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에 글을 쓰게 될줄은 몰랐네요.
저는 30대 애둘 키우는 전업맘입니다. 결혼한지는 10년정도 됐는데 그동안 아이를 가질지 고민을 많이 하다 아이를 늦게 낳아 지금 4살 1살 아이둘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과 저는 겉으로 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둘다 아이들한테는 자상하고 살뜰하게 잘 챙기는 편이며 남편은 중소기업에 근무하지만 그럭저럭 벌이가 괜찮은 편이고 월급도 자기용돈 일부를 빼곤 모두 저한테 주고요. 술담배를 하지만 술먹고 실수를 하진 않습니다. 게임을 하지만 유료로 뭔가 결제같은걸 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집안일도 잘 도와줍니다. 빨래도 같이 개주고 퇴근할때 동네슈퍼에서 장도 봐주고 가끔 피곤 하다 하면 배달음식도 시켜주고.
여기까지만 보면 정말 모범적이고 좋은 남편이죠.. 맞습니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얘기합니다. ㅁㅁ이가 남편은 참 잘 만났다.(남편이 외모도 준수한편입니다. 어디 같이 가면 사람들이 남편분이 잘생기셨네요. 합니다.)
요즘 이런 남편 없다며 남편한테 잘 하라는 소리 많이 듣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 했습니다.애 낳기 전엔....
남편이 좀 가부장적이어서 남자는 밤새고 들어와도 되고 여자는 늦게까지 회식하는것도 안된다고 했을때도, 맞벌이 하는데 남편이 집안일 안할때도 나는 칼퇴근 하고 남편은 매일 잔업에 야근에 힘드니 내가 좀더 하면 되지 결혼생활은 맞춰 가는거니까 라고 생각 했습니다.
근데 애낳고 나니 정말 감옥이 따로 없단 생각밖에 안드네요..
저 애 낳고 3년동안 애 놓고 6번 외출 했습니다. 손으로 꼽을수 있을 정도네요.ㅎㅎ 첫애 낳고 100일쯤 지나서 친정엄마 불러서 목욕탕 가려고 한번, 집에서 차로10분거리 병원갈때 두번하고(이것도 남편이 애 데리고 같이 가자는거 그냥 혼자 갔다 온다고 부탁아닌부탁을 해서 다녀왔네요.) , 정말사정사정해서 스터디모임 딱한번 가고, 친구들이랑 점심 먹으면서 편하게 수다떨고싶어서 한번만 애봐달라고 했는데 나온지 1시간정도부터 계속 전화와서 부랴부랴 밥만먹고 온적 한번..
마지막 한번은 둘째 낳고 정말 친구들하고 수다 한번 하려고 차로두시간 거리 사시는 친정엄마 불러서(엄마 죄송해요~) 한번만 애 봐달라고 하고 점심먹고 온적 있네요.
그외엔 어딜가든 애 데리고 다녔고 심지어 진료받을때도 애 안고 진료 받았어요.
애좀 한번 봐달라고 하면 자긴 못하겠다고 한사코 손사레를 칩니다.
남편은 퇴근할때 전화해서 말합니다. 오늘도 애들 보느라 고생많았어. 나 술한잔 하고 갈거야. 근데 니가 싫어하면 그냥 집에 들어갈게.
거기다 대고 머라 하겠습니까? 내가 싫어 하면 들어 온다고 하니 ㅋㅋㅋ 먹고 오라고 합니다. 일하느라 피곤하고 힘드니 술 마실수 있습니다.
저 그런거 이해 못하는 사람 아닙니다.
근데 문제는 자기는 되고 저는 안된다는거죠..
자긴 집에 오면 피곤해서 쉬고 싶답니다.
나도 피곤하다고 나도 하루종일 일하는데 자기 오면 좀 앉아보자 하면 나도 피곤해 나도 힘들어.
매일 이런식의 말꼬리 도돌이표가 되네요
내년에 첫째가 유치원을 가니 둘째를 돌보미한테 맡기고 일을 하겠다고 하니 내키진 않지만 일은 해라 대신 자기보다 늦게 집에 들어오는 일은 안된다고 못을 박습니다.
시간제 시터를 한번씩 쓰고 외출 하겠다니 말도 안된답니다. 여가생활 즐기기 위해 애들을 어떻게 맡기냐고 합니다.
그럼 나는?? 그랬더니 너는 맨날 그 얘기로 끝나지! 라고 하네요.. 항상 이런식의 반복적인 패턴으로 싸우다 보니 이제 너무 감정소모적인 싸움에 질리고 내가 뭐하는건가 싶고
아이들 때문에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는거 같고 그러네요.
아이들이 밉진 않습니다. 아이들은 너무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근데 3년 내내 아이들하고만 붙어있어야 하니 저도 사람인지라 너무 지치네요.
요즘 너무 이혼을 꿈꿉니다. 하지만 이혼후에 아이들이 받게될 충격과 아빠의 부재로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 하면 목구멍까지 올라온 이혼이란 말을 다시한번 꾹꾹 누르고 잘해보자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큰애는 내년부터 유치원을 가는데 둘째는 이제 100일이라 최소한 어린이집 다닐만 할때까진 또 끼고 있어야 할꺼라 고민이네요.
전업맘들 다들 이렇게 애 키우시나요? 다들 아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가기 전까진 이렇게 끼고 사는게 당연한건데 제가 못참고 이러는거라면 돌 던지세요. 맞겠습니다.
비록 행복하지 않아도 사사건건부딪혀도 아이들때문에 이혼하지 않고 사는게 옳은 선택일까요?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