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얘기
전역이후 3학년 1학기 첫 복학학기 3월 첫째주 어느날
그 날은 점심먹으러 나왔다가 우연히 만난 동아리 후배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내가 동아리 회장이었을때 처음받은 신입생들. 이제는 나와 같은 3학년
'ㅇㅇ아 오빠 전역했는데 과에 소개시켜줄 사람없어?' '아 제 친구있는데 한번 물어볼까요?''그래 한번 물어봐.'
말은 누구나 못할까. 물어나봐준다는 후배 말은 기분이라도 좋게 해줬다.
'오빠 담주에 시간있어요?''? 어?''방금 카톡했는데 소개팅 괜찮데요.''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 진짜? 와 대박이다.'
소개팅 말꺼낸지 5분만에 소개팅 날짜가 잡혔다. 글을 써보면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마 2012년 3월 7일이었던거 같다.그 다음주 화이트 데이 지난 3월 15일 바로 고백했으니..
간단히 내 소개를 하면 그냥 평범한 남자다. 솔직히 잘생겼다는 소리는 별로 못들어본거같다. 훈훈한 청년, 모범생. 나중에 너 같은 속 안썩이는 아들 낳고 싶다. 친형같은 선배175cm 에 표준체형. 전형적인 공대남.
술 , 담배는 조금 즐기는 정도. 술먹어도 11시 버스 끊기기 전까지 무조건 집에들어가는 집돌이주위 여자 없고 연애경험 1번.
첫 소개팅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추워서 잠시 화장품 가게에 있다는 말에 전 여친과의 첫만남은 장소는 화장품 가게가 되었다.
가슴까지 오는 긴머리에 작은키. 첫만남에 '이 사람이라면 괜찮을거 같다.' 라는 확신히 들었다.
그때만 해도 이상형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되는건난 키가 작은 사람이 좋은거 같다.
저녁은 연알못처럼 스파게티를 먹고 아는 형이 알바하는 술집에서 술을 먹고, 전여친이 여후배 기다리는 동안12시 지나서까지 자리를 옮겨 칵테일바에 가고... 첫 소개팅부터 정말 오래있었다.
소개팅하는 동안 손한번 잡지 않고 그저 설레이는 마음으로 전여친에 대해 알아갔다.사는 곳 좋아하는 것 생일 ..전화번호.
나는 아는 형네 집에서 자고, 전여친은 후배집에서 자고...일어나서 카톡을 하다가 터미널로 가서 버스타고 집에 간다는 얘기에 같이 가자고 했다.
웃긴건 두번째 만남에 거의 생얼을 봤다는 점그때부터 콩깍지가 아주 심하게 씌여져 있었고버스타기 3분 전에 했던 말 아직도 기억이 난다.
'또 볼수 있으면..그땐 손잡아봐도 되냐고. 아니 솔직하게 지금도 손잡아보고 싶다..'웃으면서 처음으로 전 여친의 손을 잡았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첫만남그리고 그 다음주 만남에 바로 고백해서 사귀게 되었다. 그날은 화이트 데이가 지난 3월 15일
...
그 이후 2015년 9월까지 사귀었고 나는 그녀에게 헤어지자 말했다.그리고 8개월이 지났고
모든 만남을 다 기억하는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기억한다.원래 사람과의 만남을 잘 기억하는 성격이고 오래 기억해 주변 사람들도 신기해한다.'가족이나 형제 잘지내? 그때 너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괜찮은지 모르곘네'몇 년 지난 사소한 이야기나, 술 자리에서 잠깐했던 가족얘기나 형제들 얘기.
내가 잘하는건 이것밖에 없었다.오래 기억해주고 신경써주고 약속 안 잊고 책임감 갖는 점
하지만 장점이라 생각했던 점들도 단점이 될때가 많았고 전여친을 많이 울렸다.나밖에 모르는 사람. 답답한 사람. 고집쎈 사람. 틀에 박힌 사람
'나는 너 생각해서 ..이런거야...' 라고 그땐 말했지만지금 생각해보면 내 잘못이 100% 다.
