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말로 헤어진채로 이렇게 지내본 건 처음이다 그치?우리 만나는 동안엔 상상도 못해봤던 각자만의 1주일.. 넌 어떻게 지냈을까분명 너도 많이 속상해하고 우리오빠 걱정된다고 해주었을 거야그런 고마운 사람이니까
잘 추스려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오늘 서울에 온다던 말이 생각나서조금이나마 너가 가깝게 있다는 생각에 다시 무너져버렸네..
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났을 지..지혼자 이랬다가 저랬다가 북치고 장구치고 참 어이 없고 믿음도 많이 사라졌을 거 같아이게 아닌데.. 그게 아닌데.. 아직도 아쉬운 게 많이 남아서 이렇게 청승맞은 글을 쓰고있어
언제부턴가 넌 내가 잡을 수 있도록 손을 내어주긴 했지만 함께 맞잡고 있진 않은 느낌이 들었어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는데도 무언가 무겁게 짓누르는 불편한 분위기..내가 잔뜩 힘을 줘서 네 손을 움켜쥐고, 그럴 수록 너는 조여오는 손이 아파 빼려고 하는 느낌..아.. 나만 손을 놓으면 끝이겠구나 이런 생각에 더 손을 꽉 잡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애써 부정하면서 지내다보니 어느새 난 집착증에 걸린 정신병자가 되어 있더라그러다보니 더 조급해하고 너의 마음을 확인하려고만 하고, 낯선 모습들로 널 많이 지치게 만든 것 같아차라리 그런 마음을 너한테 다 표현이라도 할 걸..남자랍시고 괜찮은 척 태연한 척만 하다가 애꿎은 일에 폭발해서 다툼만 늘었지
그러다가 한번씩 오빠가 너한테 힘들다고 못난 어리광을 부릴때면넌 오빠 노력한다고 한 지 이틀됐나? 일주일됐나? 이런 얘기를 했었잖아난 1분이 1시간같고 하루가 일년같은데.. 넌 그렇지 않은가, 날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할 수가 있을까,왜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헤아려주고 안아주지 않을까, 그런 욕심을 부렸었나봐그리고 감정에 치우치는 바람에 그런 마음들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해서너로 하여금 안그러던 사람이 왜이러나싶어 헷갈리게 만들기도 했었나봐
좀 더 진득하게 좀 더 묵묵하게 옆에서 오래 참고 기다려 줄 걸.. 하는 후회를 하기도 해그런데 널 많이 사랑해서 오래 참지 못했어사랑해서 자주 연락하고 싶고 사랑해서 애정표현하고 싶고 사랑해서 걱정되고사랑해서 다른 남자와 있는 상상을 하면 피가 거꾸로 솟고 사랑해서 보고싶고..이런 너무 당연한 것들을 난 너에게 부담일까 참아야 했고,너에겐 이제 그런 것들이 노력을 해야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으니까..그런 것들은 노력으로 하는 일이 아닌걸 아니까..
그래서 헤어지지 않기 위한 헤어짐이라 생각하고 참고 견디려고 했는데부디 내 빈자리에 예전의 감정을 느끼고 돌아와주길 바라는 거였는데역시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던 것 같고 이번엔 되돌릴 수 조차 없을 것 같네..내 의도와는 정반대로 너한텐 또 한 번 실망을 줬을테고..이 남자는 역시 포기가 빠르고 그만큼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인식만 강해졌을까 두렵다
한 편으로는 내 발버둥을 묵살하고 애매한 태도로 날 애태우던 네가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에 밉기도 하고살얼음같은 심판대에서 내려온 것 같이 후련함 비슷한 신기하고 이상한 감정이 들기도 해근데 멍청하게도 널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고 우리 좋았던 시절을 매일 꿈에서 보고는 울면서 눈을 뜬다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사랑스럽던 널 내가 그렇게 변하게 만든 것 같아서이렇게까지 되기 전에 위기를 현명하게 바로잡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어서더 넓은 마음으로 널 이해해주고 안아주지 못한 게 후회되고 미안해서그런데도 아직도 널 욕심내지 않고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지금 널 어거지로 붙잡은다한들.. 이미 삐뚤어진 관계에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기대보다는다시 반복될 다툼들, 달라지지 않을 어려운 상황, 그런 것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겠지..그럴 땐 굳이 힘들게 노력하지 말고 너 자신이 편안할 수 있도록 잘 지내줘
다만 언젠가 너도 내생각에 이렇게 목구멍이 답답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날이 오게 된다면그 사람도 그때 이만큼 나한테 간절하고 처절했구나라고 느끼고 니가 돌아와주었으면 좋겠다그때는 너 불안해하지 않도록 조용히 따뜻하게 안아줄게그때는 우리 누구하나 목메고 치우치지 않게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불안할 필요조차 없게서로가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행복한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