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은 마음이 힘들어서 몸까지 지치는 하루였어요.
저 자신도 아직 충격이 덜 가셔서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해 익명설을 빌어 이곳을 찾았네요.
제 가족 이야기입니다.
아빠, 엄마, 저 (20대 후반), 여동생, 남동생 (17) 이렇게 한가족입니다.
10년도 전에 저희 가족은 해외로 이민을 왔고, 아빠 혼자 한국에서 기러기 생활을 10년 넘게 하고 계세요.
여름/겨울 한번씩 아빠는 저희가 살고 있는 곳에 놀러오시고 이미 짐작 하셧을듯이 지난 10년이란 기간 동안 '나에게 이런일이 생기다니'싶은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아빠의 사업 실패와 외도, 엄마의 암투병, 엄빠 부부싸움 하다 이웃주민이 경찰을 불러서 아빠가 접근금지령 받은 적도 있구요. 등등...
저에게 화목한 가정이라는 것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입니다.
사실 아빠가 이곳에 놀러오겠다고 하면 온 가족이 긴장합니다. 엄마, 저, 여동생은 여자라서 그런지 아빠의 폭언과 술주정에 살살 비위 맞추며 지내갑니다. 하지만 남동생은 절대 타협이라는게 없어요. 아빠에 대한 분노가 엄청납니다.
남동생 생일날 온 가족이 모여 생일상과 케익을 먹어도 본인은 절대 겸상 하지 않습니다.
아, 겸상 안한지는 몇년 된것 같아요.
아빠 생일날 또 온 가족이 모여 생일상과 케익을 먹는 자리에도 남동생은 절대 겸상하지 않았구요.
본인은 고등학교 졸업하는 순간 이 가족 얼굴 볼일없을거고, 부모 장례시작에도 오지 않을거고, 나한테 아빠는 필요도 없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전 포고했습니다.
어제는, 아빠가 술 한잔 한 상태에서 새벽 3시에 잠자려는 남동생 방에 들락날락 거리며 싫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남동생과 아빠와 몸싸움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동생이란 놈이 아빠의 목을 졸랐습니다.
온 가족이 정말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게 좋은 환경에서 살라고 이 나라에 보내놨더니 부모 목을 조르는 패륜아가 됬다며,
아빠 눈앞에 보이지 않게 하라며 현재 남동생은 집에서 쫓겨난 상태입니다.
아니 쫓겨난 것도 아니죠. 본인은 항상 이 가정에서 독립하기를 꿈꿔왔으니
기다리던 독립일이겠죠. 더 웃긴건 부모님이 막둥이 아들이라 그런지 집에서 내 쫓으면서도 몇달치 생활비와 머무를 곳을 알아봐주셧으니까요.
니가 부모한테 감사한줄 알아야 한다 고생해봐라 라는 의도인데,
정말 막내아들 고생시킬만큼 마음이 단호치 못하신거겟죠.
이 글을 읽으시면, 도대체 아빠가 어떻게 했길래 아들이 부모를 필요없다고 하냐 하시겠죠.
저희 아빠는 금전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저희 가정을 서포트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사랑많고 인자하고 자상한 아빠의 모습은 부재입니다.
술 항상 많이 마시고, 폭언이 정말 심하고요, 아내는 애들 키우기 위해 이용하는 사람이고, 술주정도 심하고요.
하지만 애들 셋중에 가장 많이 시달린건 큰딸인 저입니다.
큰 딸이라 기대도 가장 컸고 실망도 많이 끼쳐드렸고 맞기도 많이 맞았고
아빠 기러기 생활하시는 곁에서 몇년 동안 함께 살며 수도 없이 인격모독적인 욕 쳐먹으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꾹 참고 삽니다.
이러나 저러나 제 아빠이고 아빠 없이는 저희 가족도 없는거 아니잖습니까.
싫을때가 더 많지만 그래도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 감사하며 살려고 하는데,
무슨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어제밤 있었던 일에 대한 충격이 아직 가시질 않네요....
저도 제가 지금 무슨 말을 주절대고 있는건지 모르겠어요.
무슨 의도를 갖고 이글을 써내려가는지, 무슨 조언이 듣고 싶은건지.
주변 사람에게 터놓을 수 없는 가정사라 익명성을 빌어 이곳에라도 터놓고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