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관련된 사이트보면 이쁜 애들도 많고, 새 식구 들이면서 가족끼리 의논도하고, 준비도 하고 희망에 부푼 설레임을 갖고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죠 ㅎㅎ
저한테도 새 식구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준비랄것도, 의논이 필요한것도없이 그냥 어쩌다보니 길냥이 한마리가 오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기분이 붕 떠있는거마냥 마음이 어딘가 편치않았어요. 이유도 없었어요. ) 2014년 11월 28일 금요일 제가 사는 인천 이곳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어요. 저는 도보 30여분 거리에 있는 수봉공원에 밥을 주는 캣맘이에요. 목요일 저녁에 밥을 준게 좀 모자란다싶기도했고, 친구가 금욜에 월차를 내고 저희집에 놀러오기로 했는지라 비가 올지라도 수봉공원에 가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집에서 나서면서 공원쪽으로 가려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발걸음이 안떨어지는거에요. 공원을 가려고 나서긴했는데 이상하게 안가고싶더라는거죠... "그냥 주안역 나가서 밥이나 먹자." 하고 반대편 길로 내려오는데 한 20미터 걸었나... 친구가 그러는거에요. "저게 뭐야?" 도로변 길가에 송전 박스? 케이블 박스인지 사람 어깨 높이되는 큰 회색 박스밑에 뭐가 시커먼게 둘둘 뭉쳐져 있는거에요. 종이뭉치 같았어요. 근데 자세히보니 종이뭉치인지 동물인지, 그것도 개인지 고양이인지, 새인지도 모르게 비에 젖은 뭔가가 머리도 안보이고 잔뜩 웅크리고 있는거에요. 움직이지도않고, 얼굴도 안보이고, 뭔지도 모르죠...
"죽은거 아니야?" 친구의 목에 둘러져있던 긴 스카프를 빌려 그것을 잡고 들어올리니, 얼마나 못먹었는지 스카프를 둘둘 말아서 잡았음에도 앙상한 뼈부터 제 손에 느껴지더라구요. 근데 그게 얼굴을 천천히 들더니 "까악-------- " 하고 동네가 떠나가게 울지않겠어요... 보니까 쥐새끼같은 새끼 고양이였어요. 게다가 긴 꼬리는 완전 똥꼬쪽에 가깝게 잘려서 하얀 뼈가 튀어나온체로 대롱대롱 떨어지기 직전으로 매달려있고, 두 눈의 안구는 동물의 눈이 아니라 빨갛게 핏물이 번졌다고 해야하나..... 게다가 똥묻은거같은 심한 악취까지.... "아... 그 소리가 얘였구나..." 친구의 말인즉, 저희집 오는 길에 어디선가 까악까악 비명 소리가 나는데 어딘지 몰라서 친구는 그냥 지나쳐왔다는거에요. 근데 이 녀석을 보니 아까 그 소리가 얘라는거죠... 때마침 길건너 맞은편에 보이는 동물병원.... 단골 동물 병원은 5분 정도 걸어야하지만 그 순간 그 5분도 걷기싫어서 저와 친구는 앞에 동물 병원으로 갔어요. 사정 설명을 하니 대뜸 그 원장님이 저한테 그러시는거에요... "얘를 어떻게 하실거에요? 키울거에요, 어떻게 할거에요?"
그 말의 의미를 모르진 않았지만, 그 순간 제 입에서 나온말은
"저는 얘가 살았으면 좋겠어요. " 사실 제 생각은, 얘를 치료한다음 있던곳에 방사를 할 생각이었어요. 캣맘들중에 간혹 아픈 길냥이 치료해서 다시 데려다놓는분들이 있거든요. "근데 얘가 꼬리도 잘려서 이렇게 생겼고, 눈에 핏물이 번졌어요..." 원장님이 이리저리 보시더니 안구 내출혈이 심하다고 하십니다.
"얘는 지금 꼬리가 급한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 집에가서 드라이기로 완벽하게 말리세요. 그냥 놔두면 며칠안으로 저체온증으로 죽습니다. 말려놓고 내일 아침에 다시 오세요."
