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추가) 식이장애... 이러다 정말 죽을지도.;

Z |2016.02.04 07:28
조회 84,934 |추천 273
+ 추가 +

헐... 메인글 목록에 식이장애에 대한 글이 있어서, 남 일 같지 않구나 하며 클릭했더니
제 글이네요. 깜짝 놀랐어요.
별 생각 없이, 그냥 너무 답답해서 혼잣말하듯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글이었는데.
제 글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보시고 응원해주실 줄 몰랐습니다. 이런 적 처음이에요.
어디에도 하지 못했던 말인데... ㅠㅠ 가족과 친구도... 아무도 몰라요. 혼자 살거든요.

시간 내서 애정어린 댓글 달아주신 분들, 짧고 긴 따뜻한 말들. 또 간혹 보이는 가시 돋힌 댓글에 쓴소리 해주신 분들도...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댓글들 하나하나 찬찬히 읽었어요.
울면서... 봤죠. ㅎㅎ 때론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따뜻한 듯. ㅠㅠ
웃으면서도... 봤어요. '언니가 그 남자 혼내줄게!' 이런 글들. ㅎㅎ 제가 나이가 좀 있거든요. 눈물 그렁그렁해서 댓글 보다가, '아마 내가 언니일 텐데' 싶어 왠지 귀여워 웃음이 나고.

제가 이렇게 된 시기가 전남자친구와의 이별 이후이지만.
그렇다 해서 이게 전남자친구 때문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탓이죠.
그 사람을 너무 믿고 마음을 줬던 것도, 이별 이후 혼자 그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도, 내 마음이 너무 나약한 것도... 모두 제 탓이니까요.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게 느껴져, 정말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병원 가서 받았던 검사.
그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라,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물론 제 몸이 안 좋아졌다는 거, 막연하게나마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수치화된 자료를 보고 의사의 설명을 들으니 또 좀 다르게 다가오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병원에 좀 더 일찍 가보는 건데.
물론... 그전에는 도무지 그럴 생각도 의지도 가지지 못해서 못 갔던 거지만.

식이장애는, 말 그대로 '장애'인 거 같아요.
공허한 마음을 둘 데가 없으니... 가장 쉽게 풀 수 있는 방법, 가장 단시간 내에 또 가장 쉽게 그것을 잊고 잠시나마 다른 방법으로 만족을 구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되고.
그렇게 찾은 방법이 먹는 거다 보니, 한 번 두 번 그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 아닌 해결을 하게 되고, 점점 집착하게 되고. 나중엔 제어가 안되는 상황이 오는 거 같아요.
비어버린 가슴을 채워야 하는데 대신 배를 채운 거죠.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닌 듯. 일종의 병이 맞는 듯합니다.

그래도 요즘엔 나름 식이조절을 하려 노력 중이에요. 운동도 하고.
처음엔 줄넘기를 했었는데 무릎이랑 발목이 너무 아파서...
요가 동영상 다운 받아 요가 하고. 집에 실내 자전거가 있어서 요즘 거의 매일 타고 있어요.
저녁에는 동네 산책도 가볍게 하고. 확실히 밖에 나가 좀 걷는 게 기분전환이 되더군요.
집 근처에 산이 있는데, 설연휴 지나면 아침에 등산을 시작해볼까도 생각 중이에요. 며칠 전 등산화도 샀다는. ㅎㅎ

몸이 좀 회복되면, 다시 예전처럼 일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요.
그동안 나 자신도 너무 방치했지만,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어 주변 사람들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었거든요.
이러다 인간관계마저 파탄나겠다는. ㅎㅎ;

댓글에 얼른 회복하고 예전 몸 되찾아서 다시 글 써달라는 분 몇 분 계셨는데, 정말로 그럴게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힘내야겠어요.

혹시 저와 비슷한 식이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
당장은 벗어나기 힘들다는 거 압니다. 너무 잘 알죠.
그래도 조금만 그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곧 빠져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요. 정말로 바랍니다.

