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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하게 생긴 여자

정말싫다 |2015.10.26 21:51
조회 10,125 |추천 12

말 그대로 난 '순하게 화도 잘 안 낼 것 처럼 생긴' 얼굴임.

막 예쁜건 아니지만, 나름 못생기진 않았음... 어디가면 여자들이 항상

'남자들이 좋아하게 생겼다' '순하고 참하니 여성스럽게 이쁘다' '청순하다' 소리 종종들음.

 

어쨌든 난 내얼굴에 불만족스런 점이 있지만 , 그렇게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감솨.

남자들에게도 인기가 영 없는 편은 아님. 소개팅이나 미팅은 꼭 애프터 들어오고,

모임이든 어디든 나가면 몇 명 씩은 꼭 연락 오는 편. 늘 남자들이 먼저 다가오는 것에 익숙함.

 

여기까진 좋은데.....

생긴게 그렇게 '순하게' 생겨서 그런지...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만하게 보는 것 같음.

어디가서 남자들한테 막 실실 웃어주는 스타일도 아니고, 아니다 싶으면 나름 예의 갖춰서

철벽치고 티도 내고..  아무 남자한테나 애교떨고 흘리는 성격도 아닌데...

 

대신 사람한테 대 놓고 쌀쌀맞게는 못 구는 성격이라...

조심스럽게 예의 있게 데이트 거절, '카톡 답장 단답형' 등으로 나름 맘 없다는 표시는

딱 부러지게 함.

 

내 태도나 행동만 봤을 땐, 내 얼굴이 쫌만 더 세게 생겼거나 덜 순하게 생겼으면

불편하고 어려워서 들이대지도 못했을 것 같은 남자들까지 막 들이댐.

 

정말 어디가서 여자한테 말 한 마디 못 붙일 것 처럼 보이는 그런 남자들까지

나한텐 막 들이댐.

 

'남자를 잘 모를 것 같다' '마냥 착할 것 같다' 는 말도 남자들이 자주 함.

그렇게 보여서 지들이 어렵지 않게 들이대도 될 것 처럼 보이나봄.

정중하게 카톡 단답형으로 대답해서 대화 흐름 끊고, 시간 없다 하면 ..

대충 눈치껏 '이 여자 나한테 맘 없구나' 하지 않음?

맘에 안드는 남자가 대화 이어가려고 해도,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럼 잘 자세요'

하고 확 단절시켜버림.

 

근데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연락오고, 만나자 하고 하면 정말 짜증남.

인기 있다고 자랑하는게 아니라...

'내가 순하게 착하게 생겼다고 진짜 너 같은게 막 들이대도 될 것 처럼 보이나보다... 아 기분나빠'

이 생각밖에 안 들음.

 

첨에 예의있게 정중하게 거절하고 피할때, 자기가 알아서 눈치껏 끊어버리지..

자꾸 저러면 결국 나도 나쁘게 할 수 밖에 없음. 안 그래도 단답형으로 대답해주던 문자는

더 짧아지고, 연락 대놓고 씹게되고 ...

 

늘 남자들에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됨.

 

솔직히... 얼굴이 동안이고 순하게 생겼다고 해서, 길에서 그냥 마주쳤으면 상대도 안 했을 것

같은 남자들까지 '순진하게 생기셨다, 연애 많이 안 해 봤을 것 같다'고 입바른 소리 하면서

생긴것만 보고 만만하게 다가올 때... 속으로 코웃음남.

겁나 우스움. ㅋㅋㅋ

 

'그렇게 보이냐? 그래서 내가 너 좋아해 줄 것 같이 보이냐? 병X'

이렇게 보임.

 

연애 많이 해 봤음. 그리고 키크고 잘생기고 '센스있는 남자' 좋아함.

외모지상주의라고 욕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게 내 이상형인걸 어떡함.

'잘 생겼다는' 건 지극히 주관적이라... 내 눈에 잘생겨서 사겼어도, 남들이 봤을 땐

못생겼을 수도 있음.

 

이 얘길 하는 이유는, 잘생긴 남자 좋다는게 아니라... 나도 나름의 '기준'이 있는 여자란 말임.

좀 착하게 얌전하게 생겼다고 해서, 아무나 막 들이댄다고 넘어가는 여자가 아니라는 말임.

 

이렇다 보니... 점점 더 자꾸 철벽녀가 됨.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보니 눈치만 빨라져서

남자가 조금만 눈길주고 해도, 맘에 안들면 너무 티나게 대 놓고 피하고

상대도 안 하려고 하고... 본의 아니게 '싸가지 없는 짓'을 하게 됨. 이게 참 싫음.

'순하게, 얌전하게' 안 보이려고 더 표정관리 하게 되고... 말투도 달라지고...

 

예전엔 이 정도 까진 아니었음. 그냥 친구하면 되지, 오빠동생 하면 되지...

돌려 돌려서 그냥 편한사이로 지내려고, 사람한테 대 놓고 싸가지 없게 안 굴고 잘 지내보려고도

했는데.. 그러다보니 더 만만하고 쉽게 보는 것 같아서 안되겠음.

 

길에서 연락처 묻는 남자들도 있었음.  '픽업 아티스트'인지 뭔지가 많다고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 나한테 관심 없어도 그냥 '경험상' 물어봤을 수도 있지만...

이러나 저러나 더럽게 기분나쁨.

또 얼마나 내가 순해보여서 만만하고 쉬워보이면... 그 생각밖에 안 듦.

 

연애를 할 때도 이게 은근 신경쓰임.

'내가 엄청엄청 청순한 짓만 하길... 엄청 엄청 여리여리하고 여성스러운 짓만 하길'

그런 것만 기대함. 그렇게 생겼다고... 내 성격은 털털한 면도 있는데...

나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난 그런 행동 하면 안 될 것 같을 때가 많음.

 

언제부턴가.. 날 그냥 그렇게만 보고 좋다고 다가오는 남자는 재미없음. 매력없음.

흥미없음. '너도냐?' 그렇게만 보임.

 

아... 어떻게 정리해야 하지?

그냥... 넋두리였음. 하소연이었음.

 

이거 진짜 자랑이 아니라.. 나한텐 짜증나는 부분임.

근데 나같은 여자 은근 많지 않음???

추천수12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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