"근데 얘 눈이 이렇고, 꼬리도 이런데요?" "지금 그거 하나도 안급해요. 빨리가서 말리세요..." 그리고 돈도 안 받으시고 영양제를 하나 놔주시는거에요.
집에 데려와서 말리다 중간에 찍은 사진이에요.
손바닥만했어요. 11월말이라 춥고, 아직 방에 난방도 안했고, 고양이 털은 속까지 다 젖어있고, 발견장소 앞에 공영 주차장과 화단이 있었는데, 털을 말리면서보니 얼굴과 털속에 쌀알만한 연두색 씨앗같은게 촘촘히 많이 박혀있는거에요.....
첨엔 몰랐는데 꼬리가 잘려서 안에 뼈같은게 몸밖으로 튀어나왔고, 눕혀놓고보니 꼬리가 90도로 확 꺾여있더라구요...
"얘.... 꼬리는 자를수밖에 없겠지?"
간호사 친구가 봐도, 제가 봐도 이건 뭐 수술로 붙일 상황도 아니었구요...
저런 자세로 엎어놓고 친구랑 열심히 닦이고 말리고있는데 이 새끼 고양이는 저렇게 엎어진 자세로 꿈쩍을 안하고있는거에요... 죽은줄 알고 손으로 콕콕 찔러봐도 미동이 없고, 콧김으로 알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얘도 사람에 경계를 할법한데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가봅니다 ㅠㅠ급한대로 박스를 주워오고, 친구는 있는지도모를 손난로를 사러 나가더니 다행이도 사온거있죠.
나가서 맛있는거 먹기로했는데 저런일 생기고나니 밥이고 나발이고 나가다말고 다시 집에 들어왔죠. 박스안에 고양이를 넣어놓고 둘이 수다떨면서 간간히 이 녀석을 지켜봤어요...
역시나 꿈쩍을 안해요...
이 녀석도 피곤했던지 엎어놓으면 엎어놓은데로, 옆으로 돌려놓으면 그대로 가만히 잠만 자는게 아니겠어요?
근데 등돌리고 자던 녀석이 뒤로 고개를 돌려 저를 힐끔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고 자는거에요...
중간중간 친구랑 대화중에 냥이가 죽었나싶어 손가락으로 찍어봤어요.
다음날 토욜 오전에 병원을 가면서 꼬리 자르는 수술을 할생각하고 미리 수술비도 준비해갔어요. 근데 대략 6주가 안됐고, 체중이 450g 이라 수술할 몸상태가 아니니 주말동안에 살좀 찌워서 월욜에 오라고 하셨어요.
꼬리를 최대한 살리겠다 하셨지만 결국 예상대로 똥꼬 가까이 있던만큼 자르고, 넥카라 쓰고오니 그날부터 지독한 악취가 전혀 안나는거에요. 처음에 났던 악취는 상처가 썩어서 나오는 악취였지요. 월요일엔 650g 이었어요. 먹는것도 엄청 잘 먹었죠 ㅎㅎ
그런데 집에선 난리가 났어요. 저희집은 개만 32년째 키우는, 개만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난데없이 고양이를 데려오니 식구들이 싫어하는거에요... 그냥 싫은거죠... 이유없이..... 나을때까지 당분간만 데리고 있겠다했는데 결과적으론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죠.....
사실 제가 스스로 불안한것도 있었어요.
밥만 주는 캣맘이었고, 그 냥이들 역시 저한테 부비부비 혹은 다가오는 냥이들도 아니었으니 제가 만져보길 했겠나요... 저 역시 키워본적도, 제대로 만져본적도없는게 고양이였죠... 그냥 막연히 불안했어요...
