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여자입니다.
다들 이렇게 판을 시작하나봅니다.
눈으로만 읽다가 용기내어 써봅니다.
연애한지 3년 된 동갑의 남자친구와 있습니다.
저와는 오랜친구로 지내다 연인이 되었고,
이 친구와 만나면서 너무나 행복하게 만나고 있습니다.
서로를 많이 위해주고, 배려도 해가며
3년동안 큰 다툼없이 서로 웃으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서른이 된 올해, 참 여러가지가 많이 힘들어지네요.
그 친구 하나만 보자면 정말로 저에게 딱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 역시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결혼이라는 문제와 만나게 되었네요.
남자친구와의 결혼이라고 생각만해도 행복할 것 같고 즐거울 것 같은데,
여기에 참 조건이라는게 끼어버리니 너무 현실적인 문제가 되어버리네요.
조건없이 만나는 것이 사람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며 사람을 만나왔고,
그랬기 때문에 결혼에 앞서 이것저것 따지는 저를 보는 것도 힘이드네요.
저는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아둔 돈은 적지만 결혼할 정도는 되고,
혼수많이없다 생각하면 부모님 손 안벌릴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 모두 건강하게 일하고 계시는, 그냥 아주 평범한 조건의 사람입니다.
뭐 그렇게 잘사는 집 딸도 아니고,
죽여주게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남자친구는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고, 일을 하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에요.
요즘 취업하는게 참으로 어려운 일이란 걸 잘알고 있고
그 친구를 믿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기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참 이기적이지만
남자친구의 아버님이 아프십니다.
뇌졸증으로 쓰러지셨고, 지금 현재는 인지수준이 저하되어
자신의 힘으로는 일어서기도 힘드시고, 가족들을 못알아보세요.
당연히 생리적인 일부터 생존에 관한 일까지 모두 입니다.
만약 남자친구의 집에 조금이라도 형편이 좋았다면 아버님이 아프신게 힘들겠지만
그래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거에요.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 역시 발목을 잡고 있어, 계약직인 남자친구의 월급으로
생활비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간간이 가족들이 알바로 일을 하지만 간병때문에 그나마도 지속적으로 하기 힘듭니다.
집도 전세라 현재 당장 옮겨야 하는데 전세계약금을 맞추지 못해 대출을 하러 다니고,
예상하시겠지만 그것도 힘이 드네요.
이렇게 남자친구와 떨어져 조금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단점이나 말하고 있는 제가 미워지고, 흔들리는 것 자체에 대한 양심의 가책에 힘듭니다.
그러다 또 얼굴을 보고 만나 웃으며 얘기라도 할라치면
너무 그장면이 사랑스럽고 행복해서 그런 현실은 개나줘버려라가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나이도 나이인데다,
만약 그런 상태라면 결혼은 안되니 얼른 헤어지라고 성화시고,
전 그런 이야기를 남자친구한테 전달하지 않은 채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저와의 결혼을 당연하다 여기고 있고,
저역시 저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그랬을 것입니다.
만난지 얼마지나지 않아 아버님이 쓰러지셨고, 나아지기를 바라며 계속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다림이 길어질 수록 저역시도 조바심이 나네요.
우리 둘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민이 많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