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의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얼마전 친언니가 직업이 의사인 사람과 2년 연애 끝에 헤어졌어요.
언니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해외에 있던 언니를 찾아가 구애끝에 연애를 시작했고 언니가 귀국하고서도 관계를 유지했는데 오래 만나다보니 성에 안차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나봐요.. 의사직도 싫다. 건물 임대료 받으며 살고싶다 등의 말을 자주 했다고 해요. 앞서 말했듯 부모님 노후는 안정적이지만 소위 말하는 키 세개를 해줄 수 있을만큼의 재력을 가지신 것은 아니니까요. 너무 힘들어하던 언니가 얼마전 엄마에게 연애사를 고백했고, 엄마는 지금도 언니에게는 내색없이 마음아파 하지만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없으니 그런 연애는 아니다 라는 말씀뿐이셨어요. 물론 배경적으로 잘났어도 본인에 대한 우월감없이 상대를 있는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배경때문에 사랑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인 것 같아요.
내 남자친구는 뭐라도 더 해주려하는 사람이에요. 데이트비용을 위해 과외해가며 그 돈 전부로 나 맛있는거 사주던 사람이라 너무 마음이 아프고 우리집이 백억대 부자가 아닌 애매하게 여유로운 상황이라 우리쪽에서 다 해주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슬픕니다.
어느한쪽이 대단한 재력이 있으면 이 상황도 해피앤딩이 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나는 그것이 아니라 현실을 보기 위해서는 사랑을 잃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제일 슬퍼요.
같은 상황의 좋은 케이스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었는데.. 다수의 의견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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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년을 만났습니다.
눈빛이 정말 순수하고 맑은, 허세없고 때가 타지 않은 사람이라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남자의 이런 성향은 연상인 제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알고 있다는 점에서
가끔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만
이사람의 순수하게 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해 스스로 대화코드 정도는 내려놓자 다짐하여 이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도 기간을 만났고 제 나이가 결혼 적령기라 고민이 큰 만큼 사람을 평가한다는 부분이 불쾌하시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남자는 개룡남입니다. 개천에서 난 용이라는 말을 줄여서 이렇게 부르던데..
이것이 진정 개룡남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한사람만을 생각했을때 미래가 보이는 사람은 맞는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해 때뭍지 않은 이 사람의 성향은 나쁘게 말해 융통성이 조금 부족하여 사업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기업에서 주는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받으며 연구원 신분으로 명문 대학원에 재학중인 이 사람은 대학때부터 온갖 아르바이트와 장학금으로 집에서 백원도 받지 않았을 만큼 생활력이 강하고 성실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언급한 것처럼 대기업 직원으로서의 삶은 영위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제가 깊게 고민이 되는 부분은 이 사람의 가족입니다.
몸이 조금 아프신 아버지와 평생 전업주부로 사셨던 어머니께서는 현재 별거중이시고
오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임에도 두분 모두 경제활동이 없으십니다.
형제로는 대학에 다니는 동생이 한명 있는데 이사람의 대학시절처럼 온갖 아르바이트로 집에 생활비를 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매장을 30년이상 운영하고 계시고 월평균 1000에서 많게는 3000정도의 수입이 있습니다. 육십대 초반이신 아버지께서는 몇년전까지 십여년간 선출직 공무원으로 계시다가 다시 매장일에 전념하고 계시고 한 오년 전쯤부터는 두분이서 매년 3회 이상씩 해외여행을 다녀오시며 일과 삶의 여유도 함께 즐기고 계십니다.
저는 늦깎이 학생으로 돌아가 다음달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에 있으나 이사람도 아직 학생 신분이니 같이 학교를 다니며 서로를 기다리자고 한 상황입니다.
각자의 집안 상황이 조금은 다른점이 있는만큼 연애함에 있어서 제가 더 경험해 본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 혹시나 자랑으로 들릴까 싶은 것들은 굳이 꺼내지 않습니다.
연애 초기에 학교 동아리 모임에서 먹다 남은 치킨을 싸와서 나에게 너무나 순수하게 주던 모습도 있었지만 정말 모르고 한 행동이었고 현재는 좋은 것만 먹이고 싶어하는 것이 보여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눈물이 뚝뚝 났을만큼 이사람의 사랑만큼은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문제는 엊그제 안그러던 사람이 24시간가량 연락이 안되어 집으로 찾아가 대화를 시도해보니
그간 대학원 생활을 하느라 타지로 나와살다보니 집안에 소홀하고 나와의 만남만 중요시 여겨왔던 것이 사치이고 못할 도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간접적이지만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게 합니다.
대학원에 괜히 진학한 것 같다며 빨리 돈을 벌어 집을 일으키고 영문과에 다니는 동생의 유학비용도 대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따로 살고 계시는 아버지까지 자주 아프셔서 이사람이 모아뒀던 개인 비상금까지 모두 드린 상황입니다.
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당사자인 제가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리고 저도 이사람을 사랑하기에 연락이 안되는 동안 혹시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걱정돼 직접 두시간을 운전해서 집으로 찾아갔던 겁니다.
서로 부족한 점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컸기에 머리로는 가끔 들 수밖에 없었던 이런 현실적인 고민거리들을 뭍어두고 밝은 미래에만 집중하고자 했는데
점점 더 속물이 되어가나 봅니다.
침착한 말투로 욕아닌듯 욕인 글들을 써내렸으니 보시기 불편하실지 모르겠지만
미래는 모르기에 함부로 이사람의 가정사를 가까운 사람에게 이야기하며 조언을 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헤어지라는 의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자체의 밝은 미래로 인해 이런 배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온 가족이 행복하게 잘 살게된 케이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로또에 당첨되거나 뭔가 하던 일이 대박이나서 가족에게 충분히 베풀며 동생 유학도 보내주고 결혼때 신경도 많이 써주고 우리도 행복할 수 있는 길도 있지 않을까요?
이사람만 생각하면 나보다 훨씬 잘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 옵니다.
언젠가는 꼭 내가 떠나버릴 것 같아서... 그러나 이 사람이 다른 사람과 행복한 모습은 볼 자신도 없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하면서도 내세울 것도 없는 내가 이 사람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조언을 단 한분에게서라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