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꼬물이 때 데려와서 13년 함께한 우리 강아지를 보낸 지 한달정도 지났네요.
사흘정도는 참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눈만 뜨면 눈물이 났어요.
강아지의 느린 발자국 소리가 없는 집도 낯설었고, 아직 사료가 남아있던 밥그릇을 씻지도 못했어요.
마음에서 보내질 못했는데, 그 아이의 흔적들을 치울 엄두조차 안 나더라구요.
강아지가 특별히 아픈 곳도, 다친 것도 없어서 그렇게 마지막이 될 줄 전혀 몰랐거든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강아지가 떠난 그날이 남동생이 군대가기 하루 전이었어요. 동생이나 저도 타지에서 따로 지내고, 아빠도 바빠서 집에 다같이 모이기 쉽지 않은데, 그날 딱 모여서 다같이 거실에 있을 때 제 품에 안겨서 조용히 하늘나라로 갔어요.
신기하죠?
마지막으로 제가 준 저녁도 먹고 그렇게..
혹시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팔다리를 주무르고,
마지막으로 하루 데리고 자면서
점점 차가워지는 몸 쓰다듬으며 밤새 엉엉 울고, 마지막이다 생각하니까 눈 깜빡이는 것도 아깝더라구요.
계속 뽀뽀하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부족함 없이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더 못 해준 생각만 나더라구요.
그렇게 집 마당 나무 밑에 묻어주고 마음에도 묻었어요.
제일 슬픈 건 그거였어요.
아기 때부터 항상 내가 다 알려주고, 이건 돼 이건 안돼 가르쳐주면 그 말을 잘 따랐던 아이인데.. 사후세계를 모르는 저는 막연하게 두렵더라구요.
어쩌면 강아지가 낯선 곳에서 혼자 헤매고 있지 않을까, 무섭고 외롭지 않을까, 유치하지만 그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 가족밖에 모르던 아이가 가족이 없는 곳에 혼자가 됐다는 생각에요.
엄마는 매일 강아지가 쓰던 담요를 끌어안고 잤어요.
며칠을 울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사실 제 제일 큰 걱정은 그거였거든요, 아무래도 따로 사니까 내가 없을 때 죽으면 어떡하지..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거요.
주변에 반려견을 보낸 사람들을 봐도 아이가 아파서 병원에서 안락사를 권유하거나, 수술하다가 깨지 못하거나, 사고가 나거나 해서 더 힘든 이별을 겪은 사람들도 많더라구요.
나이가 들어 걷지 못하거나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반려견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구요.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좋은 날 가족들 모두 있는 집에서 제 품에 안겨 편안하게 갔다고 생각하니까 참 끝까지 예쁜짓만 하는구나.. 고맙고, 대견하고 그래요.
생각보다 금방 괜찮아졌어요.
지나가는 강아지들을 보면 우리 강아지 생각 하면서 웃기도 하고, 사진을 봐도 눈물은 안 나요.
가끔 못 견디게 보고싶긴 합니다.
엄마는 담요에서 오줌 냄새가 난다고, 툴툴거리면서도 여전히 담요를 빨지 못해요.
잘 이겨내는 중이에요.
찢어지는 슬픔에도 불구하고 저는 강아지를 키운 것을 후회하진 않아요. 아마 또 금방 반려견을 들이게 되겠지요.
나중에 제가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에게도 반려견이 줄 수 있는 조건없는 사랑과, 따뜻하고 먹먹한 이 이별 후의 마음까지도 꼭 알려주고 싶어요.
저는 참 배운 게 많았거든요.
또 이런 사랑을 주고받을 인연이 생긴다면 절대 망설이지 않을 거에요.
제가 이렇게 따뜻하게 사랑할 수 있고, 서럽게 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거에요. 그래서 더없이 고맙고, 지금도 행복합니다.
지금 발치에서 자고있는 반려견이 있으시다면, 이 글을 읽으시고 한번 더 안아주세요. 얼마나 사랑하는지, 반려견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족들에게 주고 있는지 말해주세요. 다 알아주더라구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까지 평생 함께해주세요. 이별까지도 사랑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