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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그것도 혼자 차례상을

전라도 며느리 |2004.01.21 15:41
조회 876 |추천 0

난생 처음 그것도 혼자서 차례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결혼한지 햇수로 6년!

어깨넘어 본것도 본거라고 그래도 막상 닥치고 보니 이것저것 손이 움직입니다.

사실, 맛이 별로라서 그렇지 뭐 그리 힘들것도 없네요...

 

우리 어제 시댁에 안 올라갔습니다.(나는 전라도 살구요, 우리 시어머니는 서울에 혼자 삽니다.)

결혼해서 명절날 이렇게 내 집에 있어본 게 처음입니다.

지독한 시어머니...

우리 대판 싸웠습니다.. 싸웠나 ? 당했나 ? 난 당했다고 보는데 시어머니는 나름대로 자신이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겠죠...

수도 없이 싸워서 이제는 넌덜머니가 나고 지긋지긋합니다..

결혼해서 이날까지 거의 한달에 한번꼴은 난리가 난 것 같네요...

아무튼 이번엔 신정에 전화 안했다고 난리를 친 것을 시작으로 어찌나 말도 안되는 이유로 퍼부어 대는지.. 이루 말할수가 없죠.

요새 세상에 누가 신정 따로 보내고 구정 따로 보냅니까 ?

그냥 구정이 설날 아닙니까 ? 자기는 이날까지 신정을 설날로 쳐 왔다는데.. 내가 보기엔 그것도 다 핑계죠. 결혼해서 처음으로 신정에 시댁에 안 갔죠, 바쁘니까... (지난해부터 직장을 나갔거든요.) 근데 신정에 안 왔다고 대성통곡을 하고 애아빠가 분명 전화해서 구정에 올라갈테니까 기다리라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까지 인사 했는데 며느리 목소리가 안 난다고 난리를 친겁니다.. 애 아빠 인사 시킨 것도 다 내가 한 일인데 그깟놈의 인사가 뭐 대수라고 난립니까 ?

며칠 전엔 전화해서 명절 세러 안 오냐고.. 안 간다고 했습니다.. 대체 이런 기분으로 달랑 세식구 앉아서 (애까지 넷이지만) 무슨 명절을 보냅니까.. 그랬더니 조상도 몰라보고 애비도 몰라본다고 온갖 소리 다 하더니.. 나더러 자기 집에서 나가랍니다.. '나가, 나가. 내 집에서 나가!' 왜 어머니 집이냐고.. 우리가 모아서 우리가 산집이라고 했더니, '내가 적금 들어줬어. 미친 소리하네!' 그럽디다.. 애아빠 결혼전에 달달이 월급 백만원씩 적금했었거든요.. 아니, 이런 소리까지 하고 우리가 모여서 명절 보내야 합니까 ? 난 그렇게 못합니다. 내가 아무리 며느리고 어린 사람이라지만 노인네 얼굴보면서 쥐죽은 듯 명절 지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번 한 번 고개 숙인다고 이게 끝날 일입니까 ? 임시방편 좋은게 좋은거라고 이번 한 번 지나갈 수 있겠지만 이 노인데 또 무슨 일로 날 잡을 줄 누가 압니까 ? 아마 지금 혼자 차례상 준비하면서 대성통곡하고 있을 겁니다. 내가 자기 잡을 년이라서 처음부터 결혼 반대한거라고 소리소리 지릅디다만 난 자기 잡을 맘도 없고 사실 지금도 차례상 준비하면서 내가 무슨 미친짓 하고 있나 싶습니다.

결혼한 게 죕니까 ? 내가 자기 아들하고 살아주는 거 고맙게 생각하고 손주 낳아서 이쁘게 키우고 있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죠.. 나더러 자기 죽여놓고 자기 아들하고 잘 살것같냐니.. 이게 나잇살 먹은 노인네가 할 소립니까 ? 죽든지 말든지.. (사실 죽으면 무섭기야 하겠지만..) 이런 일이 한 두번이어야 말리고 달래죠. 정말 내 앞에 있으면 두들겨 패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애 아빠는 괴로운지 잠을 잡니다.. 사실, 나보다 더 괴롭겠죠. 그런데 애아빠도 보기 싫어지네요. 해결할 생각은 않고 일만 더 벌려 놓으니.. 설연휴가 어떻게 끝날지.. 아마 오늘 내일 한바탕 또 소동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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