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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기회가 있을까

ㅂㅇ |2016.08.05 16:44
조회 2,178 |추천 0
어디서부터 시작해야될지 모르겠다
너와는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는데 처음부터 너는 참 엉뚱했어몸이 안좋다고 어디서 영양제를 갖고와서는디저트를 먹으면서 알약을 같이 먹었지소개팅을 몇번 했었지만 그렇게 내숭없는 사람은 처음봤어특이한 아이구나 생각했었어
넌 대외활동이나 공모전같은 것을 좋아하고사람들 만나는것도 좋아하고늘 언제나 다음에 뭐할지 나중에 뭐할지를 생각했지돌발적인 상황에도 '뭐 어때?'라면서 쿨하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너를 보면서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는 아이구나 생각했었어
그치만 자신을 생각하는 만큼 넌 항상 나를 배려해줬어그 마음에 반해서 고백을 결심했고공연티켓을 예매하고 고백장소와 멘트까지 모든 걸 준비했었지사랑에 관련된 공연 내용도 너무 좋았고 이제 나가서 고백을 해야하는데공연이 예정에 없던 추가 코너를 진행하면서 예정시간보다 늦게 끝났고내 계획이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어나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 급하게 가봐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야..
어쩔수없이 먼저 택시를 타고 내가 급하고 떠났고 넌 혼자 남겨졌어거기에 난 오늘을 놓치면 안될 것 같아서등신같이 카톡으로 고백을 했지..지금 생각해보면 최악의 고백이었던 것 같아하지만 넌 이렇게 고백하는 게 어딨냐고 투덜대면서기쁘게 받아줬어너무 고마웠고 그만큼 잘해줘야겠다고 다짐했었지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너 덕분에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것도 많이 했어옷 브랜드 일반인 모델로 당첨돼서 인터넷에도 올라왔었고웹툰공모전에도 같이 응모해서 작은 상도 받았었지철저한 계획아래 부모님 몰래 여행도 떠났었고..그 때 너 들려준다고 한달전부터 우크렐레 연습하다가 손목 다쳤었는데..
집은 멀었지만 학교는 가까웠던 우리는 평일 데이트를 자주 했었지내가 일찍 끝나는 날은 너희 학교로 배웅도 가고여대라서 내가 들어가진 못하고교문앞에서 언제나오나 빼꼼히 쳐다보곤 했었어너 기죽이지 않으려고 항상 최대한 멋내려고 했고장미꽃 한송이도 잊지 않았지
그러다 너가 학교앞에 자취를 하게되면서 우리는 꽃을 피웠던 것 같아하루를 멀다하고 만났던 것 같아내 로망이었던 커플 헬스도 따라와주고집이 멀어서 데려다주지 못했던 것이 항상 맘에 걸렸었는데이제는 몇시가 되었든 널 데려다 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너의 자취방에서 너가 해주는 밥을 먹고 꼼꼼히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처음 생각했던 것 같아아 여자랑 결혼하면 이렇게 살겠구나
그러던 어느날 너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싶다고 말했었어자기 커리어에 유학경력쯤은 있어야한다고6개월이 될 수도 1년이 될 수도 있다면서기다려달라고 말했지나는 널 위한 길이니 전혀 미안해하지말고 다녀오라고 했고남은 기간 많은 추억 만들어놓으려고 정말 원없이 데이트 했었지갔다와서 금으로 바꾸자고 커플은반지를 맞췄고나라고 생각하라고 인형을 직접 만들어서 보냈어
그렇게 너가 미국으로 떠났고그 때부터 참 많은 게 변했어나는 한창 취업준비하느라 바빴고 성적에 예민한 상황이었고너는 미국에 적응하느라 신경이 곤두서있었지매일매일 보던 너가 사라진 공허함이 내겐 너무나 빠르게 스며들었고우린 거의 매 통화마다 싸우게 됐던 것 같아이유는 너가 잠들기 전에 나와 통화하려고 거는 시간이내게는 한창 공부나 다른 활동에 집중해야될 시간이라는바보같은 이유에서였지
두달을 채 못버티고 나는 너에게 시간을 갖자고 했고너는 비용을 대줄테니 미국으로 와서 같이 여행이라도 다니면서다시 풀어보자고 했지만 난 거절했고결국 우리는 헤어졌어




시간이 흐르고 너가 한국에 들어왔단 소식을 들었다나를 한번쯤 다시 만나서 얘기해보고싶다는 얘기까지도 들었어하지만 그 땐 내가 용기를 내지 못했어너무 미안한 마음에 차마 연락을 하지 못했어..
너와 헤어지고 짧은 연애를 몇 번 했고나는 그 누구에게도 맘을 주지 못해 금방 헤어졌어그리고 헤어질 때마다 너 생각이 나더라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 하잖아비록 너가 내 첫여자친구는 아니었지만내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이렇게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알게 된 것 같아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딱 하나를 바꿀 수 있다면너에게 이별을 얘기하던 전날로 돌아가서타지에서 홀로 힘들게 지내던 너를 더 위로해주고 돌봐주고 싶단 생각을 자주 해취업이야 다시 어떻게든 되겠지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는데지금 너의 곁에는 정말 괜찮은 남자분이 계시더라그냥 딱 보기에도 좋은 남자라는 걸 알 수 있어서차마감히 연락을 못하겠어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실수로 보이스톡이라도 보내볼까 생각했지만요샌 그것도 잘 막아놨더라..정말 너무 미안하고 부디 다시 상처받지말고 잘 살고좋은 사랑 해
나는 내가 저지른 잘못, 너에게 준 상처 이제야 돌려받는다고 생각할게그리고 혹시나 내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진심으로 사과하고 반드시 용기낼거야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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