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너는,
만나는 동안 날 단 한번도 울리지 않은 사람이었다.
때때로는 믿음직한 사람으로, 친구로, 우스운 사람으로 항상 나를 행복하게 해줬었고, 다 해주면서도 더 해주지 못함을 미안해하며 내 방을 네 흔적으로 채우던 사람이었다.
네가 처음 날 만나러온 날, 널 데리러가기로 약속한 내가 늦었을 때 내 다리가 짧은 게 아니라고, 나한테 오는 길이 길뿐이라고 천천히 와도 된다고 했던 말을 아직 기억한다.
비트윈 하면서 네가 좇아 라고 한 오타에 빵터져서 몇십분 간 웃었던 것도, 매운 거 못 먹어서 화장실 들락날락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거 함께 먹어주던 것도, 알바하고 돌아온 내게 저녁을 만들어주던 것도, 나 때문에 적금까지 깨가면서 매주 왔다갔다 했던 네 모습도, 정말 내 여자친구 맞느냐며 떨리는 눈동자로 날 바라보던 매 순간 순간, 츄리닝을 싫어하는 나를 위해서 늘 깔끔하고 말끔한 모습으로 오고갔던 수개월들, 깜짝 이벤트처럼 내가 알바하던 까페 3층에 앉아있던 네 모습도, 담배피우는 나 참아주면서 내 옆에 꼭 붙어 있어줬던 거.
그리고 우리의 마지막이었던 청남방과 장미 한송이를 들고 첫차타고 왔던 것까지.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데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아.
모든 것을 잃었어도 너 하나를 얻어 행복했던 그 때를 잊었던 것을 후회했고, 되돌리고 싶었고 실패했다.
그래서 너에게로 가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사랑을 모르는 내가, 이번에도 네게 사랑한다고는 말하지 못했지만 진심으로 네가 좋다 할 수 있었던 건 그게 진심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눈을 뜨고 감을 때 네 생각이 난다.
그치만 마지막까지 참, 너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더 이상은 네게 미안하지 않아졌고, 더 이상은 Bad day를 듣지 않는다.
이제는, 나도 너를 잊으려고 한다.
그런데 너는 항상 내 자랑이었어.
다른 사람들에게 늘 너를 인천 공익이라고 소개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를 사랑해줄 사람 못 만날 것 같다고, 너무 행복하다고 고마운 사람이라고.
받기만 하고 주지 못했어서 미안해.
너무 많이 아프게 하고, 잊지 못하게 하고 1년만에 다시 나를 받아줄 수 없겠냐고 졸라서 미안해.
그래도, 이제는 널 잊을게. 나도 이제는,널 잊을게
부디, 부디 좋은 사람 만나서 나 때문에 또 다른 연애하기 겁나고 어렵겠지만 어느 영화대사처럼 정말 어~~~~~마어마한 썅년이었다고 생각해도 좋으니,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어.
1년동안 힘들게 하고 니 마음 돌아설 때 니 마음 알아채서 미안해. 이제 그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