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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길 바래요. 정말로요.

쓰레기 |2015.08.30 09:37
조회 318 |추천 1
우리가 지진한 진흙탕 싸움을 멈추고 비로소 이별다운 이별을 시작한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아요. 그 시간 사이에 당신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름 잘 살아가는 것 같아 보여서 나름 안심이 되면서도 쓸쓸한 기분에 젖어드는 것을 막을 길이 없네요.

어째서, 제가 한참이나 지난 이때에 이런 글을 남기는지는 나조차 모두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신에게 직접 보내는 일이란, 못할짓 같으니 그저 이런 곳에나마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을 전한다면, 아직까지도 내 품속에 펄떡여대는 당신이 조금 잦아들 것만 같거든요.
이게 이기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나는 당신과 헤어지고난 이후에 정말 많이 노력했답니다. 다시 당신에게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말이에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간절히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요.그 말을 믿고 싶었거든요.
처음에는...당신과 함께 만나면서 했었던 크고 작은 약속들을 혼자서 하나하나 지켜나가기 시작했어요.
정말 손해볼지언정 그 누구에게도 작은 거짓말조차 하지 않았구요. 수영장에 다니면서 수영도 배웠어요, 그리고 이제 기타도 제법 잘친답니다.
여전히 나는 두부에 콩을 삶아먹으며 비건채식을 하고있구요.
아무래도 암환자에게 좋은 식단일테니까요.

아, 저 폐암 아니었어요. 신장암에서 전이된 폐암인줄로 알았는데, 조직검사결과 악성종양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처음 말했던 5주간의 입원기간도 채 못채우고 병원밖을 나오게되었지요.


아무래도 내가 신장암 이력도 있고, 폐와 다른 장기에 작은 종양이 퍼져있으니 의사도 전이된 암인 줄로만 알았겠지요.
그때 시한부 선고를 내리던 의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인간의 존엄을 가진 한 생명체에 대해 '여기까지가 당신의 끝'이라며, 생사의 판사처럼 무겁게 입을 여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결국 제가 암이 아니라는 사실에 한시름 덜어놓을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라 제 담당의도 그랬을거에요. 어쩌면 당신도 제가 괜찮다는 말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려는지는 모르겠네요.
퇴원한지 조금 지난 이 시점에서 제 몸은 특별하게 문제가 없으니까요.뛸수도있고, 아주 힘든일은 못하지만 나름 힘도 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말인데, 요양원이나 청소년보호센테 뭐 이런 곳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려고해요.나는 당신과 만나는 동안 당신에게 최선을 다하지도 못했고, 되려 상처만 많이 준 사람이니까 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내게 벌조차 내리지 않고 그냥 떠나가버렸으니, 내 스스로에게 벌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끔 만나는 신문기사나 뉴스에서 보면 '사회봉사 500시간' 뭐 이렇게들 선고받고 그러잖아요.
저도 그런 일환에서 봉사활동을 하려고해요.
당신이 내 안에서 완전히 잊혀질때까지말이에요.

일전에 당신이 내게 그랬었죠.

당신을 보내야만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말이에요.
처음에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같아요.

당신을 잃어버리고, 수없이 죽고싶은 마음이 들었고, 여러차례 목을 매고 손목을 그어보기도 하였지만, 그건 내가 당신을 억지로 떼어내려했기 때문에 오던 거부반응이었거든요.
그렇게 한참을 괴로워하다가.
그냥 '나는 아직 당신을 보내지 못하였다'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더이상 죽고싶지도 않았구요.

그리고나서 나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사람,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좋은 사람을 만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혼자 노력할 수 있었답니다.

좀 더, 더 노력할거에요.
좋은 사람이 되기까지.

정말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당신도, 그렇게 날 떠난 당신도 날 알아봐주는 날이 오겠죠.

혹여, 이 생에 알아봐주지 못해도 괜찮아요.
나는 그래도 당신을 마음에 담고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그 자체로 행복할 것만 같으니까요.

많이 보고싶네요.

당신은 여전히 모르겠지만...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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