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얼마 남지않은 임산부입니다.
혼인신고 미리 해서 같이 살다 좋은 날로 날 잡았는데 임신사실 알게 되어 식을 앞당겼어요.
이제 안정기인 18주 지나고 있구요.
입덧때문에 많이 고생하다 요즘에서야 좀 살만합니다.
입덧하는동안 제가 그저 힘들다 속안좋다라고만 하니 신랑은 어느정도인지 모르다가 울면서 대판 싸우고 나서는 나름 신경 많이 써주려 노력하더라구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신랑이나 저나 주당이었고 사람.술 좋아했어요.
저야 임신했으니 당연 못마시고 신랑도 초반엔 술자리 잘안하다가 한두달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 두번정도 술자리 갖구요. 술을 많이 마시면 말많아지고 사람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라 술자리 간다고 해도 이따 나 괴롭히지말고 적당히 마시고 와라 합니다.
맘편하게 놀라고 전화도 안해요.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삼일에 한번꼴로 술자리 갖길래
오늘은 살짝 투덜댔습니다.
아기낳고보자 나도 맘껏 마셔주겠다.
안주챙겨먹으며 천천히 마시고 12시만 넘기지 마라
오빠올때까지 나도 잠못자고 기다리는데 피곤하고 내일 출근해 나 할일도 많은데 업무에 지장있다. 라고 했고 신랑도 12시안엔 온다고 꼭꼭 약속했습니다.
6시 퇴근하면서 다시 전화왔길래 12시 전에 들어오려면 부지런히 마셔라. 12시 지나서 오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보자 라고 장난으로 얘기하고 끊었어요.
1차에서 자리옮긴다고 전화온게 7시초반이었고 그 다음 통화가 11시40분이었습니다.
집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곳이었으며 노래방갔다가 살짝 빠져나왔으며 이제 대리부른답니다.
바로 출발한데도 이미 약속한 12시는 지날 시간이며
회사사람들과 노래방가면 도우미 불러 놀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전에는 회식해도 노래방은 안가고 빠져 나왔는데 오늘은 노래방까지 갔단것에 더 화가 나더라구요.
알아서 해라하고 그냥 전화끊고
신랑이 들어온 시간은 1시40분 입니다.
들어와선 침대로 와 껴안으려 하길래 뿌리치고 작은방으로 와서 문걸어잠그고 자려고 누워있네요.
이러고 누워있자니 오만생각 다 드네요.
일단 얼마안남은 결혼식 후의 제주도 신혼여행은 내일 취소하려 합니다.
이 사소한 걸로 이렇게 정떨어질줄 몰랐는데
사소한거 하나 못지키는 신랑에게 신뢰도, 믿음도 없어졌고. 정떨어졌어요.
임신중이라 예민하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원래 성격입니다.
전에 만나던 남자도 집가난하고 신입사원이라 월급도 적고 했지만 개의치않고 결혼생각했었고 뒷바라지 열심히 했습니다. 큰 건은 아니지만 그 사람의 거짓말을 알게되서 헤어졌었어요. 지금껏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하다 이제 자기 자리잡고 편할 일만 남았는데 이런 일로 헤어지냐며 붙잡아도 인받아줬습니다.
다른사람도 아니고 내가 평생을 사랑하고 함께할 사람이면 신뢰와 믿음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고 그게 깨지면 그 관계는 유지될수 없다 생각합니다.
신랑도 이런 제 성격 잘 알고 있고 냉정하고 못됐다 하는데. 제가 하고자해서 그러는게 아니라 그냥 정이 떨어지고 얼굴보는것도 싫어지니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이번에도 신랑은 너무하다 못됐다 할테지만 신혼여행이고 뭐고 다 취소하렵니다. 저 사람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맘같아선 식도 취소하고 싶지만 그건 둘만의 일이 아니니 그대로 진행해야지요.
솔직히는 애 낳은후 두고보자라는 심경인데.
애낳을때까지 계속 같이 지낼 생각하니 갑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