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003년경
퇴근하면 소주한잔 해야되는데를 남발하는 친구랑 뚝덕거리며 카운터를 보고 있었습니다
" 야 퇴근하면 할거 없자나 한잔빨자고 "
" 안돼! 요즘 여자친구 때문에 힘들어 "
" 니가 여자친구가 어딨어? "
" 그러니까 없어서 힘들다고! ㅆㅂㅅㄲ야! "
" 저 ㅄㅋㅋㅋ근데 내 여자친구 못봤냐? "
" 니 여자친구가 어딨어? 언제 나 몰래 만났어? "
" 아니, 내 여자친구.. 나도 못봤는데 혹시 니가 봤을까봐 어딨는지 좀 알려달라고.."
" 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히히덕 거리면서 카운터에 앉아있는데
대학생처럼 보이는 노란탈색의 긴머리 여학생(?)이 얼굴을 확 들이밀며
" 캠 되는 자리 있나요? "
아 개 깜놀..햇지만 아닌척 당황하지 않은척
" 28번에서 38번사이 아무나자리나 앉으시면 되요 "
" 네 감사합니다. 카드는 이거 갖고 가면 되나요? "
" 네 비회원은 카드번호 치시면 됩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 근데 제가 눈이 안좋아 번호가 잘 안보여서 그러는데 자리 좀 같이 가주세요 "
얼굴을 보니 분명히 렌즈를 꼇는데..앞이 잘 안보인다..근데 캠자리를 달라고했다..
번호가 안보일정도면 눈이 많이 나쁘단건데 사진을 찍겟다 그것도 PC방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냐 이거.란 생각을 한후
자리를 안내하고 카운터로 돌아와서 친구과 대화를 시작했죠
" 저 긴 노란머리! 진한 아이쉐도우! 저 정도의 화장술이면 대학생이다!
어디 고등학생이 머리를 저따구에 얼굴에 분칠을 저리 하겠느냐 "
" 야 ㄱ ㅐ뿔도 모르는소리..집나온 가출 여고생이다 저거 100% 사진찍고 오늘 남자 꼬신다"
" ㅋㅋㅋㅋㅋㅋㅋㅄ왜 퇴근할때 모셔다가 집에서 재워주지?"
" ㅋㅋㅋㅋㅋ10대는 안돼 건드리면.."
이런 의미없는 주둥질을 할때쯤이였습니다
그후 약 1시간정도 흐른후..
" 밤 10시가 되면 미성년자분들은 사용을 종료해주시고 집으로 귀가해주시기.. "
10시 정각이 되면 전쟁입니다. 미성년자들이 안나가거든요 골라야합니다
믿는건 제 눈과 촉뿐..
화장술이 좋아진건지 요즘 애들이 잘 먹는건지
눈으론 이제 분간이 좀 힘듭니다. 그래도 이제 뭐 없습니다 신분증 내놔라 없으면 걍 가라
시간은 적립해주겠다 깡자로 밀고 가야합니다. 나의 직장을 위해서!
한바퀴를 둘러보니 노란머리의 여자애가 캠에 대고 사진을 찍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하두리 셀카찍는 여자 처음 봤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하두리 셀카..
그냥 쳐다 봤습니다. 신기했거든요.
당시 일햇던 PC방 근처에 여고도 없을뿐더러
초중학교만 많아서 매일매일 초중글링에 시달렸는데 말로만 듣던 하두리셀카캠을 찍는
여자가 앞에 있으니 어찌찍나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조용히 뒤에서 구경했지요.
가관입니다..
다양하더군요 이리 얼굴도 돌렸다가 손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경례도 했다가
뭔 오만가지 모션은 다 나오는거 같았습니다.
" 저 죄송하지만 미성년자는 10시이후..."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말하더군요
" 아! 저 동생이 지금 오고 있거든요 집앞이라 3~5분정도면 올거에요 오면 갈거에요"
" 아! 옙 알겠습니다! "
그리고선 카운터로 돌어왔습니다.
" 간단다 10시전에.."
" 그래서 신분증은 봤어? "
" 간다는데 신분증은 왜 봐?"
" 또 오면 ? 집앞이라메 또 올거 아냐? "
" 그건 그때 물어보자ㅋㅋㅋ나 엄청난걸 보고왔어! "
라며 친구에게 하두리캠은 이렇게 이렇게 요래 조래 찍더라
45도 얼짱각도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상관없는거같더라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 ㅄㅋㅋㅋ그게 원판이 되야 얼짱각도도 되는거지 그건 걍 각도야 각도기 몰라
거기 나오는 각도 ㅅㄲ야ㅋㅋ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ㅄ.....그치만 그건 인정 "
하며 히히덕 거리고 있을무렵
카운터로 한 여성이 들어오더군요
긴 검은색 생머리에 키는 164정도..청바지에 수수한 흰티..
카운터에 얼굴을 들이밀곤
" 저 사람 좀 찾으러 왔는데요.."
" 네! 안쪽에서 편하게 찾아보세요 "
" 감사합니다! "
하며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찾으라고하면 되지 편하게는 또 뭐야 편하게는ㅋㅋㅋㅋ니집 안방이냐?"
"ㄷㅊ...쫌 .. "
그리곤 안쪽으로 들어가는 뒷모습만 보았습니다.
" 예쁘장하게 생겼네..그치? "
" 응! 예쁘장하게 생겻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야.."
" ㅄ..ㅋㅋㅋ뭐래 쟤도 너 스타일은 아닐껄..ㅋㅋㅋ "
곧 남지 않은 퇴근시간 기다리며 둘이서 마지막 히히덕 거리고 있을때쯤
노란머리 그녀와 검은 생머리 그녀가 카운터 앞으로 왔습니다.
" 얼마죠? "
" 네 1100원인데 1000원만 주세요"
" 아! 감사합니다! "
란 말을 남기고 천원짜리 한장을 올려둔후 사이좋게 나가더군요
옆에서 멍하니 있던 친구에게 이야기했죠
" 봤냐 ? 쟨 사람이 됐어.. 100원의 소중함을 알잖아 감사하다고 하잖아! 나중에 살림도 잘할꺼야 "
" 응, 아깐 몰랐는데 가까이보니 이뿌네.."
" ? "
" ? "
" 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끝나고 앞에서 소주나 한잔하자 "
이렇게 저와 그녀는 처음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