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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초반녀의 5년 히키코모리 과거썰

나야 |2017.01.06 01:39
조회 7,452 |추천 21
안녕!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예전의 나와 비슷한 친구들이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어서야.
지금 새벽 시간대는 히키코모리가 인터넷을 깨작거리기 참 좋은 시간이지...
히키코모리가 은둔형 외톨이라는건 다들 알겠지..?
나는 10대 중후반을 모두 히키코모리로 시간을 보냈어.
우울증은 초등학교 6학년때 학교 검사로 알았었지.
집밖에 못나가는게 처음엔 심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점점 심해져서 낮에는 못나가고 밤에만 집 밖에 나갔고,
집 앞 마트에 가도 온 몸에 치장하고 심호흡하면서 나갔음.
친구들은 가끔 만났지만 만나기까지 너무 두려웠다.
나는 예쁘지 않았고 까맣고 말랐고 자신을 꾸미는 법도 몰랐고 초등학교때는 은따 같은 왕따를 당했었어.
초등학교때 왕따를 당했던 트라우마는 지금도 종종 초등학교때 친구들이 꿈에 나오는걸로 잊혀지지 않고 있다.
히키코모리로 5년 정도 집 안에만 갇혀서 왜 사나 하는 세월을 보냈어.
눈을 감으면 죽길 바랬고 스마트폰이 없던 기간도 있어서 티비가 유일한 세상과 통하는 창구였지.
그래도 바깥세상은 궁금해서 여러가지 이슈나 트렌드 방송은 챙겨봤다.
밥 먹고 자고 티비보고 밥 먹고 자고.... 히키코모리 중에서도 최악일 정도인 세월을 보냈네.
스무살 넘어서 보다 못한 엄마가 어느 프로그램을 추천해줘서 거기에 다니게 됐는데 당연하게도 집 밖에 나가는게 무서웠고 또래들을 만나 집단을 구성하는게 너무나 무서웠어.
반년 정도 그 집단에서 겉돌다가 친해졌고 내 자신을 꾸미는 법도 배워서 남자들한테 대시도 받고, 남자도 소개 받아서 만나서 사겼다.
다행히도 첫 남자친구가 밝고 활동적이고 친구들 좋아하는 애라서 나도 많이 밝아졌어.
지금은 헤어졌지만 성격적인 부분에선 많은 도움을 준 전남친이였지.
전남친은 자기가 첫남친이였단 것도, 내가 과거에 히키코모리였다는 사실도 헤어질때까지 몰랐어.
지금도 여전히 모르겠지.
사귈때 집 밖에 잘 안나가니 바깥바람 좀 쐬라는 소리는 종종 하더라.
지금 대부분의 내 친구들도 내가 어떤 과거를 지나왔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현재의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 내게 히키코모리 흔적이 남은건 발표할때 무대공포증처럼 심하게 떠는 거랑 집순이 같다는 점, 말이 없고 감정표현이 없다는 점 밖에 없어.
술자리도 자주 가지고, 친구들도 새로 사겨서 만나고, sns하면서 예쁘다는 소리도 듣고, 남자들한테 헌팅도 당하고...
히키코모리 였다는 과거는 묻어두고 살고 있어.
난 예전에 정말 죽고 싶었어.
하루하루 자살하고 싶었고 실행을 못하는 내가 너무 비참했는데 사람은 바뀔 수 있더라.
사람들의 시선을 무서워하지마라 사람들은 너의 사소한거 하나하나 기억 못한다는 되도 않는 소리 자주 들은 사람 있을거야.
내가 그런 소리를 위로랍시고 자주 들었거든.
어떤 과거를 살았든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건 사소한 계기인거 같아.
사소한 계기는 누군가가 끌어내줄수도 있고 너가 끌어낼수도 있겠지.
사람은 변할수있고 너도 극복할수있어.
나 같은 사람도 극복했잖아.
힘내자 모두들...!

+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얘기해.
직장 다니면서 한달 벌어 한달 살아서 물질적인 도움은 줄수없지만 사소한 정신적 도움이라도 줄수있으면 좋겠다.
나도 겪어봤으니까.
추천수2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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