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전 그지선수도 만나봤지요.

track |2016.03.17 03:17
조회 3,208 |추천 0
게시판 읽다가 저도 옛날일이 생각나서 써봅니다.


거의 10여년전이었음.
회식으로 나이트를 갔음.
피곤한 상태에 운짱이었던지라 술도 못먹는데 부킹감.
옆에 앉았는데 맥주 주길래 먹는 척 하고 앉아있었음. 일반적인 질문들이 오갔고 뭐하시는 분이냐했더니 갑자기 빛바랜 공중전화카드을 꺼냄. 그 앞에 사진이 자기라함. 아.. 그러시냐함. 사진도 바랬고, 어두운 나이트에서 뭐 보이겠음? 심지어 나는 올림픽도 안보는 여자임. 프로야구만 봄. 그래도 뭐 금메달 몇개 땄다 하니 좀 대단해 보였음. 질문도 좀 하고 뭐 나름 얘기를 좀 했음. 거기 동생이 술 먹이는 것도 좀 막아주고 했던듯함.하지만 그냥 그렇게 수많은 부킹자리중 하나였음.
문제는 당시가 나에게 질풍노도의 시기였음.
일도 바쁘고, 뭔가 내 실력이 이게 아닌 것 같고....
그냥 삶 자체가 고민거리였음.
그러다보니 며칠 후 고민하다 문득 생각남.
그래서 검색해봤음. 그랬더니 떡 나옴.
어릴 때 잘생긴데다 정말 잘했던거임.
하지만 은퇴하고 한참 후였던 당시는 졸업한 학교에서 학위중이었음.
그래서 협회에 전화함.
"×××선수 연락처좀 부탁드립니다" 했더니 놀랍게도 걍 알려줌. 것도 폰번호를....ㅎㅎ
바로 전화했음.
1은 나. 2는 그지선수

1난 일전에 나이트에사 만난 사람이다.

2연락처는 어떻게 알았냐?

1협회에 전화해서 물어봤다.

2협회 어이없다. 얘기해야겠다.
무슨일이냐

1얘기를 좀 들어보고 싶다.

2뭘 해줄거냐?

1좋은 술 사겠다.

해서 만나게됨.
사실 뭘 해줄거냐도 웃김.
정확한 딕션은 기억 안나지만 뭐 육체적인걸 원하는 어조는 아니었고 밥사라 뭐 그런거였던 듯함.

어쨋든 그렇게 만나게됨.
그래서 내가 몇 번 갔던 바를 갔음.
그리고 발렌타인 17년산을 시켰음.
처음에 양주를 사주겠다 했던거 같기도하고...
내가 당시 바를 좋아하던 때라 그냥 약간 더 비싼거(당시 시바스리갈 15년을 주로 마셨었음) 시켰던거 같기도 하고 뭐 어쨋든 시켰음.
당시 난 7-8년차 직장인이었고, 친구들 만나도 시끄럽지 않은 바에서 기본안주주고 테이블 세팅도 해주니 킵해서 두세번에 나눠 먹던 그런 때였음.
내 입장에서는 원래 먹던거보다 나름 더 쓴거였음.
이런저런 얘기를 시작함.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음.
난 질풍노도의 시기이고 내주변엔 당신같은 사람이 없다. 금메달을 딴다는 건 뭔가를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거 아니냐? 당신 얘기가 궁금하다.

그 후로 여러가지 얘기를 들음.
거의 일대기라고 생각하면됨.
화려한 과거와 시련과 극복기가 모두 다 있음.
당시 자신의 상태에 무척 만족해했음.
이때도 약간 어이없는 말들이 섞여있었는데 자부심이라 생각했음. 그 때 듣고 겪은 것들이 나쁘지는 않았음.
인간적인 호기심과 이성으로써의 호기심도 조금 있었던

아...쓰다보니 너무 힘듦 ㅠㅠ
대충 빨리 마무리해야겠음.

당시 술이 반병정도 남았었음.
내이름과 전화번호로 킵함.
당근 계산도 내가 함.

그 때 까지만 해도 내가 심한 혼돈기였음.
이후 차를 한 잔 마시면서 또 일대기를 들음.
그러면서 자꾸 헛소리를 함. 예를들면 자기랑 결혼하면 미국가서 살아야하는데 영어 좀 하느냐 뭐 이런...
하지만 이 때는 내가 혼돈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있었음.
게다가 당시가 싸이월드 시대라 이남자 싸이를 보게된 후인거임. 가지고 있던 인간적 호감도 단 두 번 만에 없애는 재주있는 남자였음. 대충 헤어졌던 듯 함.


그리고 얼마후 다시 보자고 연락이 옴.
아는 선배형이랑 나오겠다함.
하지만 난 이미 친한 언니네서 술을 적당히 마신 상태였음.
나보고 술을 사라했던가?
너무 오래된 일이자 잘 기억이 안남..
여튼 여차여차 거절하니 그럼 그 때 그 술을 먹겠다 함.
어이가 없었음.
그냥 알았다 하고 끊음.
끊고 나니 너무 억울하고 언니 앞에서 쪽팔린거임.
나름 얼굴세우고 살았는데, 그깟 양주 반병 먹겠다고 그지같이.....
하지만 쪽팔림보다는 분노가 더 강했음.
급격하게 검색해서 바에 전화를 했음.
이름과 전화번호를 대고 내 술인데 누가 먹으러 오면 "××(내이름)야 잘먹었어~ 넌 내꺼먹어~ ♤♤오빠" 이렇게 써서 메모 전달해달라 부탁함. 친절한 알바생은 알았다고 함. 난 못먹게만 하려고 했는데 언니의 아이디어였음.
얼마후 그 그지한테 전화옴.
내가 불러준 쪽지를 나한테 대로 읽어줌.
자기 어떻게해야 하냐고 안달복달..
사먹던지 ㅇㅇ오빠 술을 찾아서 먹던지 알아서 하라고 함.
놀라운 건 그래도 되냐고 물음.
말대로 하라고 하고 끊음.
설마 했음.
진짜 설마 했음.
곧 다시 전화옴.
그 오빠 성이랑 전화번호 뭐냐고...
전화번호 있어야 술 찾을 수 있다고 한다고...ㅎㅎ
돈없으면 수준맞게 그 앞 ㅇㅇ에서 소주에 떡볶기나 먹으라고 하고 끊었던 것 같음.
...
...
아 마무리가 안된다는게 이런거구나...







추천수0
반대수13
베플우하하|2016.03.17 06:59
그지선수라고 하기엔... 운동만 했던 순진한 사람, 쓰니가 불러내서 술사준다 밥사준다 꼬시다 흥미잃은거구만. 같이 먹던 술이고 여자가 적극적으로 들이대니 착각했나보지.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