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방탈 죄송하고요.
제목 그대로에요. 좀 길더라도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16살이 된 해 1월달이 채 지나지 않아 아빠가 바람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알게 된지 3년이 넘은거죠, 지금은.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6개월동안 엄마한테 아빠가 바람난 것을 숨겼어요.
아빠가 말하지 말라고 그랬거든요. 자기가 말한다고.
알게된 경로는 그 여자랑 아빠가 주고 받는 메신저 내용을 봤어요.
그래서 캡쳐 다 떠놓고 제 폰으로 옮겨놨었는데, 들켰어요.
그러더니 제 폰을 가져가서 다 삭제하더라고요.
전 그거 하나하나 다 읽으면서 혼자 소리죽이고 밤이 새도록
우리엄마 어떡하냐며 꺽꺽 울고불고 난리쳤었는데 말이죠.
자기가 말하겠다고 해놓고서는 3일이 지나니까 도저히 말을 못하겠대요.
엄마 아프게 하는 거 싫다고.
저는 그래서 아빠가 그 다음부터는 엄마한테 잘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더 뻔뻔해지고 엄마한테 함부로하는 걸 참을 수 없어서
엄마한테 말했어요. 엄마는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더라고요.
그걸 어떻게 혼자 알고 있었냐면서. 혼자 얼마나 괴로워했냐면서.
그렇게 둘이 울었어요.
엄마가 혼자 해결해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랬는데 도저히 말이 안통했나봐요. 발뺌하고.
그래서 삼자대면했습니다.
아빠가 저보고 제가 원하는 게 뭐냐길래
그 여자 얼굴이나 보고싶다고 했습니다. 어떻게 생겼는지.
사실 처음 알게된 날 전화를 했어요 그 여자한테.
근데 그 여자가 억양이 너무 쎄서 좀 무섭더라고요. 말하기가.
그여자가 저한테 '여보세요'이러는데 무서워서 끊었어요. 그 땐 열여섯 막 됐을 때였으니까.
처음에는 뭐라도 들어줄 거처럼 말하더니 제가 그 여자 찾아가자고 하니까
얼굴이 싹바뀌더라고요. 아직도 정신 못차렸구나 싶었죠.
근데 그 때는 여차저차해서 엄마가 용서해주고 어떻게든 살았습니다.
저는 엄마한테 그냥 아빠랑 헤어지는 게 낳을 거 같다고 수십번도 넘게 말했는데.
듣질 않으셨습니다. 처음 제가 아빠가 바람폈다고 말했을 때 저를 위로하면서도
아빠를 더 믿었던 분이셨거든요.
고등학교를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갔습니다.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요.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된 선택이었던 거 같더라고요.
계속 생각이 나요. 불안한 느낌 있잖아요.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제 불안했던 느낌이 역시나였더라고요.
엄마는 잘 살고있다고 했었는데...
어느날, 엄마가 아빠의 은행관련 기록을 조회해보더니
그여자가 사는 지역에서 돈을 인출한 흔적이 있더라고요.
저랑 엄마는 아직도 그 여자가 사는 지역 이름도 입에 못올려요.
가는 것도 소름끼쳐합니다. 여름철 제1의 휴양진데 말이죠.
아무튼, 그날부터 또 다시 시작됬습니다.
설마설마했던걸 직접 눈으로 보고 알게되니까
이 때는 미치는 줄 알았어요.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해서 신정사이에 엄마가 아빠한테 연락을 했어요.
집으로 오라고. (저희집은 주말부부입니다. 아빠 직장이 멀리 있거든요.)
그랬더니 오기 싫다고 했답니다.
근데, 제가 처음 알게 됬던 16살 그 때도
(15살때의 크리스마스부터 1월1일까지)
아빠는 저희와 연휴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그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래서 또 그 여자랑 있는가보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엄마한테 그여자 찾아가자고 했죠.
그래서 그날 갔어요. 그여자보러.
가기전에 아빠집부터 들렸어요.
혹시 집에 있을까하는 한낱의 실오라기 같은 희망으로.
근데 역시 아빠는 아빠집에 없었습니다. 그 때가 밤 9시 정도 됬었는데 말이죠.
다시 그 여자 집으로 갔어요. 사실 그여자 집은 어디인지 몰랐어요.
어느 '구'에 사는지만 알았지. 일단 무작정 담판을 지으러 갔습니다.
가서 전화를 했어요. 그여자한테 제가.
저장이 되어있진 않았지만,
3년이 지나도 희미하게 무의식중으로 기억되더라고요.
근데 제 번호인지 아는지 전화를 받지도 않고 받자마자 끊더라고요.
그래놓고서는 아빠한테 제가 그여자한테 욕을 했다고 일렀는지,
아빠가 저보고 그여자한테 욕했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안했다했죠. 어떻게 전화도 받자마자 끊는 사람이 욕을 들을 수 있는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머리끝이 빙돌더라고요. 아빠라는 사람은 여전히
저보다도 그 여자가 우선이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여자 머리끄덩이라도 잡을 생각으로 갔는데
엄마는 고상하게 그여자와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전 솔직히 예쁠줄 알았는데, 겉보기에는 엄마보다 나아보이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여기서 또 빡쳤죠.
이런여자 때문에 우리집이 망가졌나하고.
암튼 그 여자한테 다시는 안만나겠다는 약속받고 올라왔어요.
근데 아빠가 단단히 미친건지.
잘못한 자기가 먼저 이혼하자고 하더라고요.
엄마랑 저는 변호사한테 의뢰하기도 했었는데
변호사님께서 말하시는 게 저희집이 꾀 심각한 경우라고 하더라고요.
몇년간 지속적으로 그랬으니까요.
변호사가 말했던 게 잊혀지지가 않아요.
뭐 장사하려고 했던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큰 법률사무소에 있던 변호사께서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심각하긴 한가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엄마는 협의로 이혼하는 쪽이 더 낳을거라고 생각하셨나봐요.
변호사로 재판이혼하면 돈도 많이 들고 그러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지금 수능까지 약 120일 남겨놓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공부는 손에 잡히지도 않습니다.
인생 망해가는 기분 들고요.
아빠랑 엄마랑 통화할 때마다 엄마는 만날 울어요.
아빠는 아직도 뻔뻔합니다.
중간에 제가 집으로 돌아오라고 설득도 했는데
듣지도 않고요. 이번달에는 양육비로 주겠다는 그 돈도 안주겠답니다.
아직 이혼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는 이혼하는게
옳은 건지 고민하시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이혼못해주겠다고 하니까 양육비를 안보내겠다네요.
저희는 길바닥에 나앉지라는건지, 뭔지.
저는 뭐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몇 개월 안남은 학교도 자퇴하고싶고,
엄마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제 엄마를 위로하는 것도 지치네요.
뭐가 맞는 걸까요. 조언좀 부탁드릴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