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교양수업에서 같은 조가 된 후에 다른 선배들보다는 좀 친하게 지내오고 있는 남자선배가 있습니다.
저는 21살, 선배는 26살.
완전 절친한 것 까진 아니지만, 마주칠때마다 인사 잘하고 가끔 안부정도 주고받고 같이 밥먹을 사람 없으면 불러내고
모임이나 술자리에서 만나면 편하게 눈치 안보고 농담주고 받고 하는 정도의 사이죠. 그 선배는 모든 사람들이 호감을 갖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외모도 빠지는 편은 아니고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뭐든지 열심히 하고 주위 사람들 잘 챙기고..
또 놀때는 확실하게 잘 놀고...등등
솔직히 저도 조금 호감을 갖고있긴 했구요... 처음 알았을 때는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몇달 안돼 헤어져서 지금까지 쭉 솔로인 걸로 알고있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겨버렸네요. ㅠㅠ
그저께 기말고사를 모두 마치고 방학이 시작되면서 그 선배와 동기들 몇몇이서 술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학연수를 가려고 준비중이기 때문에 다음학기부터 1년 휴학을 하게 되어 환송회 비슷한 자리였죠.
오랜만에 만난데다 다들 워낙 술을 잘 마시고, 정말 재밌게 놀았어요. 노래방에 갔을 때 이 선배가 살짝살짝 스킨쉽을 하더라구요. 노래부르면서 어깨에 손 올리고 하는 정도?
만취한 것도 아니구, 다른 사람들도 있고해서 그냥 별로 신경 안썼거든요. 근데 노래방 나와서 술집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제가 술이 좀 취해서 편의점에 술 깨는 음료라도 사러 가야지 싶어 잠깐 바람쐬러 나왔는데...
그 때 선배가 따라나오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급키스 ㅡㅡ;;;;;;;;;;;;;;;;;;;;;
정말 술이 확 깨더군요;; 뭐..니가 좋다는둥, 이제 못보게되서 아쉽다는둥, 주절주절 하는데...
솔직히 술김에 이러는거구나 싶어 정말 진지하게 물어봤어요. 우리 1,2년 본 사이도 아니고, 또 앞으로 안 볼 사이도 아니다.
술먹고 술김에 이러는거 정말 아니지 않냐...그랬더니
정말 눈을 똑바로 보면서 자기가 겨우 그런 사람 같냐고 오히려 화를 내더라구요. 휴...ㅠㅠ 그러고는 같이 편의점도 갔다오고 술자리 끝나고 집에 데려다주고 갔거든요.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는 내가 꿈을 꾼건가..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정말 안절부절 못하겠더라구요.
하루종일 연락은 없고.. 역시 술김에 그런건가 싶고 ㅠㅠ
그러다 저녁쯤에 전화가 왔는데 못받고 나중에 보니 톡이 와있더라구요.
어제일은 미안하다고. 예전처럼 좋은 선후배로 지내자고... 차라리 버럭 화가 났으면 좋겠는데 화도 안나고...그냥 어이없는 웃음과 허탈함.
그리고 나중엔 점점 슬퍼지네요.
이런식으로 한 사람을 잃는게... 그리고 한편으론 정말 이해가 안가요.
아무리 남자들 술마시면 다 똑같다.. 한번 자기 위해서 그러는거다.. 라고들 하지만,
그렇다고 1년을 알고 지낸 후배한테 그럴 수 있는건가요? 친구는 그냥 잊으라고... 그 선배는 너한테 미안하다라고 보낸 순간 이미 다 잊고 신경도 안쓸거라고 하는데....
쉽게 잊혀질꺼 같지가 않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