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27일째, 하루를 바쁘게 살라는 남편
지쳐
|2016.11.12 04:59
조회 119,781 |추천 385
안녕하세요
혼자 속으로 삭히고 삭히다 친구한테 푸념하듯,
속풀이라도 하고자 직접 글을 쓰게되었네요.
20대 후반 동갑 부부입니다
제목 그대로
저는 오늘로써 출산한지 27일 되었어요
임신 기간부터 출산을 한 지금까지
속이 문드러졌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네요
사소한 문제, 이혼 얘기까지 나올 정도의 큰 문제도 여러번 있었죠
임신기간의 이야기는 생략하고
최근 있었던 일들을 써볼까 합니다
수술로 아기를 만났어요
남편은 일주일 휴가를냈고, 일주일동안 병수발을 해줬구요
고생했다
혼자 아프게해서 미안하다
대신 아파주고싶다
지금껏 본 모습중에 가장 예쁘다
이런 달달한 말을 해주며 옆에서 있어주는게
그동안의 힘듦은 싹 잊을만큼 너무 고마웠어요.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몸이 회복되어가던 중 입원실에서 퇴원하고
산후조리원으로 옮길 때부터 다시 다툼은 시작되었네요
한번은 또 사소한걸로 다투다 수유콜이 와서
그대로 저는 문 쿵 닫고 나와버렸고,
뒤에서 들리는 와장창 소리 ..
수유 끝나고 방에 들어갔더니 벽에 동그란 홈이 생겼더라구요
더 싸우기싫고 말 섞기 싫어서 묻지도 않았습니다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을때
이제 됐다싶어 그 달달함은 쓰레기통에 버렸나봅니다
오죽했음 제 입에서
이제 난 애기 낳아줬으니깐 막대해도 되나 싶냐
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니깐요
욕도듣고,
직접적으로 저한테 물건을 던지진 않았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하 소름끼치게 싫습니다
조리원에서 퇴원하고 친정으로 왔어요
친정엄마께선 아침 8시에 출근하셔서 저녁 9시에 퇴근하시는데
굳이 친정으로 온 이유는 시댁살이를 합니다
시아버님과 저희 부부 이렇게 셋이 살아요
산후조리는 눈치보지 않고 최대한 몸과 마음이 편하길 바래서 친정으로 왔어요
어차피 오전부터 저녁까지 독박육아지만
제대로 된 미역국이라도 먹고자 친정엄마한텐 죄송스럽지만 당분간 얹혀살게 됐어요
이 전에도 말했듯 여전히 다툼은 잦았고,
오늘 .. 기저귀 사려고 침정엄마께 아이를 잠깐 부탁하고 둘이 마트 가는 길이었어요
갑자기 대뜸 하는말이 이제 운전면허 시험 어려워진다니
12월안에 따는게 좋을거 같다고 합니다.
(제가 임신중 운전면허학원을 다니다 양수가새서 면허를 취득못하고 중단한상태에요)
학원비도 다 결제를 해놔서 주말에 아이를 맡겨두고라도 어떻게 다녀볼까 생각을 했었던 상태라
웬만하면 그렇게 할려고 한다 라고 대답을 했죠
그러더니 또 이제 스트레칭도 하고 운동도 하고 바쁘게 지내야지 이럽니다
하루에 한번씩, 많게는 두세번 운동얘기를 할 때마다
나도 그러고싶다 근데 난 지금 산후조리중이고 지금 운동하면 나 몸 완전 상한다 적어도 두달뒤부터 시작해야된다고 매번 설명을해줬음에도
아니 .. 바쁘게 보내라니 ?????????????
진짜 순간 어이가없고 황당합디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현재처럼 하루하루 바빠 숨도 못쉴정도인건 처음인가 같은데 바쁘게라니 ??
