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여자입니다.
방탈 죄송합니다.. 그냥 여기 분들이 경험도 많고 현실적이신 것 같아서.. 조언 들으려고 올려봅니다
요새 제 자신이 답답해지고 자꾸 힘들어서요..
좀 길어질 수도 있지만.. 그냥 제 얘길 해 볼까 해요..
요새 가족이 버겁고.. 장녀로 산다는게 짜증나는데
솔직한 마음으론 짜증나고 싫지만.. 또 그런 생각을 하면 죄책감도 들고..
제가 마음씀씀이가 잘못된건지..ㅠ 가족끼리라도 적당히 상처받지않게 쿨하게 살려면 어떡해야하는지..
다른 가족들은 잘 그런 것 같은데 전 잘 안 되는 것 같아서요ㅜㅜ
말 그대로 저는 집에서 세 딸 중에 장녀예요.
부모님이 재혼하셔서 위로 오빠가 하나 생겼는데..
나이는 저랑 같은데 빠른년생이라 학년은 하나 높아요.
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절 먼저 찾아요.. 항상ㅜㅜ
엄마는 아무래도 친아들이 아니다보니 그런것도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해결해 줄 수 있는것도 아닌데 모든 일을 다 알게 되니까 부담스러워요..
어렸을때부터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어릴 때는 집이 넉넉하지 못해서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는데.. 초등학교 3학년쯤부터 여동생 둘하고 집에 있었어요.. 밥도 차려먹고, 집안일도 조금씩 하면서요..
용돈 생기면 과자나 군것질거리 사다가 집에 있는 동생들 뭐 사서 먹이고 같이 먹고..
요새도 그래요.. 뭐 사게 되면 꼭 세개씩 사고.. 동생들이나 엄마 몫도 챙기게 되고.. 그런데 엄마나 동생들은 제 마음같지 않아서.. 잘 안 그러더라구요..
저는 고등학교때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그 다음부터 가족들한테 좀 집착한 게 있어요.. 막 챙기고 하진 못하지만 아빠처럼 갑자기 떠날 수 있다? 라는 두려움이 있어서 엄마나 동생들이 집에 있었음 좋겠고, 외출하고 그러는 걸 별로 안좋아했어요.. 가족이 함께 있는 걸 좋아하고.. 근데 동생들은 커가면서 가족보다는 친구와 더 가까워졌고.. 여기까지는 이해했어요.. 점점 그러려니 받아들이면서..
돈을 버니까.. 가족들한테 쓰게 되는데.. 처음엔 아깝지 않았어요.. 그냥 뭐 필요하다하면 기꺼이 사주고.. 뭐 갖고 싶다면 사주고.. 큰건 가전제품에서부터 시작해서 작은건 잡스러운 생활용품이나 음식같은것까지..
근데 어느순간부터 그게 당연해지더라구요.. 00이가 돈 버니까.. 언니니까..
판에서 막 거지, 거지근성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부모님은 무던하시지만, 엄마는 가끔 하는 말이..
시집가기전에 집에 벌어주고 가야 된다
시집가면 지금처럼 00가 이렇게 안해주겠지? 못하겠지?
이정도야 딸이 해줄 수 있지 뭐.. 이런 스타일?
동생들도.. 특히 막내동생은 지 필요한거 있을때 아쉬운 소리 하는데.. 해주면 당연한걸로 알고.. 안해주면 딱히 많이 서운해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서 베푸는건데도 순간만 고마워하고, 어떨 땐 당연해하고.. 어떨 때는 되려 해달라고 한것도 아닌데 자기가 해줘놓고 서운해한다고 하고...
그러다 작년 말에 집에 잦은 사고가 여러 개 겹쳐서 일어나서 신경쓸 일이 되게 많았었어요.. 엄마아빠가 해결 다 못 하시니까 상의하는 전화도 시도때도 없이 오고 그랬는데 그때 다행히 일이 바쁘진 않았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인사이동 시기고 해서 복잡했었어요.. 그런데 자꾸 부모님이 의지하고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하니까..
정말 처음으로 가족이 날 힘들게 하는구나 싶었어요.. 마음 약해서 거절은 못하고 도와드리긴 했는데.. 내가 없었어도 본인들이 못했을 일인가 싶고.. 안해드리면 알아서 하실텐데 자꾸 해버릇하니까 그냥 나만 고생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같은 가족인데.. 오히려 동생들이나 오빠는 쿨한 것 같고
자기들 할 말만 똑부러지게 하고 마는 것 같은데 저만 괜히 오지랖인지..ㅜㅜ 고민은 고민대로 하고 마음 쓰는데 바보같아지는 느낌..
1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성격이 아닌건 아닌 친구라 맺고끊는걸 잘해요.. 집에 인사드리러 갔는데.. 부모님은 전남친이랑 비교하면서 걔는 싹싹하게 아들처럼 잘했는데.. 지금 남친은 안 그럴 것 같다며.. 우리 집에 잘 할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괜히 더 눈치주시는 것 같고.. 서운해서 "내가 평생 장녀노릇했으면 됐지 내 남자친구까지 우리집 와서 아들노릇 해야하냐"며 싸웠어요ㅜㅜ 진짜 답답한 마음에 소리지르고 나면 괜히 더 울컥하고 죄책감들고 그래요..
저는 맏이니까, 언니니까, 장녀니까 니가 해라, 니가 참아라, 니가 이해해라.. 이런 말이 제일 듣기 싫어요.. 내가 맏이로 살고 싶어서 첫번째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동생들보다 더 인격이 성숙하고, 능력있게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제 모든게 더 부담스럽고 싫고.. 그런데 또 가족에 대해서 이런저런 감정을 가지는 게 불편하고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어요...ㅜㅜ
시집가서 시댁도 생기고 하면 더 스트레스 받을 것 같고
이런 마음으로 가정이나 가족을 꾸려도 되는건지 싶고..
지금 제가 그동안 장녀랍시고 했던 것들을 보상받으려는 찌질한 심리인걸까요?ㅜㅜ
그냥 제 성격이 모나고 답답한 탓일까요?ㅜㅜ
어떡하면 가족끼리도 건강하게 똑똑하게 거리두기를 할 수 있을까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