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들으면 막장드라마냐, 주작이냐 하실텐데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서 올립니다.. 엄청 친한 친구한테는 이야기 했는데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제가 많이 이상한지 어찌해야 할 지 조언 구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저는 스물 후반 여자입니다. 결혼한지 이제 1년 좀 넘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연애 할 때, 전 남친과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지냈었는데도 5-6개월정도 지나면 애정이 뚝 끊기는 저를 보며 자책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막 나쁜 점이 눈에 들어오고 싸우게 되고 이런 건 아니고, 왜 내가 얘랑 이러고 있지?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어요. 혹시 이러신 분 계신가요 ㅠㅠ아무튼 티내지않으려 노력하고, 더 잘 해주려 했고.. 그래서 결혼 전 두 번의 연애동안 결국 한 명은 군대 가면서, 다른 한 명은 진지하게 공부를 파야 하니 연애를 접자고 하여 평탄하게 연애가 끝났습니다. 지금은 결혼했으니 건너건너 소식 정도만 알구요...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지금 남편과는 만나면서 1년 반 연애동안 한번도 그런 애정의 끊김이 없어서 이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결혼했습니다. 저도 신기했어요. 제가 좀 더 인격적으로 자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남편이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인지 모르지만 저는 인생을 쭉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고 안심을 했어요.
그런데 1, 2개월 전부터, 갑자기 또 애정이 마름을 느꼈습니다. 남편이 미워보이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나 결혼 잘 한 거 맞나? 나 진짜 이 사람이랑 평생 사나?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도 이건 연애도 아니고 결혼인데, 맘 좀 바뀌었다고 막 틀어지고 무르고 하는 거 아니라는 생각에, 예전 같으면 살짝 짜증 내거나 다퉜을 거 같은 문제도 오히려 참고 좋게 넘기려 하고 그랬습니다.
여기부터 글 쓰게 된 남편의 바람 이야기가 나오는데요..저는 연애하면서도 결혼해서도 상대방 폰을 검사하거나 톡을 보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댁 톡방이나 그런 걸 남편이 보여줘서 보는 일 빼곤요. 남편은 딱히 폰을 잠궈두지도 않고 연애 초에 보고 싶음 보라고 했었는데 제가 한 번도 보지 않아서 서로 이제는 그 이슈에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다(핸드폰 보냐 마냐 같은 거..).
토요일 새벽에 잠들려는데 남편 폰 카톡이 마구 울리더라구요. 새벽 두세시이고, 그 시간에 남편 폰이 막 울리는 걸 본적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옆에서 자고 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폰을 끄든 카톡 알람을 끄든 하려고 집었습니다.카톡 오면 화면에 계속 뜨잖아요. 거기에 '오빠 ㅠㅠ' '나 좀 도와 줘' '큰일났어 연락받아' 이런 식으로 계속 짧은 문장으로 오고 있어서 처음엔 시누인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남편 깨웠어요. 시누 일 생긴 거 같다고.. 근데 남편은 한 번 자면 정말 안 깨거든요. 깬 거처럼 대답하고 다시 자고.. 그렇게 두세번 하다가 포기하고 제가 연락해서 남편 잔다고 하려고 남편 폰을 풀고, 어떤 일 난건지 알아야 하니 카톡을 열었는데....
시누가 아니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음표? 같은 걸로 이름 저장 되어있고, 위에 서로 사랑해 어쩌구 밥 먹었냐 잘 잤냐 이런 거 쭉 있더라구요. 그 날 새벽 카톡을 보니 차 사고가 났는데 너무 무섭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너무 평온한 겁니다. 제가 먼저 남편에 대한 애정이 사라져서 그런지... 그래도 일단 바람이니 놀라기는 했어요. 화는 안 나는데, 이 여자 얼굴이라도 봐야겠다 싶어서. 미친척하고 거실 나와서 남편폰으로 전화했습니다. 뭐라 해야 하는지 새하얘져서 얼떨결에 튀어나온 말이..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옵니다만, 전화 받자 마자 울면서 "오빠 나 어떡해...ㅠㅠ"하는데 저 oo(남편) 여동생인데 지금 오빠 잠들어서 안 일어난다고... 해버렸습니다.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아... 남편이 결혼한 거 속이고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여자가 계속 울면서 어떡하죠 하길래, 차 끌고 거길 갔어요. 미쳤다고 생각하실 거 알아요.. 친구한테도 이걸로 욕을 된통 먹었으니까요...