후기가 너무 길죠? ㅎㅎ 별 생각 없이 끄적거렸던 본문보다 더 기네요.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일이 답글 달아드리진 못하지만, 그래도 제가 정말 고마워하고 있단 거 알아주세요.
아... 그리고 댓글들 지우지 말아주세요! 작심며칠로 무너지려 할 때나, 가끔 몸과 마음이 지칠 때 한 번씩 들어와서 다시 보고 싶어요.



----------------------------------------------------------------------------



- 본문 -

극심한 식이장애를 겪고 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히(?) 아직(?) 먹고 토하지는 않는데. 어마어마(!!!!)하게 먹음.
하루 먹었던 걸 적어보자면... (얼마 전부터 식단일기를 써서 기록이 있음)

피자 한 판, 치킨 한 마리, 콜라, 탄산수, 라면 세 개, 짜장라면, 포스틱, 감자깡, 자갈치, 오레오, 후렌치파이 한 통, 몽쉘 한 통, 마들렌, 우유, 아이스크림 파인트, 망고 아이스바, 김밥, 순대, 잔치국수, 맥도날드 버거 세트.

이게 하루에 먹은 양. 정말 어마어마...;
게다가 이게 하루로 그치는 게 아니라는 거. 이 상태로 일주일, 한 달... 계속 이어짐.;;;;
먹을 땐 미친 듯이 먹음. 내일이 없는 듯 먹음. 사고회로가 정지되는 듯.
배가 고파 먹는 것도 아님.(하긴 저렇게 먹는데 배고플 새가 있겠음?;)
배고파서가 아니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냥 마구 먹음. 맛도 못 느끼면서 꾸역꾸역 욱여넣는 거.

165 조금 넘는 키에, 늘 45~46을 유지하는 모태마름이었는데.
저렇게 폭식을 하고 난 뒤, 단기간에 68키로가 됨.; 20키로 넘게 찐 거.
그러다보니 점점 자존감이 떨어지고 점점 더 우울해지고.
그래서 자포자기로 계속해서 먹고... 악순환.
말랐을 땐 어딜 가나 예쁘단 말 들었었는데, 살 찌고 나서 거울을 보면 눈코가 살에 파묻혀있음. ㅠㅠ 예전의 내 얼굴을 찾아볼 수가 없어.
계획적으로 예쁘게 찌운 살이 아니라, 디룩디룩 쪄버린 살이라 더 미워 보이는 듯.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것도 자꾸만 피하게 된다. 혼자 고립되니 또 먹기만 하고... 정말로 악순환.

갑자기 살이 찌니 건강에도 적신호.
허리, 무릎, 발목, 안 아픈 데가 없었음. 두통도 심해지고. 살도 살이지만 몸이 자꾸 퉁퉁 부음.
결국 얼마 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몸의 균형이 다 깨져 있더라. 무엇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엄청 높게 나와 약 처방 받음.

8년 넘게 만났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 임신 시켜서 결혼하고, 그 뒤로 이리 된 듯...
한동안 정말 아무것도 못 하고 폐인이었다. 일도 그만둬서 더 그랬던 듯.
내가 봐도 이런 내가 멍청하고 한심하지만. ㅠㅠ 도무지 마음을 다잡을 수가 없었음.
그 사람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가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었으니까.

