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며칠만에 들어왔는데 댓글들 많이 달려서 놀람
내가 예민하다는 분도 있고 한바탕 하지 그랬냐는 댓글도 있네...
눈치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나 눈치 없는 편은 아님 ㅎㅎㅎㅎㅎ
남편이 그만큼 내색을 안하고 싫은 티를 전~~혀 안내는 포커페이스임 ㅎㅎ
암튼 이런저런 의견 달아주신 분들 다들 너무 고마움 ㅠㅠ
일단 이 글 올리고 다음날 남편한테 내가 카톡을 봤음을 이야기하고,
내가 바보된 기분이 들어서 스페인 여행 취소하고 싶다고 말함.
그랬더니 남편이 일단 가자고 함.
가기도 싫은데 왜 가냐고 했더니 이유를 말해줌.
1. 일단 자기는 의견이 없기 때문에 이러나 저러나 정말 상관이 없음
(예를 들어 내가 고기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가끔 족발도 같이 먹어주고 고기반찬도 해주는 그런거랑 비슷하다고 함)
2. 내가 하고 싶다는 걸 해주고 싶은 마음
(본인 취향도 있기는 하지만 자기는 마누라를 뿌듯하게 해줬다 라는 자부심을 느끼는게 더 좋다고 함)
3. 후환이 두려워서
(자기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을 때 내가 실망하거나, 나랑 다투거나 할까봐 겁이 난다고 함. 눈치보는 걸 엄청 싫어하는 성격이고 내가 조금만 마음에 안드는 티내도 과하게 위축되고, 눈치가 보이고, 두렵다고 함.)
나는 남편 하고 싶은거 반대 잘 안하는 편이라고 생각했고,
설령 의견이 대립한다 치더라도 일단 솔직히 다 터놓고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남편은 아예 그런 대립이나 갈등구도 자체가 싫어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본인의 의사를 많이 죽이고 있는 것 같음.
내가 남편한테 이거하자 저거하자 라고 많이 먼저 얘기하는 편이고
성격 자체가 호불호가 강해서, 남편이 지레 눈치를 보는 것 같음...
아무리 평화를 위해서라지만 그렇게 속얘기 안하고 끙끙대고 나한테 끼워맞추다 보면
속으로 곪는것도 생기고, 나를 미워하게 될까봐 겁이 나니 뭐든 솔직히 얘기해달라고 했음.
의견이 충돌하더라도 서로의 생각 구구절절 다 얘기하고 조율해서 타협보고 싶다고 얘기했음.
나혼자 순조롭다고 착각해서 바보되는 기분도 싫고, 남편 기분을 모르는 마누라가 되기 싫다고도 함.
긴긴 대화끝에 남편으로부터 '솔직해지도록 노력해보겠다' 라는 답변을 받고 스페인은 가기로 함.
그냥 여행만큼은 나만 생각하고 가기로 함... 나 가고싶은 곳 위주로 코스 짜서 다니려고.
대판 싸우고 취소해봐야 저 속내 안밝히는 인간 스트레스만 더 받을 거 같음...
아무튼 내가 고른 남편이니 내가 잘 달래고 어르고 고쳐서 잘 살아보겠음...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같이 화내주신 분들, 뭘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고 타일러 주신 분들 다들 감사!
친구에게 말못할 고민이 생기면 또 찾아오겠음 ㅠㅠ.....
메르스 조심하고 더운날씨에 건강하시길 ☆
글은 남겨두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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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월 결혼식을 앞둔 28세 여자사람입니다...까지만 존댓말 쓰고 이제 음슴체로 가겠음.
나 28 회사원 / 남편 33 회사원
혼인신고를 결혼식보다 일찍 하고 지금 이미 살고 있음 / 애는 없음 / 결혼식은 10월이지만 이미 살고 있으니 그냥 남편이라 하겠음
다른게 아니라 속을 알 수 없는 남편 때문에 글을 쓰는데, 내가 예민한 것일수도 있어서 평소 즐겨보던 판에 글을 씀 ㅠㅠ
남편은 평소에 감정표현을 안함. 기분 좋은 얘기도 잘 안하고 기분 나빠도 티를 안냄. 되게 평정심 있고 일관적인 모습에 믿음이 가서 결혼까지 하게 됨.
