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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날, 엄마가 되어가는 저를 되돌아보았습니다

애엄마 |2015.10.10 18:34
조회 540 |추천 4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만 5개월이 되어가는 아가의 엄마입니다.

 

10월 10일,

아기를 수유하다가 핸드폰을 보니

임산부의 날이라고 하더라구요.

 

문득

임신 초기였던

작년 이맘때의 제가 생각났습니다.

 

작년 여름에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임신했거든요.

이맘때 임신 초기 입덧이 한창 심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면 너무 어지러워서

무슨 배멀미처럼 멀미를 심하게 했어요.

 

그때는 정말

항시 위에서 위액이 넘어오는 느낌이 들었네요.

식사는 커녕 그냥 물만 먹어도 메스껍고 힘들었어요.

간신히 속이 좀 가라앉으면 식사를 했는데

그러고나면 또 꼭 속이 뒤집어지더군요...ㅎㅎ;

누워있어도 어지러워서 제대로 잠에 못들고...

임신 초기는 잘 티가 나지 않고 배가 부르지 않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임신 초기가 제일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체한 느낌이랑 숙취있는 느낌 진짜 싫어하거든요.

매일 매일 심하게 체한 느낌, 숙취로 어지럽고 메스꺼운 기분을 느끼며

좀 편해지는 때가 오겠지, 16주가 되면 편해진다던데, 이러면서

하루하루 버티듯이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날은 먹은 건 없는데 속이 너무 아프고 토할 것 같더라구요.

정신없이 웩웩 거렸는데 먹은 게 없으니 음식물은 안나오고

노란 형광물질 같은 게 나왔어요;

나중에 그게 위액? 쓸개액? 같은 거란 걸 알았죠

그날은 속이 쓰리다못해 긁어낸 듯 아파왔습니다

 

그렇게 거의 아무것도 먹기 힘들 정도로 속이 메스껍고 입덧이 심했던 초기가 지나고

정말 임신 기간 중에선 그나마 제일 편안했던 중기가 왔어요.

이 무렵엔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하고 차마셨던 기억이 간간히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때도 방심하고 있으면 금방 두통과 멀미가 올라왔어요.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한도가 선다고 해야하나,

찌릿찌릿 몸의 관절이 아프고 저리고 쉴새없이 쥐가 나는 경험을 했는데

그래도 이 무렵은 꽤 수월하게 지나갔네요

 

그리고 임신 초기만큼 힘든 후기가 왔는데...

후기땐 정말 의자에 제대로 앉을 수가 없었어요

엉치뼈가 너무 심하게 아팠거든요 ㅠㅠ

허리+엉덩이+다리 이 세곳이 너무 아파 어딜 가지도 못하고

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몸을 지탱하기도 힘들어졌고

배가 많이 나와서인지 다시 뭘 먹으면 심하게 얹히고 많이 체했습니다

누워도 너무 자세가 힘들어 제대로 자지도 못했습니다.

배는 갈수록 남산만큼 많이 나오고 점점 더 몸은 힘들어지고...

이렇게 배가 나오다간 배가 터지겠다고 여길 무렵 쯤 출산했습니다...ㅎㅎㅎ

 

10시간 넘게 진통해서 자연분만 했어요.

진통은 처음에 1분 세게 왔다가 5분 잠잠했다가 이런 식으로 옵니다.

나중엔 점점 쉬어가는 간격이 짧아지고 진통이 점점 심해집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쉬어가는 타임에 핸드폰으로 출산후기도 찾아보고

신랑이랑 얘기도 하고 이렇게 여유를 부렸는데...

갈수록 진통주기도 짧아지고 심한 생리통 정도였던 그 진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더군요...;;ㅎㅎ

참다참다 정말 더이상 못참겠어서 얼마나 남았냐고 절규하듯 물어봤을때

이제 5시간 정도만 더 참으면 될 것 같다는 이야기 듣고 좌절했었네요...ㅠㅋ

 

그렇게 말도 못하게 진통이 심해서 견딜 수 없을때

의사가 이러시면 안된다고 정신차리고 힘주셔야 된다고

이 악물고 힘줬는데... 정말 난생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 너무 괴로워서 엉엉 울었어요

