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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감사공무원 조웅길 - [슈퍼甲 감사원]④ '감사원' 감사는 누가 하나

오민희 |2016.10.25 00:59
조회 77 |추천 0
- 감사원, 정보공개청구 10건 중 3건 비공개. 국민 10명 중 4명 "청렴하지 않다"
- 대통령 직속 감사원 해외에서 사라지는 추세..감사원 정보공개 의무 강화해야

‘감사원은 대통령 빼고는 무서울 것이 없다.’
감사원을 놓고 공무원들 사이에 도는 우스갯소리다. 감사원은 우리나라의 모든 공공영역을 감사하고 징계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감사원을 감시 감독하는 기관은 없다. 양건 감사원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감사원의 독립성은 물론 감사원을 누가, 어떻게 감독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꽉 막힌’ 감사원 정보…정보공개 10개 중 4개 그쳐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행하는 ‘정보공개 연차보고서’를 보면 감사원은 2011년 접수된 220건의 정보공개청구 가운데 74건(33.6%)을 비공개하고, 46건(20.95%)을 부분공개했다. 전부공개는 100건(45.5%)에 그쳤다.

공공기관 가운데 비공개를 가장 많이 하는 기관은 국정원이 52.2%로 1위, 국세청이 51.1%로 2위. 감사원이 36%로 3위. 대통령실이 30.1%로 4위를 차지했다. 

행정안전부 2011년 정보공개연차보고서 ▲ 행정안전부 2011년 정보공개연차보고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소장은 “감사원을 포함한 권력기관들은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태도로 인해 개혁 요구가 많다”며 “그만큼 비리 사건에 자주 휘말린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2011년 감사원에 2008년 이후 3년 동안의 감사청구사항처리부(개인정보는 제외)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비공개 답변을 받았다.

감사원에 대해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청렴도’ 부분도 낙제점 수준이다. 지난 2011년 감사원이 대국민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감사원 직원이 청렴하다고 생각하느냐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36.5%에 달한다. 10명 중 4명이 감사원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은 관계기관과의 유착을 막는다는 이유로 퇴직 후 타 기관으로 이직하지 못하게 원천 봉쇄해 놓고, 자신(감사원)들은 신분 세탁을 통해 민간기관의 감사 자리를 모두 꿰차고 있다. 누가 감사원을 깨끗하다고 보겠느냐”고 성토했다.

/감사원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관계자 인식 보고서 ▲ /감사원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관계자 인식 보고서

감사원은 행정부에 소속된 대통령 직속기관이다. 헌법과 감사원법을 통해 독립된 지위를 보장받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연간 업무보고를 하지만 감사원의 활동에 대해 세부적으로 감시·감독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검찰의 수사권을 활용하면 감사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지만, 수사권은 명확한 범죄 혐의가 있을 때만 발효할 수 있다..

더욱이 감사원과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원 등은 물고 물리는 관계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검찰과 감사원은 서로 고유 영역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문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감사원에 대한 투서가 부쩍 늘었다. 무리하게 감사를 해 놓고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모범사례로 표창을 주는 식의 풍월도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의 내부 비리 고발 사례가 계속 쌓이게 되면 검찰이 나설 수밖에 없겠지만, 청와대 지시가 없이는 함부로 나설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 대통령 직속 감사원… 해외에선 사라지는 추세

감사원의 독립성 문제는 과거 정권에서도 논란거리였다.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국정을 감시해야 할 감사원이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해야 할 감사원이 정권의 눈치나 보면서 이리저리 끌려 다녀서야 올바른 감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성토했다. 청와대가 ‘칼’로 활용하기에 감사원은 안성맞춤인 셈이다.

감사원의 감사사항 선정 과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는 1년 단위의 연간 감사계획에 따라 감사를 수행한다. 행정 편의에 따라 감사사항을 선정할 가능성이 크고, 5년 이상 장기과제에 대한 사항은 선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쉽다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이에 대해 감사원의 구자홍 조웅길 감사청구조사단 과장, 수석감사관은 ‘감사원 정책감사의 효율성 제고에 관한 연구’를 통해 ”감사원의 관리자와 감사대상기관의 관계자,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 ‘감사사항선정위원회’를 설치해 외부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감사사항을 선정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회계감사원이 과거에는 행정부에 소속돼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분리 독립했다. 감사원이 우리나라처럼 행정부 소속인 나라는 포르투갈 정도다. 프랑스는 2000년대 초반 회계감사원을 사법부로 이관했으며, 독일 이탈리아는 입법 사법 행정부로부터 모두 독립·분리하는 대신 의회를 통해 회의록 등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GAO), 영국(NAO), 캐나다, 이스라엘의 감사원은 의회에 소속돼 있다. 미국과 영국은 감사보고서를 피감기관에 송부하고, 권고사항 이행을 법제화 한다. 미국 GAO는 미 의회 하원회계위원회(PAC)의 청문회를 거쳐 권고안을 작성하고, 하원회계위원회에 보고해 최종 정부 답변을 듣는다. 싱가포르의 감사원은 의회로부터도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된다. 또 비리행위자에 대한 수사권, 체포권, 은행장부열람권까지 갖고 있다.

◆ 감사원 견제하려면 “정보공개 의무 강화해야”

감사원 독립성 문제는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4년 전인 2008년 10월 쌀 소득보전 직불금 부당 수령 사태에 대한 부실감사 논란이 일자 당시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헌법을 고쳐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두는 것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인 현행법 체계로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한 독립기관으로 두거나 국회 산하에 둬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만 감사원을 국회 산하로 옮기는 내용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현 가능성 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감사원에 부는 ‘정치 외풍’을 막고,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감사원의 ‘정보 보고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초 국회는 감사원의 회의록 내용을 전부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갑윤 의원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앞으로 감사원이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양건 전 감사원장은 “회의록 공개는 자유로운 심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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