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명절 준비로 바쁘시죠? 시댁,제사,친정,음식준비,세뱃돈 준비, 민족의 대이동 등등 ^^. 오전에 재래시장 앞을 지나는데 다들 너무 분주하시더라고요. 명절은 명절인가부네요.
근데 왜이렇게 마음이 허하고 우울하죠?
마흔줄에 입성한 노처녀 예요. 음악을 전공하느라 대학때 부터 외국에서 지내느라 결혼시기도 훌쩍 아주 많이 지나버린.타지에서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 보니 건강을 너무 헤치게 되서 작년말에 요양겸 한국에 들어와서 부모님댁에서 직장인인 막내 여동생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어요.
지방에서 사는 동생은 세살 네살 이쁜이 딸바보 아버지구요. 동생하고 올케가 참 착해요. 부모님께도 잘 하고 싹싹하구요 제가 거의 외국에 나가있느라 많이 접할 기회가 없었지만 저 하고도 서로 잘 챙기고 사이도 좋은 순둥이에 똑순이 올케에요.
조카들은 ... 음 한마디로 요즘 어린아이들? ㅎㅎ 올케는 오히려 덜 한데 제 동생이 의외로 애들을 너무 감싸고 돌아서 조카들이니까 당연히이쁘긴 한데 좀 유난스럽다고 하죠.연년생이다 보니 인형가지고 싸우고 울고 싸우고 하여간 그 나이 애들이 그러하듯 전쟁인거죠 뭐.
암튼, 내일이면 동생 식구들도 오고 우리집도 북적북적 하니 명절분위기 나겟죠. 음식준비는 이미 엄마하고 저하고 장을 봐 놔서 오늘 내일사이에 엄마하고 저하고 다 준비하기로 했어요.
근더 마음이 착잡하니 우울하기도 하고 만사가 귀찮기도 하고 동굴 같은데로 숨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글 읽어보면 가족끼리 명절에 모여서 세배하고 영화보고 윷놀이 하고 하하호호 하면서 며칠씩 같이 보내고 하는 게 상상이 안돼요.
하루종일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조카들 어른 다섯명이서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사일동안 얼굴 마주보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겟구. 올케네 친정 부모님께서 집리모델링을 하셧는데 누수가 있어서 구정휴일을 껴서 보수 공사를 하는데 애들 춥다고 올해는 친정을 안가나 봐요.
전 외국에서 이십년간을 혼자 아니면 친구들 몇명하고 지내던 명절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벌써부터 우울하고 신경이 곤두서 있어요. 어디 근처 호텔이라도 잡아서 혼자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어요.
엄마도 제 눈치를 보시는건지 사일동안 와있는 동생네른 부담스러워 하시면서 잘 말해서 하루만 있다 가라고 하고 싶다고 하시네요.
결시친에서 눈팅할때 보면 시어머니들은 어떡게 해서라도 며느리들 하루라도 더 데리고 있으려고 하고 며느리들은 하루라도 빨리 친정에 가고 싶어하고 시누들은 그런 시어머니와 올케사이에서 신경전을 부추기고...
씁쓸하긴 한데 우리집과는 정 반대의 명절 풍경이에요.
동생네 식구들 온다고 깔끔하니 보여야 한다고 어제는 온집안 화장실 대청소 오늘은 손녀들 한테 이쁘게 보이셔야 한다고 미용실가서 몇시간씩 염색에 강아지 두마리까지 미용실에 그루밍 보내 놓고 엄마 누우셨어요.^^
명절인데 저같은 이유로 우울하신 분 있나요? 생각 같아선 호텔 잡아서 하루종일 영화나 보고 싶은데 그러면 안되겟죠? 역시 혼자 살 때가 편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