중요한 날, 기념일, 생일 때 꼭 싸우고 웃게 해줘도 모자를 판에 싸우고 울게하고..헤어지고 나서 땅을 치며 후회하는게 나인게 당연한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취업 압박이 현실이 되고 졸업 이후 취업 실패로 예민하고 멘탈관리안될 때 작년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
남자의 대화법, 여자의 대화법. 이해하고 베려한다 생각했는데, 그녀가 진실로 원했던건
무슨일이 있어도 내편이었으면 좋겠고..표현이 부족해도 다 알아주길 바래.짜증내고 화내는것도 오빠뿐이고 이렇게 울고 웃는것도 오빠앞이니까 변하지 않고 항상 사랑해줘. 오빠 힘들때 나까지 힘들까봐 잠수타는게 나는 더 힘드니까 힘들때 꼭 날 의지해줘. 내가 짜증내고 화내는거 오빠가 받아주는것 만큼 나도 충분히 기다리고 이해해줄수 있어
정말 나한테.. 과분한 사람이고 고마운 사람이라는걸 헤어지고 나서 수십번을 생각한다.전여친을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쓰레기임을..뼈저리게 느낀다. 물질적으로도 평범에 조금 못미치는 연애했고 선물도 많이 못해줬다.여행하면 항상 버스를 이용했고 데이트는 까페에서 있었던 시간보다모텔 대실해서 서로 놀고 잠자고 과제 같이하고 공부하고 물론 연애도 시간이 더 많았다.
항상 부족했지만 그래도 나와 함께있던 시간에 감사했던 그녀가 너무 고맙고 내 자신이 후회된다.
20대 중반의 연애가 20대 후반 연애가 되고...그녀는 정규직에는 취직못했지만 계속 이직을 하면서 사회 생활을 했고 지금의 나는 아직도 취업준비생이다.
찼으면 전여친이 나를 찼어야 했는데 내가 찼던건..나보다 더 좋은 사람만나 이런 거창하고 소설같은 얘기 보단 정말..내 문제였다.
취업 실패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고 자존감과 깨부셔지는게 느껴졌다.전여친의 사소한 실수와 받아 넘길수 있는 말들이 예민했던 나에게 상처와 실망감으로 다가왔고취업실패, 인생실패...연애까지 급하게 도망치고 내팽게쳤다.
헤어지기 1주일전만에도 터미널에서 떨어지는게 싫어 한참을 껴안고있던게..엊그제 같은데나는 무심하게..... 헤어짐을 통보했다..많이 싸우기도 했고 화해하기도 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헤어진 다음날 판 눈팅은 몇번 했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건 처음이고헤어진 2개월 뒤 한번의 재회와 5개월 뒤 안부인사 이 후 나는 그 이상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
4년의 연애는 2년의 캠퍼스 커플 같은 시간과 2년의 장거리 연애가 있었다. 내 청춘을 함께했던 그녀가 너무 고맙고 내 청춘을 빛나게 해준걸 헤어짐 이후 깨달았다.나는 그녀의 뭐가 힘들고 불만이었는지.....
지금까지 횡설수설하게 썻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크롤을 밑으로 내렸을거라 생각한다.'아 이 남자 답이없네..' 맞다 답이없다. 내가 생각해도 답없고 쓰레기같은 남자라 인정한다.
20대 연애에 있어서 나는 실패했지만..앞으로는 실패하고 싶지않다...
헤어짐 이후 스스로 자초한 힘든 시기는 많이 지난것 같다. 살도 많이 빠지고 여행도 다니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시간과 함께 일사천리로 인생도 함께 진행되어야지 라는 생각도 다 내려놓고
여전히 전여친의 흔적을 보지만 재회하고 싶다는 맘보다 잘 지내고 행복했음하는 맘이 더 크다.내가 '잘지내?' 이 한마디가 그녀에게 일상의 흔들림과 상처 혹은 뭐야이병신..으로 올수있으니.
재회와 안부인사에서 나에 대한 눈물과, 고마움을 포현해준것 만으로..만족해야지..더이상 못다가가겠다. 그렇게 스스로 진정한 끝을 인정해야 되는거라고
나.. 참 글 못쓴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데 변함이 없는거같다. '나는 나고 오빠는 오빠야.' 있는 그대로는 변하지 않는거같네. 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또 볼수 있으면..그땐 손잡아봐도 되냐고. 아니 솔직하게 지금도 손잡아보고 싶다..'
솔직한 마음은 8개월이 지나도 똑같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헤어진지 오래되지 않았다면다시 한번 손잡아보세요.
'사실은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 하고싶다.''잘할수 있을거같아. 그런 확신히 들어.'
정말 너만 사랑하고 잘해보려고 발버둥쳤어. 그때 최선이라 생각했던 것들 사실 다 내가 잘못했어너를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어. 그럼에도 이런 나를 사랑해줘서 고마워
행복하세요.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