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죄송합니다. 제가 겪는 고통이 힘들다고 남들까지 같이 알게 하는 건 민폐인 거 알지만 너무 힘들어서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스무살 재수생입니다.
원래 공부를 좀 했어요. 인서울 할 정도는 되었는데... 수능을 못봐서 재수를 했어요. 아버지께서 밀어주셔서 학원도 갔네요. 결과는 작년보다 조금 오른 정도. 또 망친거죠. 그래도 논술 최저는 다 맞춰서 봤구요, 다른건 다 떨어지고 애매한 예비 하나 받았어요. 아버지께 오늘 말씀 드렸더니 일년간 뭐 했냐 하시더라고요. 집 팔아 재수 시켰더니 이러려고 그랬냐고. 다 큰 딸이라 작년처럼 때리지는 않으시더라고요...
그러게요. 저는 뭘 한 걸까요? 뭐하러 재수를 했을까요? 제가 한 건 뭐죠? 밥... 뭐가 급해서 오 분만에 후닥닥 먹고...아파도 원래 다 이런거다 하고 대충 아스피린 주워먹고...왜 그랬을까요? 공부가 내 길이 아닌 것 같은데. 우리집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부자인 것도 아닌데. 등록금이 아버지 회사에서 나오는데, 그거 받으면서 다녀야 하니까 대학을 빨리 갔어야 했는데. 나는 왜 그랬을까?
죽고싶어요. 중학생 때 자해를 했었는데, 걸리고 나서 그만뒀습니다. 오늘 저도 모르게 칼을 찾더라고요. 몸이 아프면 마음이라도 덜 아파지는 것 같아서 했던 건데 그게 다시 생각이 났나봐요. 제가 너무 미워요. 겁이 나서 죽지도 못하는 찌질이. 누가 사고로 죽었다는 기사를 보면 안타깝단 생각, 좋은 곳에 가셨음 한다는 생각보다도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나도 사고 나서 죽고싶다. 엄마아빠 보험금이나 받게. 그런 생각만 들어요. 너무 한심하죠. 바보같죠. 못났죠.
뭐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미술을 하고싶지만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반에 있는 그림 잘 그리는 애. 대회 나가면 상 꽤나 받아오던 애 수준이고... 무엇보다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고... 말 꺼냈다 작년에 죄송하단 말 나올 때까지 머리를 맞은 기억이 나고요... 무서워요... 엄마는 제가 정말 하고 싶더라면 테레비 나오는 애들처럼 가출해서라도 돈 모으며 했을 거라고, 용기가 없고 간절하지 않은 거래요. 그런가 봐요. 저는 맞아가며 욕먹어가며 그렇게 해서라도 미술을 해야겠단 용기가 없으니까... 간절하지 않은가봐요... 그럼 저는 뭐 하고 살죠.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 꿈이 없어요. 뭘 해도 그게 그거겠죠. 대충 직장이나 얻어서 다니며 독립하고 싶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죠. 차라리 제가 고아여서, 혼자 살면... 가난해서 힘은 들더라도 매일 죽고싶단 생각 하며 울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철없는 생각도 들고... 경제적 어려움 없이 커서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생각인가 싶고...
살고싶은데, 정말 살고싶은데. 누구보다 행복하진 않더라도 죽고싶단 생각 하며 외롭게 살고싶진 않아요. 죽고싶단 생각도 도피성 생각이겠죠? 너무 외롭고 슬퍼요. 너무 외로워요. 사랑받고 싶어요. 사랑하고 싶고요. 누가 제 살을 도륙내서 외로움으로 절여놓은 것 같아요. 저는 왜 살죠? 이렇게 사는 삶이 가치가 있을까요. 죽어서 가족들 앞으로 보험금이 나오고, 제 장기는 절실히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면 그게 더 가치있지 않을까요? 이 생각도 바보같다고 생각하시겠죠... 한심하죠... 말도 안되는 생각에 빠져서 질질 짜고 있으니까. 너무나 비생산적이고요... 그렇지만 이런 생각들까지 제가 막을 수는 없는 거 같아요. 알바라도 구하려고요. 빠른이라 제약이 많겠지만 일이라도 하면 생각이 좀 덜하겠죠. 피곤하니 잘테고...괜찮은 걸까요 저는? 문득 생각난 건데 괜찮단 말을 들어본 기억이 없는 것 같네요. 안괜찮은가 봐요. 너무 이기적이지만 빈 말로라도 괜찮다고 한 마디만 해주실래요...? 쓰다보니 제가 이 말이 하고싶어 저렇게 긴 글을 썼나 싶네요. 괜찮단 말이 듣고싶어서...
아...글이 너무 길었네요. 참 혼란스럽기도 하고...글 쓰는 제가 혼란스러워 그런가...읽어준 분들 모두 바라던 일 이루셨음 좋겠습니다... 2016년 잘 마무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