나중엔 울 기운이 없어서 울지도 못하고

그냥 눈물만 주룩주룩 나고 말이 안나와서 말은 못하고 울음만 토하는 절 보면서

남편도 고개를 푹 숙이더라구요

고개 든 남편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된 모습을 보면서

순간 마음이 따뜻해져서 그 아픈 통증을 조금이나마 잊었었네요

그것도 잠시, 아기 머리가 내려오면서 정말 그때부터는 온몸이 뒤틀리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어

힘주면서 온몸을 비틀고 아아악 소리지르며 또 절규하고 ㅠㅠ

 

이러다 정말 못참겠다고 여길 무렵에

이제 됐다고 분만실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분만실에서 10분 가량 진통하고

주치의가 아래에서 슥삭슥삭(회음부 절개였겠죠)하더니

응애 응애...

그때 처음으로 우리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어요

 

저는 아직도 그 순간과 그 순간 들었던 거 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나요.

아... 내가 아이를 낳았구나... 내 아이의 울음소리구나...

그렇게 그 조그마한 아이의 얼굴을 처음 보고 목소리를 처음 들었어요

회음부 봉합을 하는 그 시간동안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감격이라고 표현해야할까요

뭔가 그 찰나의 순간에 그동안 살아왔던 제 인생과 제가 통째로 바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엄마가 되었습니다.

 

출산은 짧고 강한 진통이고

육아는 더 긴 진통이라고,

출산은 육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런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겨우 만 5개월 되어가지만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조리원에서 아이를 안는 것도 무서워하고

기저귀를 어떻게 갈아야할지 몰라 벌벌 떨었던 저는

그렇게 길고 긴 진통을 겪어가며 좌충우돌 오늘도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초기에 젖병을 먼저 접했던 아가가 모유를 거부하는 유두혼동이 와서

모유수유까지 길고 힘든 시간들을 거쳐 간신히 성공해 완모하고 있구요.

초기에 배앓이라고 하는 영아산통이 와서 우는 아기를 부어잡고 밤마다 엉엉 울기도 했어요.

벌어진 뼈마디와 임신 후기 심해졌던 치골통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다

어깨, 손목 등이 아프고 계속 담이 와 아기가 우는데 손목이 아파 안아주지 못했던 때도 있었어요.

1시간, 2시간마다 깨는 아기를 안고 밤이면 밤마다 자장가 부르고 토닥토닥 재워 눕히고...

보채면 아기띠 매고 집 밖으로 나가 1-2시간 걷다가 아기를 재우고 데리고 오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이 그렇게 힘들기만 한 시간들은 아니었어요.

 

잠투정하는 아기를 재우는게 힘들어도

그러다 쌔근쌔근 자는 모습을 보면

아기 욕조에 들어가 물놀이하며 신나는 모습을 보면

이제 사람을 알아보고, 엄마를 알아보고 싱긋 웃어주는 얼굴을 보면

무엇보다

그냥 그렇게 길고 긴 진통을 거쳐 얻게 된 나의 아이의 모든 모습을 보면...

 

그냥...

그 존재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꿈같이 행복하고 믿겨지지가 않아서

가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어 한번은 제 팔뚝 꼬집어본 적도 있네요.

비록 99%가 힘든 시간이고 행복한 시간은 1%일지라도

그 1%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또 행복해서

지금 이 시간들이 정말 소중합니다.

 

그러고 보면

힘든 임신기간 동안 병원에 가서 아기의 모습을 초음파로 볼때,

잘 자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때 느꼈던 안도감

출산할때 길고 긴 산통 끝에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느낀 환희

지금 제 곁에서 웃어주고 옹알이하는 아이를 보며 느끼는 행복함

그 모든 순간순간 난생 처음 느낀 뜨거운 감정들이

저라는 사람을 참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저에게 제 아가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이듯이,

모든 아이들은

그 엄마에게는

이 세상에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겠지요.

 

매일 아기띠 매고 집안일하고 잠도 제대로 못자며 육아하는 제 모습을 보며

저희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엄마가 보기엔 너도 마냥 애 같아서 짠하다고...

저 또한 저희 엄마에게는 제 아가가 그렇듯

힘든 건 제가 대신 해주고 싶고 항상 감싸주고 지켜주고 싶은 존재라는 생각에

문득... 마음이 참 짠해졌어요...

 

세상 모든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마음을 먹고 자란 소중한 사람들이고

모든 엄마들은 그런 커다란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참 멋있는 존재들입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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