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 죄송합니다.
조금 연륜이 있는 분들의 조언을 얻고자 이곳에 글을 씁니다.
저는 30대 중반의 미혼 여성입니다.
독신주의라 교제하는 이성친구도 없고, 동성친구 역시 단 한명도 없습니다.
타고난 성격 자체가 내성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서 학창시절부터 여러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단 친한 친구 한 두명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학 졸업후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가 고작 6~7명 밖에 되지 않더라고요.
그마저도 몇몇은 일찍 결혼 해버리고, 또 몇몇은 직장 때문에 타지역으로 가게되어 자주 못만나게 되다보니 연락이 차차 줄다가 결국 완전히 끊기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살갑게 자주 연락하고 종종 친구들의 안부를 묻거나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관계가 끊기는 데에 한 몫 했고요.
결국 마지막까지 남은 친구는 세명이었는데 그 친구들 마저 30대 초반에 제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절교를 한 이유는 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술, 담배, 유흥 등으로 인해 제 인생이 너무나 피폐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계속해서 어울려봐야 득보단 실이 더 많다는 판단이 들어 제가 먼저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리하여 친구 없이 홀로 지낸지 어느덧 4~5년 정도가 되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전혀 불편함을 못 느낀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잘 만나지 않으니 그들로인한 쓸데없는 감정소비를 할 필요도 없고, 배려한답시고 상대방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으며, 시시껄렁한 잡담 따위를 몇시간씩 들어주지 않아도 되어 하루하루를 너무나 평온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인간관계를 전혀 만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심하게 모가난 성격은 아닌지라 나름 직장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사이 좋게 잘 지내는 편입니다.
허나 동료는 동료일뿐, 퇴근하고 나면 사적인 연락은 일절하지 않고 퇴사와 동시에 교류도 완전히 끊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누군가가 내 바운드리를 침범하는 게 싫어지고, 그로인해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일정한 선을 긋게 되더라고요.
그동안은 이런 고립된 저의 삶이 전혀 이상하다거나 불편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좋지 않은 일이 생겨 심리상담을 받으러 다니게 됐는데 그곳에서 상담을 하던중 저에게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상담사님이 저를 측은하게 바라보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상담을 끝맺는 말로 "o o씨가 그동안 얼마나 외로웠는지 오늘 상담으로 알게 됐어요."라고 하는데 순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저는 전혀 외롭지 않아요.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어서 전혀 심심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단지 친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아주 외로움에 사무친 사람으로 결론 내리고 그런 저를 동정하는 상담사에게 화가 나더라고요.
사람의 심리상태 하나 제대로 못 읽으면서 무슨 상담사를 하냐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소심한 마음에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제가 많이 외롭고 불쌍한 사람처럼 보이나요?
제가 보는 저는 조금 내성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외로움을 잘 느끼지 못해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일뿐인데, 타인은 이런 저를 바라보며 측은함을 느낀다는 것이 썩 기분 유쾌하지만은 않네요.
저.. 남들 신경 안쓰고 이대로 살아도 되는 거겠죠?
아니면 억지로라도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드려 노력해야 할까요?
그럼 조언 부탁드리며 이만 글을 끝맺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