밖에 나가서 집에 들어오면 다들 고양이 냄새가 난다.... 된장 찌개를 끓여먹고나도 고양이 냄새가 난다... 화장실에서 누가 큰일을 봐도 고양이 냄새가 난다... 우리집에 이상한 냄새가 난다.... 고양이 냄새다...... 끔찍했어요...저는 매일 싸우기 시작했죠.... 냄새가 아니라 무슨 냄새만 났나다면 그게 다 고양이 냄새라는거죠... 사실 님들 아시겠지만 고양이는 냄새가 안나요. 개는 목욕을 해도 냄새가 나지만, 고양이는 안해도 냄새가 안나요. 냄새가 난다면 화장실 모래냄새거나 모래와 변이 섞여나는 냄새일뿐이지요.
며칠후 또 사건이 생겼어요. 가끔 상태를 보러 병원에 가는데 고양이 발바닥에 모래가 굳어 붙어있는걸 저는 신경 안썼는데 원장님은 피부에 좋지않다며 당분간 배변 패드를 쓰라고 하셨어요. 붙어있는 모래도 물에 불려서 씻어내라고 하셨죠. 전 초보라 매장에 가니 제일 좋다는 벤토나이트 성분의 모래를 사용했어요. 그래서 집에서 씻기는데 왼쪽 앞발을 씻다보니 얘가 발버둥을 치는거에요. 그래서 보니 헐..... 다리에 저런 구멍이 있고, 화장실 모래가 굳어 그 구멍을 메우고 굳어 있었던거죠... 저는 또 병원에 바로 달려갑니다... 먹는약, 바르는 약으로 안되니 마취하고 꿰매야 한다는군요. 월요일에 마취하고 꼬리 수술했는데, 수요일에 또 마취하고 꿰매고....
매일 똥꼬와 다리에에 소독약 뿌리고, 약 바르고... 이걸 하루에 몇번씩 했어요.
저렇게 넥카라를 하니 손으로 만질수나있지 저도 사실 겁이 안나진않았어요. 할퀴거나 물까봐요...
아휴... 지금봐도 저 사진은 정말 꼬질꼬질하죠.
사실 그간 저 나름대로 많이 힘들었어요.
당시에 백수였고, 집안의 반대는 심했고, 냥이는 뭐좀 하나 나을거같으면 또 어디가 아프고, 치료하면 또 다른데가 아프고... 꼬리 자르고, 앞다리 치료하고나니, 이제는 다른 다리 하나가 굽어진체로 펴지지않고 걷는거에요... 성한데가 하나도 없었죠.... 그래서 한번은 안락사까지 고려한적이 있었어요. 자유롭게 놀아야할 동물이 나때문에 꼬리 잘리고, 고생하는게 아닌가싶어서.... 원장님이 그러세요.... "그런소리 하지마세요. 잘하신거에요. 그때 안데려왔으면 얘는 며칠내로 죽었을거에요..." 처음의 눈에 있던 내출혈도, 다리 굽은것도 영양실조에서 온거니 잘 먹이면 낫는다고하길래, 좋은 영양제 매일 먹이니 몇주 지나니 눈도 좋아지고, 다리도 조금 펴지는게 아니겠어요? 아......이 녀석이 이제 좀 사는구나~~~ 했었어요.12월 25일은 저에게도, 이 냥이에게도 나름 역사적인? 날이에요.
1일부터 썼던 넥카라를 25일에 풀었던거죠. 이게 사실 동물들에겐 많이 불편해요...
몇번 식겁했던일이 있었어요. 밖에 나갔다오면 넥카라가 고양이 허리에 둘러있질않나, 어느날은 목에 앞다리 하나가 껴서 오도가도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있질않나, 뺄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쳤던지 언젠가는 박스에 똥고에서 나온 피와 고름을 여기저기 해놓칠않나....게다가 넥카라 겹쳐지는곳에 매일 똥이 껴있질않나......
가끔 오줌을 앉은 자리에서 누질않나.... 이걸 빼니까 이 녀석도 뭔가 평소와 다름을 느꼈던지 장난감을 갖고 놀기시작하는거에요저때가 작년 1월 26일 사진입니다.
