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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 잘해

ㄱㅆㄴ |2017.02.06 19:29
조회 116 |추천 2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빠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거든
막 돌아가셨을 때도 슬펐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더 슬퍼지더라
초등학교 입할 할 때에는 엄마,아빠 손 꼭 잡고 입학 했는데
졸업할 때는 나랑 엄마 사진찍어줄 사람도 없고
분위기 석막할 때 불편한 침묵을 깨줄 사람도 없어
아빠를 잘 따랐던 강아지는 아빠가 돌아올 줄만 알고
아빠가 타고다니던 트럭만 보면 짖으면서 꼬리를 격하게 흔들었어
물론 지금은 이미 그럴 힘도 없는 노견이 됐지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소리야
변한건 많은데 하나도 익숙하지가 않아
아직도 아빠가 살아있을 것만 같아

가끔 납골당에 찾아가보면 작은 네모칸 안에
아빠혼자 시간이 멈춰있어
곧 나랑 아빠랑 나이가 똑같아지면 어떻게하나 걱정될 정도야
이제 엄마는 이마며 눈가며 지저분한 잔주름이 얼굴에 자리잡았고
검은머리가 날 자리를 대신해 하얀머리가 몰래 몰래 나고있는데
반들반들한 인화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는 아빠 얼굴은
엄마랑 다르게 주름 하나 없이 까무잡잡한 피부에
머리카락도 마지막으로 본날 그대로 까매

밤마다 이불 속에 들어가 혼자 울고 있으면
아빠가 우리 딸랑구 왜우냐며 뒤에서 안아줄 것 같아
드라마 보면서 엄마가 씩씩대면
아빠가 이마에 주름 생긴다며 검지로 미간을 살살 펴줄 것 같아
가끔 엄마혼자 술마시는 날엔
아빠가 또 술이냐 잔소리하다가 술잔하나 더가져올 것 같아

살아생전 아빠가 입던 옷을 꼬옥 안고 얼굴을 파묻으면
아직도 아빠냄새가 나
아빠가 살았었다는 자국은 점점 희미해져 가기만하고
조금도 선명해지는게 없어
그 때 아빠가 정말 이세상에 없구나 실감해

바보같이 이런 상상을 해
아빠가 딱 하루만 이 세상에 올 수 있게 된다면
우선 너무 사랑한다고,미안하다고 말하며 품에 포옥 안길거라고
그렇게 안겨서 펑펑 울거라고
그리고 다른거 안하고 그냥 예전처럼 집에서 아빠랑 티비보고
덕구산책시켜주고 엄마까지 셋이 모여 거실에서 수다 좀 떨고
더없이 평범하게 놀거라고
그러다 아빠가 돌아갈 때가 오면
마당에 큰 나무하나 심을거라고

아빠가 가고 나면 그 나무앞에 무릎꿇고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거야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있을 때 잘해야 돼
너네 옆에 평생 계실 분들이 아니니까
내 걱정은 하지마 엄마 평생 행복하게 해드릴거야
너네들 위해서 반평생을 고생하신 분들이잖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 부터가 불효자라는 증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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