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최진실씨의 자살로 인해 인터넷상에서의 허위사실 유포, 악플 등이 얼마나 치졸하고 더러운 짓인지 많은 사람들이 뼈절이게 느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의 관심을 업고 국회에서는 사이버모욕죄, 인터넷실명제 강화를 위한 법안발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처럼 인터넷실명제 강화, 사이버모욕죄, 덧글규제 등에 대한 정치권의 논쟁이 심히 답답하고 어이가 없어 여기에 좀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일단 한나라당의 입법강행이 촛불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니,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니 하는 논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물론 충분히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 정치적 탄압 등에 대한 말들은 이미 지금까지 지겨울 정도로 논쟁되어왔던 부분이라 제 글에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최진실법에 대한 논쟁에 가장 중요한 핵심을 빼고 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대한민국의 최진실법(인터넷실명제나 사이버모욕죄를 통칭해 최진실법이라고 하겠습니다)이 전세계 국경을 무의미하게 하는 인터넷(사이버)공간에서 과연 얼마나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악의적이고 계획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자 하는 사이버 테러범이 있다고 합시다. 그들이 국내 사이트에 허위사실을 올리지 못하게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유명포털에서 법적 장치를 통해 사용자를 제제하더라도 마음먹고 허위사실이나 연예인괴담 유포하고자 한다면 그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한국의 사이트를 통제해도 해외 다른 나라의 사이트에 접속하여 게시하면 그만입니다.
즉, 법의 구속력은 해당국가에 있는데 인터넷은 전세계의 경계가 없으므로 법 자체의 구속력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반론하실 겁니다. 다른 인터넷사용에 있어서 어떤 부분들은 사용자가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그런데 그것은 국내법을 적용하고 있는, 소재가 분명한 국내 사이트를 사용할 때 한하여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아셔야 합니다.
(잘 이해 안되시면 짧게… 국내법에 저촉받지 않는 소재가 불분명한 수많은 사이트들을 이용하면 누구도 대한민국의 정보통신법으로 보호받을 수도 저촉되지도 않습니다.)
절대 인터넷을 이용한 비방이나 인신공격 등이 정당하다는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진실법으로 통제가능한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딱 떠오르는 부작용 세 가지만 말해볼까요…
첫째,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으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됩니다. 이 부분은 더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둘째, 소리바다가 영업정지 됐을때도 그랬듯이 대체할 수 있는 해외사이트로 사용자들이 흘러나갈 것이고 이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법 때문에 한국의 훌륭한 기업들을 고사시키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네이트, 네이버, 다음은 더 이상 한국 네티즌들의 놀이터나 토론의 장이 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의 여론이 대한민국에는 존재 할 수 없을 수도...)
셋째, 해외글로벌 기업들의 대한민국 진출을 꺼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툭하면 압수수색하고 자신의 회원에 대한 정보를 처벌받으라고 제공해야하는 나라에서 사이트운영하기 참 힘들 것 같습니다.
자.. 그렇다고 악플러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들을 보고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요. 저도 동감합니다.
대안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대한민국의 최진실법을 국제적인 공통의 법으로 만들거나( 혹은 전세계가 단일 국가가 되도록 세계통일의 대업을 이루거나) 전세계인의 식별코드인 지구인등록번호를 도입해 실명인증 후에만 글을 쓰도록 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세계에 구속력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런 것 말고도 여러 부분에서 시스템을 통일해야 할 것입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최진실법을 만들어 인터넷사용을 통제하겠다는 그 발상이 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른 한가지 대안은 네티즌의 자정입니다. 저는 이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숙한 인터넷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해결방법은 아니지만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희망적인거 같습니다.
선플운동을 하거나 누가 악성루머가 담긴 파일을 메신저로 주면 ‘친구야~ 이런 거는 퍼트리지 않는게 좋겠어!’ 라고 단호히 말하는 운동을 하는 겁니다. 지금도 조금씩 선플운동을 하는 네티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성숙한 인터넷문화가 자리잡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는 안티 때문에 연예인들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안티도 관심에서 비롯된다는 사고의 전환으로 대중의 인기를 다시 얻은 연예인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안티때문에 자살을 하기도 했고 안티 때문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분들은 많은 대중들이 그 악플러의 말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중을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저는 사이버공간에서의 사이버테러범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대한민국에서 법을 만들어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말씀드렸습니다. (현실적으로 통제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이러한 전제하에 해결책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자, 이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사이버공간에서 국내법만으로 사이버테러범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이 있겠습니까?
방안이 있다면, 그 방법을 얘기해주세요. 저는 전세계를 단일 국가로 하거나 지구인등록번호제도/지구인실명제를 도입해야한다는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도 내놓았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방안이 없다면, 제가 말씀드린 네티즌 스스로의 자정운동 외에 다른 방법을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정말 궁금합니다.
길게 쓰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정말 길어졌네요.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시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