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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댁 자랑 좀할께요!!

헤헷 |2015.12.18 16:11
조회 1,231 |추천 7

어제 오늘 1%, 3% 시어머니 글올라온거 보고 저도 시댁 자랑좀 하려구요^^

 

남편은 한살연하 대구사람, 저는 34살 토박이 서울.

저희 아빠가 경상도 분임에도 다클때까지 아빠같은 사람만 만나야지 할정도였어요.

엄마한테 항상 다정하시고 저랑도 잘 놀아주시고. 뭐든 가족과 함께하는 자상한 아빠모습에

경상도 남자는 다 우리아빠같은줄 알았죠

 

그러다 거래처.. 자세히 말하자면 하청업체 직원이였던 남편을 만났어요.

제가 먼저 좋아했구요. 대구사람이라 더 좋았어요. 경상도 사투리만 쓰면 좋더라고요 ㅎㅎ

 

삼십여년간 경상도사람 빠순이였던 저는 경상도 사람이 무뚝뚝 한걸 남편만나고 처음알았어요.

중간 중간 다투기도 많이 다퉜고. 다른문제는 없고 애정표현좀 해달라고;; ㅋㅋ그래도 그 무뚝뚝함 속에도 저를 챙겨주는 모습이 있었어요.

 

연애 3년차에 제가 남편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하는 일이 있었는데 바람쐬러 가자하고는

대구를 가더라고요. 시댁이였어요.

 

시댁은 대구에서도 차로 30-40분거리에 있는 시골이였는데 집에는 이미 저 데리고 간다고 말을 해놨나봐요. 그때 저는 남편이랑 헤어진다고 차안에서도 울고불고 해서 정말 엉망이였는데.

 

이남자가 저한테 티는 안내도 시댁쪽에는 제얘기를 많이 했었나봐요.

 

차문열고 그냥 가버릴까도 했는데 시어머니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맨발로 뛰어나오시면서

"아이고~ 왔나~" 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안겨버렸어요. 왠지 서럽더라고요.

어째어째 집에 들어갔더니 고모님, 고모부님을 포함함 일가친척 20분정도가 계시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남편이 칠대 독자이고. 시누가 셋, 어머니가 이집안에 고모부를 제외한 유일한 남자이며 이집안 남자들은 죄다 명이 짧더라고요. 아버님도 40이 안되서 돌아가셨고 작은아버님도 20대중반에, 친적동기들도 죄다 여자.. 이 집에 유일한 남자가 결혼할 여자 데리고 온다고 하니 만사제치고 모두들 구경(?) 오신거죠. 게다가 서울사람이라고 하니..

다들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우리ㅇㅇ이가 무뚝뚝해서 여자라곤 못만날줄 알았는데 우예 이런 아가씨를 데려왔노.. 라고요.. 찔렸어요. "참한"아가씨는 아닌데..

 

상견례하실때도 저희 아빠엄마 대구 지리몰라 불편하실거라고 구지 일산까지 시누셋에, 사위셋에 데리고 저희 엄마아빠한테 곱게 키운딸 저희집에 주셔서 감사하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시면서 직접키우신 깻잎이랑 고추랑.. 별거아니라고 그러시면서 주시는데 꽁꽁싸맨 보자기를 보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상견례끝나고 저희 부모님이 정많은 집에 시집보내는거 같아서 마음놓인다고 하시고 주신 깻잎이랑 고추 장아찌해서 예쁜병에 담아 시댁에 다시 보내드렸어요. 귀하게 키운아들 주셔서 저희가 더 감사해요 하고.

 

친구들한테 얘기했었는데 그집가면 백퍼 고생각이라고 했는데 "왔나~" 이말이 자꾸 머리에 빙빙

돌더라고요. 멍청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족분들때문에 결혼결심 했어요.

제가 외동딸이라 외롭게 자랐거든요. 남편하고 연애할때 가족 많은 집이 좋다고 했는데. 본인집에 대해서 한번도 말해본적이 없어요. 누나하고 통화하는건 몇번 본적이 있지만 셋이나 있을줄이야;;

 

저한테 프로포즈? 라 할것도 없는 프로포즈에서 너한테 가족을 많이 만들어줄께. 라고 했던 남자가 지금 제남편입니다. 재미라고는 1도 없음

 

저희 어머니 남편낳고 백일도 안되서 교통사고당하셔서 한쪽 다리 무릎아래가 없으세요. 의족생활하시지만 항상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시고 저녁 아홉시에 주무시면서 알바하시고(하지마시라고 매번 말씀드리는데 집에서 심심하다고 소일거리라며 나가세요).. 그 알바로 모으신돈 5천 조금넘는 돈을 결혼하기전 마지막으로 대구 갔을때 저 주시더라고요. 결혼하면 여자가 이정도 비상금은 있어야 된다고. 친정에서도 해주시겠지만 이건 내가 너 주고 싶어 주는거라고. 내딸들 셋결혼할때 아무것도 못해줘서 너라도 해주는 거라며. 그래서 어머니 모시고 살겠다고 제가 직장을 오래다녀서 그만 둘수 없으니 대구집 정리하고 같이 살자고 해도 대구에 친척도 다있고 시누이들도 다 있어서 서울가기 싫으시대요. 답답하다고.  그래서 제가 남편졸라서 대구에 자주 가는데 저희가 대구 갈때마다 저+남편이 좋아하는 밑반찬을 가까이 사는 친정엄마보다 더 많이 챙겨주세요.

