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기가 오른다. 하얘보이던 얼굴이 더 하얗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보며 더 많이 웃었다.
대화가 즐거웠는데, 사실 더 즐거웠던건 셔츠 안으로 보이는 하얀 피부와 보일듯 말듯한 핏줄..
움직이지 않는 그 파아란 핏줄을 보며 왜 나의 심장이 뛰는지 알 수 없다.
행복한 취기가 올라오고 언제 다가온지도 모르게 내 옆에 그 사람이 있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와 시끄러운 음악에도 우리 테이블은 왠지 조용하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되는 우리의 심장 고동이 미칠 것 같다. 서로는 말이 없어졌고,
나의 젖꼭지는 튀어나갈 것 같다. 아니, 입은 셔츠가 내려가야만 한다.
하지만 여긴 술집이지.
나오기 전 뿌렸던 향수가 이야기 소재가 되어순간을 적신다.
'아..! 뭔가 알 것 같다.' 이 다음 순간을.
향수가 좋다며 다가오는 얼굴 알지만 모르는 척 하얗게 드러낸 내 목덜미 사이로
입술이 떨어진다.
촉촉하고 나를 미치게 만들어 버리는 이 입술이.
나는 이것이 끝일줄 알았다.
그 부드러운 입술이 내 목을 빨아들이며, 더 오래 머무를 줄은..
일상 속에서 참아왔던 스트레스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취기에 숨겨왔던 내 모든 감각들이 목으로 집중됐다.
전기, 미칠 것 같은 간지러움, 부드러움, 약속
내가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도 알 수 없다.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닌, 내 하얀 목에 있는 피부인 것이다. 그리고 상대는 그 입술이었다.
터져버린 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