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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승원 님 프린세스를 읽고

23452345 |2015.06.14 18:03
조회 506 |추천 1

<스포주의!!! 안읽으신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10대 때 빠져서 보던 한승원 님 만화 프린세스를 이렇게 다시 보게 되어 정말 감격입니다 ㅜㅜ
1. 프린세스 배경은 어디일까?
제가 보기에 작가님은 라미라에 감정 이입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배경이나 건물 등에 대한 작중 묘사를 보면 아나토리아는 러시아랑 비슷하고 스가르드는 스페인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요. 라미라는 유럽 여행하면서 본 체코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크로아티아 사진과도 좀 비슷한 듯요
국가 간 관계 면에서 라미라는 해양국가지만 약소국이고 여자들이 약한 것 같으면서도 부드럽고 강인한 게 뭔가 조선을 떠올리게 해요. 아나토리아는 척박하지만 강대국이고 사람들 기질도 뭔가 드세고 강하죠. 그래서 관계면에서는 중국과 조선과 비슷한데 이는 한국인으로서 작가님의 정신세계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라미라에 대한 스카데이의 야욕은 일본 극우 세력의 그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2. 매력적인 캐릭터와 그저 그런 캐릭터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학창 시절 읽을 때 분명 비이에 감정이입을 했고 에스힐드는 너무 드세다 생각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완전히 바뀌었단 점입니다.

그저 그런 캐릭터
비욘 - 백성을 너무 생각하지 않고 머릿속에는 오직 비이 생각 뿐. 왕의 그릇은 아님. 그냥 평범한 평민으로 비이랑 알콩달콩 살아야 할 듯.
비이 - 머릿속에는 오직 전하 뿐. 본인 때문에 나라가 쑥대밭이 되어도 백성들에게 관심이 없음. 미안한
마음도 없음. 왕비 그릇은 전혀 아님. 백성들이 불쌍함. 하지만 마지막까지 프리를 지키는 모습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감동함.
에이레네 - 남편(비이 아빠)한테 너무한 것 아닌가요 ㅠ 백성들에게 관심없는 것은 모녀가 비슷함.
레오 - 다시 봐도 여전히 잘생기고 멋짐. 다만 비욘 생각하는 거 반의 반 만이라도 에스힐드도 생각해주면 안되겠니.
스카데이 - 인물은 정말 독보적. 비욘, 바이다보다 멋짐. 여자들이 홀리는 이유도 알 것 같음. 다만 여자 버릇이 너무 더러움. 초반에 라라한테 하는 짓은 거의 부부 강간 수준. 나도 스카 - 라라 커플 부분이 제일 꿀잼이었지만 이런 부분은 좀 아니지 않나 싶음.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나간 시녀들, 의사들, 한 번 쓰고 버려진 잠자리용 여자들 다 너무 불쌍함. 지금 불안한 것은 이 죄값을 시벨느님이 치를까봐 무섭다는 것.


좋은 캐릭터
에스힐드 - 너무 멋지다. 매드맥스의 퓨리오사와도 비슷한 캐릭터. 이런 여전사 캐릭터 너무 좋음. 다만 너무 착한 게 문제. 프리 보모 역할 할 땐 정말 기가 참. 인생이 라미라 왕가 때문에 망가졌는데 왜 그렇게 그들에게 충성하는지 ㅜ 레오와도 자꾸 다음 생만 기약하지 말고 좀 더 욕심 냈으면. 라미라 왕가에는 미안하겠지만 백성을 위해선 그냥 에스힐드가 여왕이 되었음 좋았을지도.
헤젤 - 어릴 땐 약간 깍쟁이 같고 뭔가 뒤에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경계(?) 했던 듯. 근데 지금 보니 정말 매력적이다. 착하기만 하지도 않고 머리가 좋고 합리적이면서도 강하다. 이런 면은 차이 렌을 닮은 것 같기도. 초반에 세이 렌과 뭔가 있길 기대했는데 아니더군요. 알고 보니 남매. 세이 렌은 오직 비이만. 괜히 기대해서 죄송..그만큼 해젤의 로맨스가 없어서 아쉽다는.
라라, 리린, 테오도라 - 뭔가 모성애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들. 특별히 머리가 좋거나 재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아이들을 사랑하고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한다. 잘 보면 우리 주변의 여성들 중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에스힐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따뜻하고 부드럽게 주변 사람들을 지킨다. 약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강한 이런 인물들이 있으니 아직도 이 세상이 살만한 게 아닌가 싶다.

다시 읽으며 어릴 때 왜 신데렐라 형 인물인 비이에 감정이입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여전사 형 인물인 에스힐드에게 매력을 못 느꼈는지 궁금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수많은 신데렐라 이야기들이 소녀들에게 일종의 세뇌교육 역할을 한 게 아닌가 싶다. 나중에 딸 낳으면 신데렐라 이야기는 안 읽히고 싶다. 이 사회의 여성들은 궁극적으로 비이보다는 에스힐드를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여성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또 하나, 그 때는 백성들이 보이지 않는데 지금은 백성이 보인다. 내가 작품 속에 가끔 등장하는 평범한 백성들 중 하나란 걸 알게 되어서인지 백성의 눈으로 작품을 읽게 된다. 그래서 라미라를 그 지경으로 만든 스카데이와 비이-비욘 커플이 더 맘에 안드는지도.

3. 향후 스토리 전개 예상과 불안함
작가님이 라미라에 감정 이입을 하시는 건 알겠는데 너무 백성들에 대한 애정이나 묘사가 적습니다. 그래서 더 공감이 안가는지도. 프리가 삼국통일을 하는 스토리로 갈 것 같은데 삼국통일 그냥 안 하고 라미라가 아나토리아에서 독립하는 걸로 끝나면 안되나요? 그냥 백성들이 각자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면 안되는 건지? 통일을 한다는 건 다른 나라를 속국으로 만들어 제국이 된다는 건데 꼭 그런 식으로 되갚아줄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잘생긴 시벨느님이 다칠까봐는 아님..;;)

오랜만에 프린세스 읽고 반가운 마음에 길게 끄적여 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생각이니 악플은 삼가 주셨음 해요. 무엇보다도 다시 힘들게 팬을
들어주셔서 독자들이 프린세스와 다시 만나게 하주신 작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엔 완결까지 꼭 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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