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너는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싱그러운 봄이 완연했던 6월의 어느 순간 부터 부쩍 친해졌던 거 같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회 생활을 했고,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서른에 찾아온 연인과의 혼전파혼은 나에게 감당하기 힘든 사건이었다. 결혼이라는 것 아니
연인이라는 단어의 기억이 희미해져 무뎌진 어느 날, 넌 나에게 왔고 난 너를 그저 쾌활하고
성격 좋은 회사 직원으로만 알았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서 밥을 같이 먹고, 술을 함께 마시며.
서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던거 같다. 나에게 가끔씩 들어오던 돌직구도 나이 어린 여직원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돌직구가 점점 잦아지고, 세게 들어올 수록 내 마음에도
빈틈이 생겼던 거 같다. 나도 외로웠던지 좋았던건지. 너의 그런 행동과 연락들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웠다. 나이 많은 아재에게 그렇게 스스럼 없이 다가온 너에게...
정말 고마웠다. 딱딱해지고 차가워진 내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되살아 났던 잠깐의 시간들.
하지만, 세상이 나와 너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않을 것을 알기에... 난 더 차가워지고, 딱딱해지려
한다. 8년이란 시간이 너와 나 사이에 있지만, 사람들과 세상에선 색안경을 끼고 너와 나를 바라볼
걸 알기에... 이런 내 맘도 괴롭고 아프지만... 넌 젊고 어리니깐 더욱 더 좋은 남자를 만날 기회가
많을 거라고 스스로 되뇌이고 주문을 걸고 있다. 앞으로는 너에게 다시는 연락하는 일도,
마주치더라도 회사 동료 이외의 감정은 버리려고 한다. 난 여기까지인 사람이니, 더 젊고 멋진
남자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도 너에겐 미안하다. 나에게 했던 너에 말들
행동, 표현들이 진심이었던 만큼 너에게 했던 나의 모든 행동들 말들도 진심이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너무나 아프지만, 난 이제 너의 마음을 외면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