우리가 신혼여행을 스페인으로 가기로 함. 내가 가자고 했는데, 결코 강요는 하지 않았음. 항공, 여행경비, 갈만한 곳 등을 대충 조사하여 PPT로 보여줬음. 가기 싫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고도 말함. 내 성격이 싫단사람 데리고 억지로 뭘 하는 성격이 아님. 다만 남편이 합리적이고 꼼꼼한 편이니 나도 남편에게 가고픈 신혼여행지에 대한 자료조사를 해서 제안을 한 것임 ㅠㅠ
남편도 알았다고 동의했고, 여행 코스도 알아서 짜고, 티켓도 알아서 사라고 본인은 하잔대로 하고 따라다니기만 하겠다고 함. 그래서 한달정도 시간 두고 티켓 비용도 알아보고 정보수집도 하고 이것저것 계산하면서 예산 넘지 않게 돈 쓰려고 노력하면서 두사람 왕복티켓을 200에 삼. 그러고 뿌듯해하고 있었고 남편도 잘했다고 좋아함.
그러다 우연히 남편 휴대폰을 구경하는데 (우린 서로 가끔 봄) 여자사람친구랑 카톡한게 있어서 보고 조금 마음이 안좋아짐. 이 여자사람친구는 나도 모임에서 몇번 본 언니라 카톡을 한게 기분나쁜건 아닌데 친구 묻는말에 남편이 대답한게 기분나쁨. 카톡 내용 대충 요약하자면
친구: 퇴근했냐
남편: 어 했지
친구: 신혼여행지 정했냐 결혼식 얼마안남았네
남편: 무슨 스페인을 가고싶다고 빡빡 우겨서, 못이기는척 간다고 했더니 완전 신났다 지금 (일단 여기서 빡침 나는 빡빡 우긴적이 없어서...-_-)
친구: 야 잘했다
남편: 귀찮아 죽겠다
친구: 몇박 몇일인데?
남편: 6박7일인가 7박 8일인가 몰라~ 관심없음
친구: 그냥 따라다녀~
남편: 어 지금 얘가 알아서 다 하고 있는데 귀찮다 맘 같아서는 7박 8일동안 집에서 뒹굴거렸으면 좋겠구만
친구: 야 그건 완전 미쳤다
남편: 아 몰라~ 넌 결혼 안하냐
친구: 언젠간 하겠지~ 신혼은 재밌냐
남편: 2년이나 살았는데 무슨 신혼이냐
뭐 이정돈데... 이걸 보고 기분이 좀 나빠짐. 저녁 먹기 전에 본거라, 밥하기가 급 싫어졌는데 쨌든 밥은 먹어야 하니 저녁은 멕이고 어디 말할데도 없고 해서 글씀...
내가 기분 나쁜게 너무 예민한건가 싶음. 가기 싫으면 안가도 된다고 몇번을 얘기했고, 준비도 알아서 하래서 다 알아서 하고 있구만...본인도 좋다고 해놓고 친구한테 왜 여행에 대해서 나쁘게 얘기하는거임...?!
남편도 좋아하는 줄 알고 들떠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순간 바보된거 같은 기분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음...
신혼여행 말고도 매사에 나한테는 늘 참을성있고 내 의견에 반대없이 다 동조해주는데 뒤에 가서 자꾸 싫네 귀찮으네 하니까 의욕이 없어진다고 해야하나 ㅠㅠ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관심있어하는지 깊은 얘기는 잘 안하고 내가 하는 말은 그냥 다 맞다고만 하고... 자기 표현을 안함. 진중하고 한결같은게 좋기는 한데 자기가 그게 좋은게 아니라 속으로는 싫은데도 나한테는 말을 않는거잖아... ㅠㅠ 그러고 딴데가서 딴 말하고 ㅠㅠ
아직 남편한테는 이거에 대해 내색안했는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가기 싫단 사람 붙잡고 여행가기도 싫고 그냥 티켓 취소할까 싶음 ㅎㅎ 좀 슬퍼서 하소연해봄 ㅠㅠ 아까까지만 해도 신났는데 의욕이 사라진다... ㅎㅎㅎㅎㅎㅎ
아 글구 혹시 남자한테 너무 경제적으로 부담지워서 남자가 부담스러운거 아닐까 싶은 분도 있을까봐 첨언하자면
부모님 도움 안받고 결혼
수입 둘다 비슷 (200초반)
집 신축빌라 (남편 3500에 1억 대출해서 둘이 같이 갚기로 함)
가전제품 가구 혼수는 내가 다함
결혼식 비용은 내가 55 : 남편 45 (여행비용도 여기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