내 시간 하나없이
밥은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누가 아이를 봐주지 않는 이상 씻을 여유도 없는
바깥 날씨는 어떤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 ..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이고 새벽이고
내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헬육아를 하고 있는데
이보다 얼마나 더 바쁘게 살으라는 걸까요
내가 그렇게 돼지같냐 나는 안하고 싶어서 안하냐
나도 빨리 살 다 빼고 이쁜옷 입고싶다
봐줄사람 하나 없이 혼자 애기 보는거 알면서 그러냐
말했더니 자기는 절 위해서라고 합니다
제가 살 안빠져서 우울해할까봐 ^^
대답할 가치도 없어서 마트 도착하는 내내 말 안했더니
본인도 말 안하다가 미안하다고 안그러겠다더라고요
저는. 그냥 미안하다 안그러겠다가 아니고 내 마음을 헤아려주라고 했더니
짜증내면서 알았어 이제 그런말 안하겠다고 하잖아 .. 라고 대답했고
더이상 말을 섞기가 싫더군요
그렇게 기저귀만 사들고 다시 차에 타서 집으로 가는길에
진짜 속이 터져버릴거같아 집에가서 자라고 했더니 대답 없었고
친정집 도착하기 몇초전에 나 집에가라고? 라고 물어보길래
그래 라고 말한뒤 내려서 기저귀 들고 저도 저 성질대로 그냥 앞으로 아예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아파트 단지안으로 들어가는데
다시 차를 돌려 쌩 하고 가더라구요
그 뒤로 연락 한통 없구요.
저 임신전에 55키로에서 17키로가 쪘어요. 네 많이 쪘죠!
출산하고 조리원에 있는동안 7키로가 빠졌고
친정집 와서 2키로가 빠져 현재까지 총 9키로 빠진 상태입니다
키가 167인데 저는 임신 전에도 날씬하다 생각하진 않았지만
뚱뚱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잘 살았습니다
남편 만나고 연애할땐 그놈의 살 살 이러길래 다이어트도 했었죠
뭐 그럴 수 있다 날씬한 사람을 좋아하나보다 생각했는데
출산한지 한달도 채우지 못한 지금 상태에서
또 살가지고 이러니 말로 표현못할 감정이 올라오네요
"바쁘게 지내야지" 이 말이 왜 아직도 흘려보내지지가 않는지,
내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이유를 진정 모르는건지
정말 궁금하네요
퇴근하고 오면 애기 한두번 분유 먹여주고
한두번 빨래 같이 개고
한두번 젖병 씻어주고
한두번 기저귀 갈아주고
참 쉽게 육아하는지 아나봅니다
한번은 새벽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었을때
진짜씨 .. 이러던 사람 .. 그 울음도 참지못하고 애기한테 그런말을 했던 사람이
하루종일 그 울음소리에 치이는 나는 참 여유로워 보였나봅니다
안그래도 출산후에 갑자기 훅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못하고
혼자 꺼이꺼이 울거나
새벽에 캄캄한 방에 앉아 울고
온전한 정신상태가 아닌 상태로 있는데
내 얼굴에 침뱉는 격이라 그 어느 누구한테도 이런 속사정 속시원히 말 못하고 그저 답답하고 미칠지경이에요
울어대던 아기 재우고, 수유등의 빛을 빌려
방구석에 멍하니 앉아있으니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나네요
이럴려고 결혼했고, 이럴려고 아기 낳았을까요 ..
어렸을적 부터 아빠없이 자라서 아빠의 사랑을 못받았어요
그래서 내 자식한텐 꼭 아빠의 사랑을 듬뿍받게 해주고 싶었는데
임신 후반기부터 지금 현재까지 그냥 차라리 혼자 키우고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이 글을 읽으시는 어떤 분들은 별거 아닌걸로 이런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쌓여가는 감정들로 피폐해진 제 입장에선 그저 힘이들어요
이러다 홧병나는건 아닌지 ..
눈앞에 사랑스러운 아기가 있는데도 나쁜생각이 들고 ..
너무 힘드네요
그동안의 여러가지 일까지 포함해
정말로 이혼까지 생각이 들어요 ..
제가 많이 예민한걸까요
- 베플ㅡ|2016.11.1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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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육아를 안하니 쉬워보이는가 봅니다. 젖병씻는거 하며 오는 날 마다 시키세요. 나는 바쁘게 움직여하고 또 아이가 아빠를 몰라보면 안되니ㅡ수유외에는 시키셔야됩니다. 님이 나갈 때마다 장모님께 헬프치면 또 육아가 쉬운 줄아니 친정어머님이랑 같이 나가시고요. 영화라도 보고 오거나 데이트하세요. 애 안보는 걸로 신랑이 모성애가 없다 뭐 그리말하거든 니가 바쁘게 지내라며? 한마디 하시면 됩니다.
- 베플ㅂ|2016.11.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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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말하는 꼬라지가 너무 얄밉네요... 애기 한달이면 잠도 제대로 못자는데 육아 제대로 해보지도 않았으니 저딴 소리를 지껄이죠;;; 진짜 하루 주말 오롯이 맡기고 나갔다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