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둘 대학생입니다.
혼자 마음 고생하는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 현명하신 분들의 조언을 얻어 원만하게 일을 해결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x년 전, 고모가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혹시 2천만원정도 빌려줄 수 있냐고 엄마께 연락이 왔더랍니다.
금방 갚을 것이니 절대로 다른 가족들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면서요.
처음에는 너무 큰 돈이라 엄마도 선뜻 알겠다는 대답을 못하겠다고 했답니다.
그래도 너무 급하다며 사정을 하니 엄마도 마음 약한 사람인지라, 남남이면 모를까 아빠의 여동생이니 딱 잘라 거절을 못하겠더래요.
또 참고로 저희 집 수입의 대부분은 아빠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때문에 엄마는 ‘내가 벌어온 돈도 아닌데 내가 마음대로 결정할 것이 아니다’ 란 생각에 빌려주기로 했대요.
갚기로 한 날짜가 되면 ‘언제에는 꼭 주겠다’, 또 그 날짜가 오면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 반복하기를 근 x년정도 되었답니다.
제일 최근에는 ‘왜 이렇게 사람을 궁지로 몰아세우냐(닦달하냐)’, ‘나도 힘들다’ (다시 찾아보니 대화방을 나가서 저장된 게 없네요.) 라 대답했답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저렇게까지 뻔뻔할 수가 있는지 의문이네요.
이대로 저 말만 믿고 기다리기만 하다가 원금마저 못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엄마도 그 때는 강하게 말씀하셨대요.
‘내 돈 내가 돌려받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중간에서 행동 똑바로 해라. 당신 때문에 부부사이 갈라질 수도 있다는 건 알고 있어라’ 라고요.
그 뒤로는 전화든 카톡이든 문자든 일체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 하십니다.
명절 때도 안 나타나요. 저희 가족 얼굴 보기가 껄끄러운건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요, 아마 그 이유 아니면 없지 않을까요.
그러면서도 엄마는 처음 고모가 부탁했던 말은 꼭 지키고 계셨답니다. 절대 다른 가족들에게 말 하지 않는 것 말이에요.
한 번은 제가 너무 답답한 마음에 저런 식으로 나오는데도 그렇게 입 꾹 닫고 바보같이 그 약속 지킬거면 나라도 명절날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터뜨려 버리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저야 한번 썅년되고 말면 그만이니까요. 따지고 보면 제가 썅년도 아니네요, 내 엄마 내 가족 권리 본인이 못 찾으면 딸이 대신 찾겠다는데.
죽을 때까지 어른들 일에 낀 철없는 미친년 소리 들어도 괜찮아요.
그 정도 소리 듣는다고 저 안 무너집니다.
많은 분들이 다 같은 생각이시겠지만 저는 돈 거래는 깔끔하고 확실히 하자는 주의입니다.
정말 급할 때 소액 아니고서는 빌리고 갚는 거래 자체를 일체 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돼요.
제가 미리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면 조금이나마 말릴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답답한 마음에 엄마를 질책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 그 때 당시 엄마가 저에게 말씀해 주시지 않은 이유는 제가 너무 어렸던 탓이겠죠.
이제라도 저에게 털어놔 줘서 고맙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지금 여러분들께 조언을 얻기 위한 이 글도 쓸 수 있는 거니까요.
몇 달 몇 년 동안 혼자 고민하고 그냥 참으면 잊혀질까, 그깟 돈 안 받으면 그만인데 묻고 넘어가려고 했던 적도 많았다 하십니다.
하지만 빌리기 전과 후의 태도가 극명히 달라 괘씸해서 그 죗값으로라도 꼭 돌려받아야 속이 후련하겠다 하십니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며 등 돌릴 사이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믿고 빌려드렸더니 돌아오는 건 돈이 아닌 깨진 신뢰뿐이네요.
돈을 자주 쓰거나 잘 빌려주는 사람들은 부유해서 그런 게 아니라 돈보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아셨으면 하는데 말입니다.
이 상태로 가만히 있다가 아무 발전도 없겠다 싶어 딸인 저라도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제가 나서서 드릴 수 있는 도움은 없지만 그래도 딸 된 도리로서 최대한 돕고 싶어요.
제가 궁금한 건
1. 거래 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만약 계속 저런 태도라면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2. 만약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이 상황에서 가장 현명하게 행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두 가지입니다. 지혜로운 답변 정말 간절히 부탁드려요.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