첫날의 그 꼬질하다못해 진한 회색털이 하얗게 변해가고(처음엔 얘가 회색 고양인줄 알았어요.), 시커먼 귀때기? 속을 그것이 차마 '때' 인지도 모르고, 요놈을 눕혀놓고 면봉으로 다 닦아내니 인물이 쫌 살더라구요? 사실 저 때가 제일 이뻤어요 ㅎㅎ
중간 사진 많이 뺐지만 좀 컸죠ㅎㅎ
원래 계획은 치료만 해주고 방사를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원장님 말씀이, 고양이는 꼬리로 균형을 잡는거라 꼬리가 없으면 높은 담을 탄다거나, 위에서 낙상하는 경우가 있을거고, 발견 장소 역시 차가 많이 다니는 주택가이고 도로변이라 가능한 가정 입양을 권하신다고 하셨어요.
입양글 여기저기 올리려고보니 절차도 복잡했고, 한번도 해본적 없을뿐더러 제가 귀찮고 게으른것도 있었습니다.
그냥 집에 눌러앉게 되버렸어요. 식구들이 늘 하는말은...
쟤는 깨끗하고 이뻐서 금방 데려간다...빨리 내보내라 ......
누가 안 데려가냐......
수봉공원에 갖다놔라....
그동안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식구들의 반대도 힘들었지만, 막연히 저 애를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늘 앞섰어요.
아픈 고양이를 보며 하는 생각이
'걱정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주인 찾아줄께.....'
제가 해줄수있는게 그것뿐이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렀죠... 저희집에 온지 1년이 넘었으니까요 ㅎㅎ
최근 사진을 올려봅니다 ~~
여전히 식구들은 고양이를 싫어해요. 집에서 키우는 개도 고양이가 집에 온 이후로 사나워졌죠...
그래서 집에 새 식구 들이기도 힘들죠 ㅠㅠ
베란다에 살고있지만 식구들이 없을때는 집에 막 돌아다니게 풀어놓아요.
수컷이고 이름은 '공이' 에요.
털옷이 축구공같아 공이이고, 축구공 힘차게 날아가듯 잘 자라라고 공이이고, 이제껏 힘들게 고생한만큼 앞으로 고생은 "0" 이고 "공' 인 상태라서 새로운 삶 시작하라고 '공이' 에요. 주위에서 그래요. 니가 좋은일 했다.....니가 살린거다....너 안만났으면 길거리에서 죽었을거다... 첨엔 그 소리가 듣기 좋았어요. 제가 살린거라 생각했거든요. 좋은일 한것도 같고, 살려고 저랑 만났나싶기도하고 그랬어요.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 안해요. 공이를 보며 가끔 하는 말이 있어요.
공이야...... 그래도 내 살아생전 너 하나라도 거둬서 얼마나 다행인지 아니ㅎ 그거라도 할수있게해줘서 고맙다~~~~~ 어디서 이런말을 들었는데요, 동물을 키워보지않은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큰 즐거움중 하나를 잊고사는거래요. 그리고 동물은 사랑이래요. 그 말은 맞는거같아요. "고양이 키우면 털 많이 안빠지니?" "고양이 키우면 돈 많이 들지않니?" "고양이는 똥냄새 많이 안나니?" 이런 질문들 솔직히 많이 받아요.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해요... "고양이? 털 빠지지. 근데 너도 머리카락 빠지지? 너도 옷사입고, 뭐 사먹고, 병원가쟎아 ㅎ 고양이든 개든 키우는거 돈들어가는거 맞아. 근데말이지, 나는 내가 얘들한테 쓴돈보다 사실 줘야할 돈이 훨씬 더 많아. 근데 얘들은 나한테 단 한번도 그돈 달라고 한적이없어. 그래서 나 얘들한테 평생 빚지고 살아야할지도 몰라~"여지껏 개나 고양이를 키우면서 해준거보다 받은게 너무 많아서 얘들한테 항상 미안할뿐입니다.
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 건강하게, 행복하게, 저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머루야, 공이야!! 누나가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