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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러니까 애가 안 생기는거야" 암유발 후기

멍뭉찡 |2015.08.06 18:03
조회 5,028 |추천 1
안녕하세요.
"네가 그러니까 애가 안 생기는거야" 새댁입니다.
또 다시 글을 쓰게 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쓸 줄은 몰랐어요.

드디어 어머니가 선교에서 돌아오셨어요.
일요일 새벽에 오셨고, 돌아오신건 알았지만 아직도 너무 마음이 상해있는 터라 잘 다녀오셨냐고 아직 인사를 안갔어요.
피곤하기도 하고 일요일이라 오후 내내 늦잠을 자고 (호르몬약 때문에 평소보다 많이 피곤하고 졸려요), 신랑 친구가 찾아와서 신랑이랑 지인이랑 저녁을 먹으러 다녀왔어요.
집에 오는 길에 어머니께 전화가 와서 받으니 막 혼내시더라구요.
"너는 시어머니가 여행을 다녀왔는데 찾아와서 인사하지는 못할 망정 전화조차 없냐.
멀리 사는 것도 아니고 옆집 살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내가 자다가 화가 나서, 도저히 안되겠어서 전화하는 거다"라고.
그래서 아직 안 주무시면 지금 찾아뵙겠다고 하고, 신랑은 집으로 보내고 혼자 갔습니다.
평소의 저라면 당장 찾아가서 잘 다녀오셨냐고 했을텐데, 안그런거 보면 뭔가 있구나 생각은 안하셨냐고, 저 그동안 마음 많이 상했다며 제 얘기를 하니까 오히려 역정을 내시며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네가 찰떡같이 알아들어야지. 내가 그럼 너 잘못되라고 그런 소리를 했겠니? 그건 너야. 네가 너 스스로 그러는건 네가 고쳐야지." 라고 하십니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이유가 어찌됐건 찾아뵙고 인사 드리지 못한건 제가 무조건 잘못한거에요 죄송해요 어머니.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조금만 조심해 줄 수 없으실까요." 했습니다. 어머니는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시면서 "나 같은 시어머니가 어딨니 세상에. 너 진짜 시집살이 안하고 사는거다. 나는 조심이 안되니까 내가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 하십니다.
그래서 "어머니, 저는 엄마랑 아빠랑도 아직도 싸울 때 있고 기분 나쁠 때 많아요. 하물며 어머니랑 이제 알고 지낸 시간 고작 1년인데 어떻게 그런 서운한 말들 흘려듣기가 쉽겠어요." 했더니 끝까지 우기시다가 그제서야 "세월에 맡기자"십니다.

더 서운한건, 저희 아빠가 척추 쪽 문제 있으셔서 수술하고 입원해 계시던 상황에서 엄마께서도 하루에 교통사고를 두 번이나 당하셔서 같은 병원에 입원사셨다가 퇴원하신지 벌써 며칠인데....
딸내미 인공수정하고 마음 쓰면 안된다고 저한테 말씀도 안하시다가 제가 시어머니 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대성통곡하며 전화하니까 다 듣고 토닥여 주시고는 "근데 너 지금 우리가 어디 있는줄 아니" 웃으며 말씀해주셨거든요.
퇴원하신지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도 사위라는 사람은 괜찮으시냐고 전화 한 통 없다며, 시어머니는 여행 다녀와서 바로 인사 안왔다고 역정 내시면서 정작 당신 아들은 장인 장모가 입원해 계시는데도 해외 산다고 찾아뵙지는 못해도 안부 전화 한 번 안한다며 엄마가 저한테 서운하다 하시더라구요.. 참... 그래요... 이래서 딸 가진 죄인인가.

오늘 병원에서 피검사 하고 왔는데 결국... 안됐습니다. 한참 중요하다는 그 착상 시기에 그렇게 울고 가슴 아프고 진을 빼놓고 체하고... 저도 속으로 '잘 안됐겠구나...' 했는데. 내심 기대했었나 봅니다. 이렇게 속이 상하는걸 보니.

병원에서 안됐다는 말 듣고 힘 없이 집에 돌아왔는데 어머니가 장터국수 잡숫고 싶다고 가게로 가지고 나오라십니다.
멸치로 육수 내고, 소면 삶고, 김치 썰어서 통에 담아서 가져다 드리니 남의 속도 모르고 맛있다며 후르륵 후르륵 잘도 드십니다.
너무 야속해서 "어머니 오빠 좀 혼내주세요. 아니, 장인 장모가 한 분은 수술하시고 한 분은 하루에 두 번이나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했다 퇴원하신지 벌써 며칠인데 해외사니까 찾아뵙지는 못해도 전화 한 통도 없어요. 마음이 있었으면 벌써 했겠지 안했겠어요?" (어머니가 저한테 했던 얘기랑 비슷하게 했습니다 저도) 했더니 저한테는 여행 다녀오신지 하루만에 인사 안왔다고 호통치시던 양반이 "지금이라도 하면 되지.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안 늦은거야. 얼른 전화해~" 하십니다. 진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시어머니께는 위로는 바라지도 않고 "네가 맘을 그렇게 먹어서 그래" 아니면 "지금 나 때문에 그랬다는 소리냐?" 하실까 말도 못하겠고.. 친정엄마는 속상하실까봐 도리어 괜찮은 척 했는데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나네요.

우리 시어머니는 자꾸 저보고 시집살이 참 쉽게 한다고 요즘 나같은 시어머니가 어딨냐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하루종일 눈코뜰새 없이 바빠서 몸이 힘든 것보다 성격 뭐같은 상사한테 갈굼 받는 스트레스가 더 힘들다는거..... 이러다 정말 스트레스로 어머니보다 제가 먼저 갈 것 같네요.
추천수1
반대수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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