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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을 당장 부수겠다고 합니다, 그것도 바로 내일

플래시플래시 |2016.02.15 14:05
조회 849 |추천 0


혼자 고민하며 돌아와서 일기 쓰듯이 글을 적었는데,

혹시 경험이 있거나 지식이 있는 분들께 조언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판에 올려보려고 합니다.


방금 오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반말은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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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 남산 자락 아주 낡은 집에서 살고 있다. 이제 1년 3개월 정도 되었는데, 

갑자기 벼락같은 연락을 받았다. 우리집을 당장 부수겠다는 말이었다. 


이유는 이렇다. 우리 집이 오래 전에 증축을 할 당시 집 주인이었던 

할머니와 옆집 주인 할머니가 협의 하에 서로의 땅을 조금씩 침범해서 

집을 짓고 벽을 공유하게 된 것이 발단이다. 

옆집이 이제 그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집을 올리려고 하니, 그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허물지 않더라도 어차피 건물을 허물고 새로 올리면 허물어질게 뻔하다고 한다. 그

럼 위험할 수 있으니 차라리 미리 허물고 새로 벽을 만들어 주겠다는 말.


그럼, 문제는 그 집에 살고 있는 우리다. 우리는 현관처럼 쓰고 있던 

계단을 드러내놓고 살아야하며, 심지어 부엌에 구멍이 뚫리게 된다. 

지금 2월 15일 영하의 날씨를 기록하는 추운 늦겨울에 말이다. 

그것도 당장 내일부터 철거를 시작한다고.


일단 철거를 하고 나서 계단과 부엌 벽을 사람이 살 수 있게 해주는데에는 

한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5월 말에는 완벽하게 원상복구를 해주겠다고 한다. 

(부엌은 그 전까지 가벽으로 막혀있는 상태이고, 

계단은 심지어 나중에는 아예 밖으로 드러나게 되어 지금 계단에 있는 

신발장 등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실내가 실외가 되는 것) 

그리고 건물 공사는 7월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놀란 집주인이 지방에서 바로 올라왔다. 나도 일하다 중간에 나가서 이야기를 나눴다. 

옆집주인, 시공사, 우리집주인 그리고 나. 문제는 뻔한 일이다. 

각자 자기 의견만 이야기한다.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다. 

옆집과 시공사 관계자는 계속해서 불편함을 감수하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말한다, 내가 왜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집주인도 황당해하고 답답해한다. 하지만 그 쪽의 입장은 이거다. 

어차피 벽이 있는 땅도 우리 땅이고 벽도 우리벽인데 

우리 맘대로 허물겠다는데 왜그러냐고. 

그들의 얘기에 정작 살고 있는 우리에 대한 배려는 쏙 빠져있다. 

그러니 협의도 없었고 고민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겠지.


뭐, 그 쪽도 이래저래 이유가 있다고 한다. 집주인한테 얘기를 했는데 전달을 안했네, 

연락을 하려고 했네, 자기들도 사는데 힘들었네 뭐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한다. 

사는 사람들이 젊고 애도 없으니까 등등 말을 늘어놓는다. 

그래서 나에게 선의를 바라는거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손사레를 친다. 

그럼 선의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왜 불편함에 대한 이유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아버지뻘 되어보이는 남자들, 고모뻘 되어보이는 여자분도 다들 입을 다문다.


일단 일주일 정도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입장을 정리하고, 

원하는게 있으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좋은 생각인 것 같고, 

그렇게 하라고 하고 헤어졌다. 시공사 측에서는, 

그럼 초기 한 달 정도를 여관 같은데서 지내면 어떻겠냐고 말했다. 

마치 편의를 봐주는 것처럼 얘기한다. 집주인이 그럼 그 비용을 그쪽에서 대는 거냐 물었더니, 

시공사에서 그건 집주인이 해줘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린 둘 다 어이가 없다.


다시 연락드린다고 하고 나와서 주인과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저런 서로의 상황을 토로하고, 내가 정리한 내용에 대해서 다시 말씀드렸다. 

어차피 집 밖을 나와야만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그러면 걱정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짐이 다 있는 집이 공사를 하게 되는 것도 걱정되고, 

그 안에 물건과 이후의 안전도 걱정이 되며, 우리는 왜 한 달 동안 

떠돌이처럼 살아야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그리고 그건 사실 편의가 아니고, 

보상도 아니며 기본적인 조건이고 나는 거기에 보상이나 

합의를 위한 조건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그리고 집을 나서야하는 거면, 혹시 이사도 가능하냐고. 

그랬더니 집주인은 미안하다고 갑자기 목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나가면 공사하는 도중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지 않을 게 뻔한데, 

여러 모로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 상황이 못될 것 같다고.


그럼 결론은 결국 한 가지 밖에 없다. 공사를 무조건 해야한다면, 

우리는 나가서 지내는 수 밖에.

아니면, 우리가 공사 허락 못하겠다. 사는 사람들이 그건 안된다고 한다. 

떼 쓰고 버티는 수도 있긴 하겠지만.


더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하지만 딱히 답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요구를 해야할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땅이 집주인의 땅이 아니더라도 이미 지어진 집을 동의 없이 

부수는 것은 재물손괴에 속한다고 한다.

아니, 그 전에 일단 그 집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다. 

그걸 그냥 자기 편의, 자기 이득에 따라 일방적으로 부수겠다고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통보하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궁금하다.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고, 나는 어느 정도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조건을 걸어야 합당하고 그 쪽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건지.

아마 하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버티겠지, 그럼 우리도 그 때 버틸 수 있는 것인지.


이런 일이 내게도 있구나, 하는 사실에 통탄한다.

세입자라서 서럽다기보다는, 배려 없이 일방적으로 행동하는, '

어른'이라는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행동이 황당하고 어이 없다. 

젊으니까 괜찮겠지, 라고 말하는 말도 웃기다. 그걸 왜 그쪽에서 생각하지? 

우리에게 한 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앞으로 일주일, 일요일까지 답을 주기로 했다.

만약 생각이 안나면 생각이 안났다고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할 생각이다.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정 안봐줬는데, 우리라고 그 쪽 사정 봐줄 필요 없으니까.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일단은 서로 이득과 손실의 균형을 맞추고 싶다.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우리가 왜 손해를 봐야하며, 우리가 왜 참아야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해 고민도 해보지 않았는지.


우리의 피해는 이렇다.

1. 부엌 벽이 허물린다

2. 실내 계단이 실외가 되면서 그곳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3. 한 달 동안 집에서 살 수 없다


집 주인의 피해는 이렇다

1. 집 벽이 하나 없어진다

2. 세입자가 피해를 입는다


한 달 동안 집에서 살 수 없다면, 그 것에 대한 보상이 숙소를 잡아주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숙소는 잠잘 곳을 마련해주는 것 뿐이지, 

내 불편함이 해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시켰다면, 이후에 나오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닐까.


난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내 생에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창의력을 요하는 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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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조언을 해주실 분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희집은 전세입니다.결혼하고 처음으로 얻은 집이고,원래 올 10월까지가 계약이라 어차피 이사를 나가려고 했어요.
근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여러모로 고민도 많고..저는 또 직장 일이 바쁘고아내는 현재 집안일을 하고 있는데아내 걱정도 너무 많이 되네요...
너무 속이 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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