가서 갑자기 제가 oo부인이다 밝혀야 되나.. 아니면 그냥 카톡만 저장해 둬야 하나 가면서 고민을 하는데.. 가보니까 여자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완전 애더라구요. 상대는 4, 50대쯤 되어보이는 아저씨고... 여자가 계속 고개 숙이고 죄송합니다 하고 있고.. 남자는 쌍욕하고 있고.. 너무 난장판이라 다른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이야기 들어보니까 여자가 차선 바꾸면서 실수를 좀 했는데, 그 때 사고가 난 건 아니고 아저씨가 성질나서 속도를 높여서 여자가 무서워서 피하려다 사고가 난 거더라구요(아저씨 차가 뒤에 있는데)... 아저씨 진정 시키고, 여자 달래고, 보험사 연락해서 처리 하자고 중간에 껴서 이야기 하고.. (사고 난 아저씨한테는 대충 여자애 언니라고 하고서) 연락처 교환하고 해결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자애 데리고 카페 가서 커피 사주면서 진정시키고 있는데, 그 때 현타오더라구요. 내가 이렇게 미친 호구였나.. 오지랖이 태평양이구나... 하고......
여자애는 계속 언니 고마워요- 언니 아니었으면 어쩌구 이러는데.... 일단 택시 태워서 집 보내고 저도 집 들어왔어요.
집에서 잠 한숨 못 자고 고민했습니다. 제가 지금 남편을 막 좋아하고 이런 건 아니고 애정이 끊겼지만, 이게 권태기인 건지 뭔지 혼란스럽고, 결혼생활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큰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까... 뭐가 어찌 됐든 이건 유지가 안 된다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이걸 덮고 가서 나중에 또 어쩌니 저쩌니 해 봤자 좋을 것도 없어 보이고, 서로 딴 길 가려면 한 살이라도 젊은 게 낫고, 저도 직장 있고, 애도 없고...
그래서 남편 일어나고서 말을 했어요. 처음엔 나한테 할 말 없냐고 물어봤고, 남편이 약간 눈치 보면서 없다고 하니까 이래서는 하루 종일 걸리겠다 싶어서 카톡 봤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남편이 잘못했다고 빌더니 변명을 계속 해요. 저는 막 화 내면서 이야기 한 것도 아닌데 당황스러울 만큼.. 막 울면서 빌어요. 잘못 했다. 그냥 호기심이었다, 잔 건 아니다. 그냥 여동생 같다.. 막 이런 거요..
그래서 제 생각 이야기 했습니다. 니가 죽일 놈이라는 것도 아니고 난 별 생각 없는데 우리가 이렇게 붙어서 사는 건 아닌 거 같다고.. 그랬더니 막 빌던 남편이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냐, 너 원래 헤어지고 싶었는데 지금 건수 잡은 거냐' 고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어이 없어서 몇 마디 다투다가 제가 애정이 끊긴 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세가 등등해져서 그러면 쌤쌤이네 이딴 식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랑 권태기랑 어떻게 같을 수 있나요... 그리고 그렇게 쳐도 전 그런 식으로 생각한 거 두 달쯤 됐고, 남편은 그 여자애랑 시시덕 거린 게 5개월이 훌쩍 넘어가는데.... 그것도 결혼 안 한 척 작정하고요..
그냥 둘 다 못 볼 꼴 봤으니 이혼 하자고 해도 이혼은 하기 싫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이혼 소송 할 수밖에 없다 했더니 너 권태기 와서 소홀해 진 거, 사실상 자기를 안 좋아하는 거 다 유책사유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말도 안 되고...
저는 지금 5일째 친정에 와서 출퇴근 하는데계속 저한테 문자로 넌 사이코패스다 감정이 없다 어떻게 그렇게 돌아서냐 이런 식으로 제 잘못인 양 몰아가는 문자와, 잘못 했다 다시 잘 해보자 하는 문자가 번갈아 가며 오고 있습니다.
일단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이혼은 할 건데 좀 더 쉽고 빠르게 남편이라는 사람을 떼어 놓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리고 남편 바람에 무덤덤하게 이혼하자고 하면 잘못이고 이상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