이미 지난 일들, 지난 시간은 어쩔 수 없는 거고.
앞으로의 시간을 잘 만들어나가면 되겠지? ㅠㅠ
그래서 얼마 전부터 운동도 시작했고, 식이조절도 하려고 노력 중인데...
쉽지가 않다.
살이 너무 쪄서 조금만 운동해도 관절에 무리가 가고. 무릎이랑 발목이 너무 아프다.
식이조절은... 그래도 마음 먹고 잘 지키다, 한 번 무너지면 한없이 무너져 또 생각 없이 음식물을 마구 몸 안으로 구겨 넣는다.;;
부디 무너지지 않기를... 무너지더라도 금방 일어날 수 있기를... ㅠㅠ
추천수273
반대수8
베플1|2016.02.04 17:22
댓글 잘 안쓰는데, 이 글 보고 댓글이 쓰고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아 로그인 했어요. 얼마나 많이 아팠어요. 8년 사귄 사람의 배신도 배신이지만, 임신과 더불어 진행된 결혼까지. 얼마나 충격적이었고 얼마나 괴로웠고 얼마나 죽고 싶었을까, 그냥 그 마음이 얼마나 병들었을까를 생각하니 얼굴도 모르는 타인인 제가 다 마음이 아파요. 마음의 병이 몸으로까지 번진 거예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식이장애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드릴 순 없지만, 그냥, 그 마음 누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팠을 거 생각하니 저도 마음이 슬퍼서 이렇게 댓글 남겨봅니다. 괜찮아요 괜찮아. 다 괜찮으니까.. 천천히 하세요. 치료도, 마음 정리도, 천천히 천천히 하세요. 살쪄도 괜찮아요. 모든 여자가 예뻐야 할 이유는 없어요. 괜찮아요.
베플토닥토닥|2016.02.04 11:44
마음이 공허하고 허해서 그래요 .. 맛있어서 먹고싶어서 먹는게 아닌 속에 뭐라도 채워넣어야 할 것 같기에.. 먹을땐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기분좋아지지만 다 먹고나서 망가진 내몸을보면 더 큰 스트레스가와요.. 저도 마음의상처로 인해서 식이장애를 겪어봤기에 충분히 이해가가네요.. 지금이라도 안늦었어요 먹는걸 다른 관심사로 돌려보세요. 이왕이면 활동적인게 전 좋더라구요 . 그리고 얼른 다시 일시작해서 규칙적으로 지내다보면 더 빨리 좋아질거에요
베플어느별에서|2016.02.04 17:28
요즘 며칠동안 식이장애에 대한글이 올라오던데 그냥지나치지 못하고 읽기만 하다가 글쓴이분 글에 감히 댓글 남겨봅니다. 저도 폭식증에 힘들어하고 심지어 불리믹( 토함) 이예요. 아주 오랜시간을 해외에서 보냈고 직장생활도 멋지게하며 제 20대를 다써서 9년간 만나 약혼했던 남자가 제가 3국에 출장간 사이에 바람나서 파혼하고( 제가 버림받음) 저는 혼자 너무 힘들어하다 일이고뭐고 다 때려치우고 다른 유럽국가에 도망와서 현재까지도 나름 막장인생을 살고있답니다. 저 스스로 느끼기에 일콜중독에 폭식 생전 안해본 흡연까지하고 우을증 조울증에 체중이 찗은기간동안 확 빠지다 겉잡을수없이 찌고 ㅎㅎ.. 저랑 비슷한 일을 겪으시고 몸과 마음까지 다치셨으니 저는 정말 진심으로 글쓴이 마음 이해해요. 그치만 여기판에 글쓰신거보면 바뀌고 싶다' 는 마음이겠죠? 다른분들 말씀처럼 절대로 포기하지말고 노력하세요. 저도 지금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바닥이다 스스로 느끼고 내자산이 싫고 초라하다 느끼지만 누군가가 이런나도 좋아해주고 나도 다시 사랑을 하게되면 조금씩 폭식에 대한 강박이 사라질꺼예요. 저는 4년째 정말 매일 먹고 토하고 밖으로 한발짝도 안나가고 했지만 살려고 도망온 이 나라에서 다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아직도 먹고 토함 그치만 횟수가 현저히 줄었고 안하는 날도 생기기 시작함) 저한테 쪽지 주세요 그리고 우리 서로 격려해가면서 정말 이번엔 폭식 식이장애에서 벗어나요. 항상 응원하겠고 굴쓴님도 저도 화이팅 입니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