 굽고 어깨 인대가 늘어나는 지경까지 갔습니다.
평일내내, 토요일까지 과다한 업무로 못자던 잠을 미뤄 하루종일 잤더니
일요일 밤, 아니 이제 월요일 새벽이네요 잠이 오지않네요
아침이 밝아오면 출근을 하겠죠. 아이들을 만나고 함께하는 것만 생각한다면 너무나 행복하겠지만
그 외에 교사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상상 그 이상으로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 준비는 당연하고 주제에 맞는 교실 환경 꾸미기, 교구만들기,
교실청소 뿐만 아니라 특별구역 청소..... 그리고 여러가지 서류들이 아주 많습니다.
유아 개인 일화기록, 자유선택활동평가지, 기본생활척도평가, 월간/주간계획안, 일일계획안...
안전교육, 인성교육, 나라사랑교육, 에너지교육, 로봇기반교육, 전통교육.... 등등
항목이 어찌나 이리 많은지요. 이 모든 교육은 계획안과 결과물과 활동 평가가 되어야 합니다.
유치원은 3년마다 교육청에서 평가를 나와요, 그때마다 서류폭탄에 정신을 못차립니다.
교실에서 하루종일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이 해야 할 업무지요.
제가 있는 유치원은 학습수가 6반이고 담임교사가 6명 있습니다. 부담임 교사는 없어요.
이 모든 업무를 단 6명의 교사들이 합니다.
다른 유치원은 부담임이 있기도 하지만 비슷한 상황일거에요.
부담임이 있어야 하지만 유치원 정원이 다 차면 구해준다, 심하게는 직접 구해오라 하십니다.
방과후 교사도 연령별로 있어야 하지만, 구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담임교사가 돌보고 있네요.
아침부터 퇴근까지 아이들을 봅니다. 아이 키우시는 어머님들, 아이 한명 보는것도 힘들잖아요~
그런데 저 많은 서류들도 해내야 하구요, 교실환경구성까지 하려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랍니다.
모든 아이들이 가는 시간은 6시가 넘어요. 그때부터 청소에 서류에.. 할일이 산더미에요
원치않는 야근이 계속됩니다. 추가근무수당이요? 그런거 없습니다. 당연한게 됩니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다반사에요. 저녁은 먹을 수 있을까요?
돈도 안주고 일시키면서 밥값이 많이나온다고 저녁도 분식류 아니면 개인 사비로 사먹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해가 지날수록 학부모님들의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항의도 자주 들어와요
다짜고짜 유치원에 찾아와 입구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들 앞에서 교사를 무시하는 행동
정말 터무니없거나 해 줄수 없는 부분까지 요구하고, 아이의 문제는 모두 유치원 탓을 합니다.
몇가지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한 아이의 어머니가 전화가 오셨더라구요. 아이가 요즘 부쩍 짜증이 늘었다고..
유치원에서 문제가 있느냐고.. 사실 그 아이가 평소에도 짜증을 많이 내던 아이었어요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더니 집에서는 안그러는데 유치원에서는 왜 그러냐고 따지시더라구요
집에선 기껏해야 부모님이랑 동생뿐이지만, 유치원은 아니잖아요? 친구들이 20명이 넘는데..
당연히 트러블도 생기고 싸움이 생길수도 있구요,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한 아이라 더 그런건데
그것까지 교사에게 따지고 들더라구요.. 설명을 드려도 받아들이시질 않구요.
한번은 A라는 아이가 B라는 아이가 갖고있는 장난감을 갖고싶다고 뺐었어요.
교사는 점심시간이라 배식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B라는 아이가 화가나서 A라는 아이를 꼬집었죠.
손톱자국이 났더라구요. 연고를 발라주고 상황 설명을 듣고 사과하고 사건은 일단락 됐어요.
A라는 아이 어머니가 일찍 데리러 오셨는데, A가 다친걸 보고는 수업중인 교실에 난입하셨어요.
다짜고짜 B라는 아이에게 A가 아무리 그랬어도 내가 꼬집으면 되냐고 5살짜리 애한테..
말로 해야지 입이 있냐없냐 하며 난리를 치시더군요. 교사에게는 꼬집힐동안 뭐했냐고 화내고
이건 잠깐 꼬집힌게 아닌데 안보고 뭐했냐고 선생님이 제일 밉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셨어요
제가 말씀드린건 정말 극히 일부에요. 아이들 싸움이 어른싸움이 되기도 하구요
유치원은 항상 시끄러워요. 아이들 때문이 아닌 학부모님들 덕분에요..
밤늦은 시간에 교사에게 전화나 카톡 보내기도 일쑤에요. 퇴근을 해도 퇴근한게 아닌..
한시도 마음을 놓을수가 없어요.
윗사람들이 집에서 일하는게 당연한듯이 말하면 화도나고 때려치고싶은맘 굴뚝같아요
하지만 나만 바라보는 20명이 넘는 내 아이들 덕분에, 1년을 버티게 됩니다. 책임감 때문에요..
원장님이나 원감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이제 아이들을 바꾸려고 하지 말래요. 이젠 유치원교사가 교육직이아닌 서비스직이라고..
혼도 내지 말고 엄마들에게 아이의 나쁜점도 말하지 말래요.
처음엔 그 말을 이해 못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그게 현실이더라구요.
괜히 아이들 바꾸려고 하다가 잘못하다가는 제 인생이 바뀌겠더라구요
세상이 어찌되려고 이러는 걸까요? 과연 이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건가요?
저는 아이들을 사랑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학부모님들 비위 맞추고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서류에 허덕이고있네요
아이들만 보고 수업한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을거에요.
출산률이 낮아 유치원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아마 교사도 많이 줄거라고 봅니다.
저또한 이 일을 계속 해도 괜찮을까 매일매일이 고민이에요.
제 주변에도 하나 둘 그만두고, 저에게 험한꼴 당하기 전에 얼른 발빼라고 농담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씁쓸하네요.. 이럴려고 교사가 된게 아니었는데..
아무튼!!!!오늘만 출근하면 또 하루 쉬겠죠! 하루하루 또 버텨봅니다.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데.. 과다업무에 조증걸린 사람마냥 기분도 오락가락 합니다...ㅋㅋㅋ
아이 키우시는 학부모님들!!
선생님들은 큰 거 바라지 않아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욱 더 힘이 된답니다!
믿어주시고 맡겨주시면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으로 보답 해 드릴거에요~
선생님들 예쁘게 봐주세요!!!
전국의 열정가득한 유치원 선생님들!!!!! 힘내세요!!!!!
이렇게 말한다고 힘 안난다는거 저도 알고있지만.. 그래도 화이팅 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