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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두 번의 이별. 재회는 바라지 않습니다.

|2015.07.02 18:30
조회 1,479 |추천 4

안녕하세요.

느지막히, 첫 연애를 했었습니다. 지난 5월에요. 그렇게 4개월을 만나고, 9월 초에 헤어졌습니다.

처음 사귈 때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전화를 하고, 아침 점심 저녁.. 틈틈이 카톡 보내주더군요.

 

저는 모솔이었어요, 그래서 남자분이 저 좋다고 연락하고, 자야 할 시간에 전화가 오니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그러다 점점 제 마음을 열어갔습니다. 아침 출근 길에 모닝 카톡 도 보내고,

점심 먹으며 사진찍어서 보내도 보고.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제 마음을 두드리며.. 열어제끼던 그 사람이, 정확히 2주만에 변하더군요.

무슨 계기가 있지 않았을까.. 하며 몇날며칠을 생각을 해봐도, 딱 떠오르지는 않아요..

차라리 말을 해주면 좋을텐데..

 

그렇게 멀어지던 그사람. 하루 감감 무소식. 이틀.. 심지어 5일동안 톡이며 전화도 오지 않더군요.

저는 남자와 헤어짐을 겪어 본 적이 없었기에. 아 .. 이런 것이 잠수이별이구나.. 하면서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5일 만에 전화가 오더군요. 핸드폰이 고장나서 심카드를 바꾸고 있었다.

내가 먼저 카톡이라도 보내면 말 해주려고 했는데, 카톡도 안 오길래..5일을 기다렸다가 이제 전화한다..

 

이상하죠 ? 이 사람, 제 친구와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제 연락처 모른다고 5일동안 잠수 탈 수 가 없죠. 그냥 생각했습니다. 나 말고 다른 여자와 썸타다가 잘 안되니 바보같은 나에게 돌아왔구나.

 

저는 다시 열심히 그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꾸 제가 돈을 내고 있는거에요. 저도 물론 직장생활을 합니다.

남자는 밥, 여자는 커피.. 저 이런거 안 합니다. 남자가 밥? 저는 커피에 술 까지 다 사고,

심지어 하루종일 밥 / 커피 /술 도 삽니다. 그 사람보다 100원이라도 더 쓰고 싶은 마음에요,

어디가서 여자가 얻어먹고만 다닌다, 이 말 듣기 싫어서, 일부러 더 내고 다녔습니다.

근데 이 사람, 이제는 지갑을 안 열어요. 입 만 열면, 이것 사줘, 저것 사줘.

 

지난 해, 헤어지고, 올해 초에 다시 만났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 열흘에 한 번 ? 겨우 만납니다. 제가 보고싶다 하면 만납니다.

아니 만나 주는 건가요 ?

만나서는 늘 말합니다.

미러 썬그라스 사줘, 블루로 꼭 사줘야해, 런닝화 한 켤레 사줘.. 남자 스킨 사줘.. 남자 수분크림

사줘... 이 사람 왜 이러나 싶더군요.

심지어는 이것 저것 사달라는 말에, 제가 '싫어' 하니, 제 손을 뿌리치며 헤어지자고 합디다.

제가 미련했지요, 그 날. 그런 소리를 듣고서 헤어지고 돌아서서 집에 왔어야했는데.

뭐가 좋은지. 그저 장난이겠거니 하는맘에, 실실 웃어가며, 저를 뿌리친 그 사람 손을 다시 꽉

잡으며 잔뜩 웃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남자 하루에 카톡 한 번 ? 두 번 ? 주고 받고만 하고, 전화를 도통 안 하는 겁니다.

제가 날짜를 세어보니, 한 달이 다되어 가더라구요.

그래서 만나던 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우리 전화 통화 안 한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고.

그 사람. 놀라지도 않아요. 미안해 하지도 않아요. 한다는 말이

' 대신 카톡 하잖아 ~ '

제가 물었지요. 카톡 없으면 전화 하려나 ? 나 카톡 어플 삭제해야겠다.

' 문자 보내지 뭐 ~ '

아 그래서 느꼈습니다. 나만 바보같은 연애를 했구나..

가슴이 아프더군요... 제가 그 사람에게 주려고 레모나 이벤트를 준비해갔었어요..

그걸 조심스레 전해주는데, 자기는 군것질 안 할꺼라며, 제가 넘겨준 그 작은 쇼핑백을

바로 돌려주려고 하더라구요.. 가지고 가라고.. 하하, 정말 바보였나봐요.

이 글을 쓰면서. 그 때 그 때 순간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저에게 신호를 했는데, 바보같이

제가 간과하고 있었나봐요.

 

아무튼.. 선물은 억지로(?) 넘겨주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러고는 보름이 지나도록 만나자는 말이 없습니다. 전화도 물론 없습니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말만 하더군요. 여유가 없답니다. 여유 생기면 보자고 합니다.

그런데요, 그 사람 sns 들어가보니, 아주 재미있는 인생을 사는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흔히들 그러죠 ? 관종병? 그런 사람이었나봐요. 어디서 싸구려 미러 썬그라스는 샀는지,

길거리에서 안경쓰고 사진 올리고, 돈 없고 전화 할 시간도 없다는 사람이, 서울 시내 곳곳

여기저기 다니면서 맛난거 먹고 사진 찍어 올리고. 그 사진마다 등장하는 여사친.

여자의 촉이 있잖아요 ? 이 남자 그 여사친에게 사심 있더군요. 제가 봐도 이쁘더군요,

항공사 다니고 가슴 빵빵하고 얼굴 조막만하고 웃으면 이쁜 보조개. 늘씬 하고 .

 

우리 사이 카톡으로 대화 잘 나누지 않아요. 그저 안부만 묻고 끝나는 거죠.

이 사람이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으니 저 혼자 묻고 대답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 여사친에게는 정성을 쏟더군요 ^^

 

그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다른 여자 있냐고 ? 자꾸 멀어진다고 ? 전화 한 번 안하는 건 좀

심하지 않냐고..

그가 말합니다. 보채지 말라고....

그래서 다큰 어른 둘이..30대 중반인 어른 둘이.. 카톡으로 헤어졌습니다. 부끄럽네요 참.

 

작년에 처음 헤어졌을 때는 자다가 깨고 , 출근 길 버스안에서 눈물 흘리고.

친구들 만나서 술만 마셨습니다.

올해의 두 번 째 헤어짐은 그저 덤덤 하네요.

어디가서 말도 못할 만큼 창피하네요.

그래도 이렇게 익명의 힘을 빌려 , 판에 글을 쓰고 있으니, 지난 날 정리도 되고,

새로운 마음가짐도 가지게 되고.. 좋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좋은 인연 많이 만드세요, 저도 곧 인연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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