 

저는 기독교고 남편집은 제사를 지내는데요. 결혼하고 첫명절에 제가 뭘해야될지 몰라서 어버버 하고 있으니까 앉아서 구경하라고 전부치시면서, 음식하나하실때마다 입에 하나씩 넣어주시며 "간 개안나? 맛나나?"하셨구요. 신랑이랑 저랑 입맛이 아예 반대거든요. 신랑은 초딩입맛이고 저는 아저씨 입맛이고;;

제가 회, 문어, 등등 바다에서 난거 좋아한다고 신랑한테 한번 들으시고는 저 지난 추석때 바다음식은 다 먹어본거 같아요 ;; ㅋ 시어머니 음식솜씨도 제입맛에 딱 맞아서 제가 먼저 전화해서 해달라고 한적도 있어요.

 

큰시누3살, 둘째시누2살, 막내시누 저랑동갑 이렇게 나이차이 나는데요. 모두 저한테 친언니처럼, 친구처럼 대해주고요. 명절때 빨리 올라가라고 우리가 설거지 한다고 우리도 친정왔으니까 올케도 빨리 올라가라고. 남편이 칠대독자라고 해서 온집안에서 우쭈쭈 하는것도 없고. 진짜 걱정 많이 했거든요. 우리아들 우리아들 할까봐. 1도 없어요 그런거 ㅎㅎ

 

시댁은 가족계를 들어서 시댁에서 여름엔 여행을, 겨울엔 큰식당 빌려서 가족모임을 하는데 외롭게 자란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사람들 복작복작하며 서로 고기쌈도 싸주고. 고모님들이 우리 조카며느리하면서 등 토닥토닥해주시고.

 

저희 시어머니요. 남편없이 불편한 몸으로 딸셋, 아들하나 키우셨지만 망가진 자식하나 없고 밖에서 예의바르고 가정교육잘받았다는 말 들을 정도로 키우신 대단한 분이세요. 넉넉하진 않았지만 남에 물건에 손대거나하는 일도 없이 키우셨고요.

 

결혼할때도 아들가지고 장사하는거 아니라고. 어째 이 고운 서울아가씨가 대구촌놈인 우리아들만나가지고 내새끼지만 못쓴다고 너무무뚝뚝해서. 내가 잘해주께~ 어매처럼 따라레이~ 하시며 예단예물 일체 안받으셨어요. 그래도 최소는 해야될거같아서 예단1500보냈는데 폐백할때 그대로 넣어서 주셨더라고요.

 

남편도 어머니께 가정교육을 잘 받아서 저희 친정가도 너무 잘하고요. 명절같은때나 시댁에서 하루자면 "내도 어매랑 잘끼다, 니는 대구가서 시어매랑 자리~" -_- 저러고 저희집 거실에 이불펴요. 친정엄마가 사위온다고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고 본인 입맛에 안맞아도 먹는내내 "맛있다 맛있다" 연발하며 먹고요. 신랑이 체질상 술을 안먹는거 알아서 아빠가 술을 권하지 않아도. "아부지 사위 술한잔 안줍니꺼"하며 아빠 기분도 좋게 할줄알아요 ㅎㅎ 아빠도 아들 생긴거 같다고 기분좋다고 하시고 ;;

 

그래서 대구가 멀다면 먼 동네인데 한달에 한번은 꼭꼭 어머님댁에 가요. 어머니가 소일거리로 집앞에 고추랑 깻잎을 하우스작게 지어서 키우세요. 고추는 그냥 밭에서 키우는데요. 여름한철 바짝 하잖아요 고추농사는. 그래서 6-9월까지 매주 대구 내려갔는데도 힘안들고 시엄마밥 먹을생각에 신났어요. 고추따는 것도 좀 덥긴해도 힘들진 않았구요.

 

시어머니가 이제 환갑 좀 지나셨는데 추운집에 혼자 겨울나실생각해서 너무 걱정이 되서 겨울동안만이라도 저희집에 오세요 그랬더니 "서울보다 여가 안춥다, 모리나?" 이러고서는 안오신대요 ㅎ

한번도 저를 며느리라고 대한적 없으시고 그냥 막내딸 생긴거 같다고 좋아하세요 제가 남편보다 한살 많은데;; ㅋㅋ 호칭도 새아가~ 이게 아니고 진아~ 이러고 부르시는데 그게 너무 좋아요 ㅎㅎ

 

어머니 핸드폰을 예전에 본적이 있었는데 큰시누는 딸1, 작은시누는 딸2, 막내시누는 딸3, 남편은 아들1, 이렇게 되어있는데 저는 우리 진이 이렇게 되있더라고요.. 우리!!!!! 우리!!!!!

 

친정부모님은 질투아닌 질투를 하세요. 다른집 딸내미들은 결혼하면 부모님 생각 더 많이나서 자주연락하고 자주오고 그런다는데 가까운일산은 안오고 대구는 그렇게 간다고 ㅎㅎ 그래도 대구 갈때마다 어머니 홍삼이랑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세요 니가 샀다그러라고 하시면서 ㅎㅎ

 

 

저 금전적으로 풍족한 시댁은 아니여도 마음적으로 너무 풍족해진거 같아요.

가족부자가 된 기분이기도 하고 ㅋㅋ

이정도면 결혼 잘한거 맞죠?

 

다들 행복하세요^^

추천수7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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