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엄마가 때 밀어주는 임산부
이사람아
|2015.07.07 19:07
조회 1,541 |추천 4
이 게시판에 올리는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처음 써보는 거라ㅋㅋ
아무튼 제가 겪었던 황당한 일을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원래 저혈압 증상이 심한데, 그날따라 컨디션이 많이 안좋아서 '목욕탕 뜨거운 물에 몸이나 지질까' 싶어 엄마와 함께 동네 대중목욕탕에 갔어요.
탕에 들어가니 피로도 풀리고 몸도 노곤노곤해져서 오히려 더 축축 늘어졌지만 그래도 열심히 때를 밀었습니다. 엄마는 땀 뺀다며 습식 사우나 가시고 저는 때밀고 있었죠. 그런데...
한참 열심히 밀다가 머리가 핑 돌아서, 저혈압 때문에 그런가 싶어 잠시 쉬고 있을 때 였어요. 옆에서 뭔가 이상한 수근거림이 들리더라구요. 왠지 모르게 시선도 느껴지는 것 같고..
그 수근거림과 시선이 느껴지는 쪽을 살짝 보니까, 제 옆에 앉은 임산부가 저를 흘겨보면서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에게 "엄마 쟤 좀 봐.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네. 하루종일 때만 밀건가봐" 라며 궁시렁 궁시렁 거리고 있더라구요.
저는 좀 어이가 없었지만 '남이 보기엔 내가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 했습니다. 그래도 좀 눈치가 보여서 그 쪽을 의식하게 되더군요. 혹시라도 또 날 보고 있으면 자리를 옮겨야 겠다 싶어 살짝 그쪽을 봤습니다. 그런데... 나이 지긋하게 드신 그 어머니분이 그 임산부분 몸을 다 밀어주시고 있더라구요. 처음엔 '임산부라 몸이 무거워서 그런가' 했습니다.
여기까진 그렇게 이상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 임산부 여성분의 손톱 발톱까지도 그 나이 지긋하신 엄마분이 다 솔로 씻겨주고 계시는 겁니다. 비누칠한 솔로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아무리 임산부라도 그런 건 혼자서 할 수 있을텐데 굳이 나이드신 어머니가 해주시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있던 사람이 좀 쉬고 있던 저를 보고 수근댔다는게 좀 불쾌하더군요.
기분이 안좋아져서 자리를 옮기려다가 왜 내가 눈치를 보고 자리를 옮기나 싶어 그냥 묵묵히 제 할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녀는 그렇게 임산부 딸의 머리 끝 부터 발 끝 까지 모두 어머니가 케어해주신 뒤, 어머니도 본인 몸을 씻고 나가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모녀가 나가자마자, 목욕탕 안에 있던 아주머니분들 몇 명이 기다렸다는 듯이 동시에 욕을 하시는 겁니다ㅋㅋㅋ
알고보니 그 모녀는 이 목욕탕에서 유명했습니다. 세신사 아주머니와 단골 아주머니들께 들은 얘기로는, 그 모녀는 임산부 딸이 어렸을 때 부터 다 커서 시집가고 예비엄마가 된 지금까지도 쭈욱 한결같이 어머니가 온 몸을 다 씻겨 주셨답니다. 정말 머리 끝 부터 발 끝, 손발톱까지.. 모두 다요. 이제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서 자신이 그 아이를 책임지는 엄마가 될텐데, 그때도 나이드신 엄마에게 씻겨 달라고 하진 않겠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전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밀어주신 건 기억나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부터 스스로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 나이 때 저는 엄마가 밀어준다는게 창피했었는데 그 임산부 딸은 전혀 그렇지 않았나봐요. 그러면서 생전 본 적도 없는 남을 보며 그렇게 수근거리다니 으휴ㅋㅋ 그런데 정말 목욕탕에서 힘들어서 잠깐 쉬는게 그렇게 이상해 보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